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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것 - 구겐하임 문학상 작가 앤 라모트의 행복론
앤 라모트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용서하지 않는 것은 자기가 쥐약을 마시고 쥐가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본문 145쪽
이 책을 읽다보면 한 여성이 소녀에서 처녀로 그리고 엄마로서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신산하고 어려운 삶 속에서 성장해 가는 그녀의 정신세계처럼 인격의 성숙은 결국엔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의 불화와 친구 어머니들과의 깊이 있는 유대관계 속에서 자란 그녀는 청년 시절 깊이를 알 수 없는 불안 속에서 약물과 마약과 알콜 중독의 시기를 겪는다.
그녀의 글만으로는 그녀의 불안의 원인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게 어디 이유가 있어서 고장이 나는 기계는 아니지 않는가. 누구에게나 인생은 불안하고 두려운 어둠 같은 것일지도 모르고 그녀는 그것의 위안을 술과 마약과 약물에서 찾았을 것이다.
방황하던 그녀는 종교에서 안정을 찾게 되어 이후 이 책 전체에서 짙은 종교의 색채를 풍긴다. 그녀 스스로 고백하듯이 그녀는 좌파 크리스천이다. 나는 주위에서 좌파 크리스천을 별로 볼 기회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녀와 그녀의 교회 사람들의 삶과 행동에서 어렴풋이 그 의미를 알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녀 앤은 아들 샘을 낳게 되면서 더욱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아이라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이며, 다른 사람을 축복하는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앤 라모트를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꾸어 놓은 것은 바로 샘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 생애를 거쳐 자매와도 같은 친구를 잃게 되는 아픔을 겪기도 하고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기도 하며 아이때문에 고통을 겪는 친구들의 아픔을 대신 앓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가는 대로 살아간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믿으면서 충만한 빛의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69쪽의 두껍지 않은 책이다.
그러나, 일상적이고 나와 다를 것없는 평범하기까지 한 그녀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왜 그런 것일까?
그녀의 젊은 시절이 너무 우울해서일까?
아니면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겨워 보여서일까?
그 작은 책 속에 담겨진 그녀의 메시지가 너무 무거워서 일까?
아니면 교회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일까?
혹은 젊은 날의 방황을 다 마치고 돌아온 탕자보다 더욱 행복하게 '마음가는대로 살아가는' 그녀가 너무 부러워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