처음 이 책을 접할 때 나는 딸아이의 입시를 앞두고 가슴을 조리던 시기였다. 어린 나이에 무엇인가를 이루겠다고 밤늦도록 책을 뒤적이느라 잠을 못 이루던 그 아이를 바라보면서 차라리 내가 시험을 보는 게 낫겠다는 심정이 될 정도로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다른 아이들처럼 쉽게 가도 될 길을 어렵게 가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의 뜻이 너무 강경해서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도 했었다. 다행히 아이도 원하는 길이었고 아이의 노력은 보상을 충분히 받았다. 그런 상황이라서 이 책이 더욱 눈에 띄였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금나나의 화려한 이력은 대한민국의 딸 가진 엄마라면 다들 부러워할만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과학고 졸업, 의대재학 중 미스코리아 당선, 하버드 입학이라니 그야말로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여성의 표상이다.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도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나나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다 읽은 지금, 아이에게 꼭 읽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 책에서는 막연히 아름다운 여자가 머리도 참 좋아서 정말 근사하게 사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책 안에는 하버드에서의 보낸 시간동안 그녀 금나나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처음에는 언어의 장벽으로 좌절하기도 하지만 끈기로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은 젊은 여성의 몸과 마음 그 어디에 그런 강함이 있을까 감탄스럽기만 했다 아마도 내 자신이 노력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서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미국 드라마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 떠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만 다닌다는 그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그 많은 천재들의 이야기는 늘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나의 이야기에서 다시 재현되었다. 주변의 천재들을 바라보면서 좌절하기도 하고 그들의 생활태도와 학업태도를 보고 배우며 끊임없이 자신을 고치고 단련하는 그녀는 진정 우리나라의 대표여성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교육의 특혜를 입은 사람중의 하나인 그녀도 미국 교육의 좋은 점을 보고 부러워하는 대목에서는 정말 우리교육의 문제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만 푸는 기계같은 공부들, 학교나 학원이나 혹은 과외 선생님께 배우지 않으면 혼자서는 한 장의 책도 못 넘기는 아이들의 수동적인 학습태도, 스스로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줄 몰라서 논술이라면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 아이들에게 문제를 풀어주기 보다는 문제 푸는 방법을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공부를 시켜주지 말고 공부를 하도록 가르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아름다운 그녀의 아름다운 시절의 이야기는 우리 어린 학생들에게도 틀림없이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