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
서정희 지음 / 마음터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라. 그러나 각각 홀로 있어라.

현악기의 줄들이 같은 음악을 울릴지라도 서로 떨어져 홀로 있듯이.

당신의 마음을 주어라. 그러나 상대방 고유의 세계로는 침범하지 마라.

생명의 손길만이 당신의 심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서거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붙어서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은 떨어져 있어야 하며

떡갈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 칼린 지브란 <분리되어 있음의 지혜>  본문 67쪽에서

 

젊은 시절에는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때문에 놀라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만 알고,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 볼 정신이 없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상대의 모든 감정, 시간, 생각을 내것과 같이 하고 싶어한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볼 줄 모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잘 모른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가장 잘 안다고 교만한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사랑이란 그야말로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함께 노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되 서로의 사이에 바람이 춤추게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상대를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서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것을 스스로 만들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참 사랑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상대에게 더 멋진 사랑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할 줄 아는 것이 사랑이다.

 

인생의 반 고개를 넘으려는 지금.

나는 다시 젊은 날을 되찾고 싶지 않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으며, 많은 책을 읽은 지금의 내가 좋다.

나는 조급하려 하지 않으며, 한 잔의 따스한 커피와 음악을 즐길 줄도 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긴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하고, 멋진 영화를 볼 시간도 있다.

못난이 강아지와 긴 시간의 산책을 만들기도 한다.

늘 바쁘고 피곤하기만 했던 시간들.

무엇인가를 얻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그 시간들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없다.

젊은 시절의 잘못을 후회하면서 그 시절로 돌이켜 그 일을 만회하고픈 생각도 없다.

그 시절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들도 지금의 나를 만드는 거름이 되었을 것이니 말이다.

 

이 책 <쉼표, 중년에게 말을 걸다>는 멋지게 나이먹는 법을 알려준다.

훌륭한 중년이 되는 법,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친다.

젊은 시절의 폭풍과도 같은 삶에 지쳐서 축 늘어진 노친네로서의 시간들이 아닌, 활기차고 의미있는 시간들을 만들도록 충고하고 있다.

옛 추억의 장소들을 찾고, 가을 일요일 아침에는 첼로를 듣고. 민들레 한 송이도 허투루 보지 않도록 이야기 한다.

젊게 살고, 나부터 변하고, 마음을 열고, 어울리며 감사하며 살자는 그의 말에 누구하나 귀 기울이지 않을 사람이 없다.

아직 이 책에서 말하는 정도로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새 한 고비 휘돌아 나가는 지금.

아직은 직장에서도 의욕적으로 일을 할 나이고, 아이들도 더 키워야하지만, 마음만은 좀 더 여유있게, 어울리고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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