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스웨터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선물
글렌 벡 지음, 김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이 예쁜 책을 읽고 나서 정말로 가슴이 따뜻해졌던 것은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점이었다.

너무나 차가운 세상, 냉정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지만 따뜻한 불빛을 따라 집에 돌아오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웃으면서 우리를 반겨준다는 점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에디는 행복한 아이였다.

 

주인공 에디는 너무너무 자전거를 갖고 싶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아침에 에디가 받은 것은 엄마가 손수 떠 준 스웨터였다. 실망이 큰 나머지 에디는 엄마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무룩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에디가 원하는 것이 자전거라는 것을 아는 엄마가 스웨터를 떠 줄 수 밖에 없을 때의 그 아픈 마음을 이제 어미인 나는 알지만, 나도 에디만할 때는 몰랐다. 스웨터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 가능한 선물인지를 뜨게질을 해 본 나는 알지만, 나도 에디만할 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완성된 스웨터가 머리맡에 있었다. 색깔이 안 예쁘네 어쩌네 투정을 부리던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실망한 에디는 엄마에게 심통을 부리고 결국엔 그 날 에디의 고집으로 엄마는 운전 중 사고로 돌아가시고 만다. 그래서 할아버지 집에 살게 된 뒤로는 그렇게 좋아하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늘상 심통을 부리게 된다. 할머니는 늘 슬퍼하고 할아버지는 에디의 마음을 풀어주려 하지만, 에디는 다른 사람의 친절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엄마를 죽게한 것이 자기라는 죄책감, 스웨터를 받고도 감사한다고 인사도 못한 후회로 에디의 마음은 너무나 딱딱해져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 슬픔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늘상 피해다니고 화만 내는 에디는 고집불통의 못난 아이였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불편하게 지내던 에디는 어느 날 가출울 결심하고 집을 떠난다. 한밤중에 드넓은 들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면서 에디는 자신의 참모습을 기억하고 폭품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진실을 배운다.

 

아빠를 잃고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처지가 너무 한심스러웠던 에디는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값진 것은 가족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세상 어떤 어려움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라면 무사히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겐 있다. 작은 환상과 갓 구운 팬케이크 냄새가 배어있는 이 소설 <스웨터>는 어린 시절 엄마가 떠 주었던 그 빨간 스웨터처럼 나를 행복하게 한다. 내 아이에게 떠 주었던 그 스웨터도 이렇게 내 아이에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