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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
김수지 지음 / 집사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제가 가장 똑똑한 학생이 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확실합니다."
본문 157쪽
지은이 수자가 민족 사관고등학교 면접에서 한 대답의 일부이다.
이런 답을 하는 학생이라면 어느 학교에서든 그를 뽑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은 당연하다.
내게 이 책은 그동안의 공부 방법 서적이나, '이렇게 성공했어요.'류의 책들을 읽었을 때와는 그 느낌이 달랐다.
아마도 지금 내 딸이 중학교 3학년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 놓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나 또한 편안하지만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자신이 왜 공부를 하는지 의문을 품는 딸아이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도록 하고 싶다.
내 딸이 이 책의 지은이 수지처럼 강인한 여성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가 공부를 잘 하고, 우리나라에서 최고 고등학교를 나오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 관리하는 한 사람의 온전한 어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가 자라는 과정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수지의 행복, 슬픔, 기대와 좌절, 그리고 어른이 되어가는 지금의 넓은 세상 바라보기까지 말이다.
이 책에서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나, 민족사관고등학교 합격기,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는 방법 등을 얻고자 했다면 약간은 서운할 지 모르겠다.
이 책은 한 아이가 스스로의 꿈을 세우고, 그 꿈을 향하여 조금씩 준비하고 계획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그것을 얻기위해서 노력하는 모습과 먼 나라에서 공부하겠다는 용기, 낯선 나라에서 외로울텐데도 쑥스러워하지 않고 부딪쳐서 기어이 목표를 달성하는 끈기와 욕심이 이 책에는 가득히 드러나고 있다.
저자는 공부를 잘 하는 아이가 아니라, 인생을 자기것으로 하고 개척해 가는 용감한 사람이었다.
호주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안 사정으로 돌아와야했을 때, 도저히 포기할 수 없어서 혼자서 다시 호주로 갈 때 수지는 지금의 내 딸아이의 나이였던 것 같다.
혼자서는 서울에서 부산도 못 가는 내 아이를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혹시나 내가 아이를 잘못 기르는 것은 아닐까?
쫓아다니면서 뒤치닥거리는 엄마가 다 할테니 너는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한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 나이쯤 되면 그런 삶의 자세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나는 혹시 그런 엄마는 아닌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수없이 물어보았다.
그리고, 그 대답에 영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이 책을 딸아이보다 내가 먼저 읽게 된 것이 다행인 것 같다. 이 책이 정말 필요한 사람은 엄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