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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음식태교 책 - 태교음식 전문가 정세채가 제안하는 엄마와 태아의 건강을 위한 요리책
정세채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일이란 바로 임신과 출산일 것이다.
모든 엄마들은 아이를 갖고 그 아이가 뱃속에서 자랄 때의 흥분과 설렘. 그리고 그 힘겨움을 잊지 못한다.
게다가 출산이라면 누구나 책 한 권은 쓸 수 있을 만큼의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자신만의 이야기는 너무 특별하기 때문이다.
아마 남자들이 군대 얘기를 평생동안 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일 것이다.
처음 임신을 알았을 때의 신기함과 두려움.
뼛속까지 시리던 그 한기와 떨림.
끊임없는 비위 상함과 온 세상 가득하던 그 냄새들.
조금씩 아이가 자라서 배가 나오면서, 그리고 뱃속 아이의 움직임을 느낄 때의 그 행복.
이것 저것 먹고 싶다가도 막상 보면 먹기 싫어지는 그 오묘함.
유난히 엄마의 음식이 먹고 싶었던 기억.
부어오른 다리와 나날이 늘어가는 체중.
가려워서 어쩔 줄 모르다보면 어느 새 울퉁불퉁 터져있는 뱃살과 숨 참.
아침에 일어나면 부어있던 얼굴과 발이 떠 오른다.
그래도 병원에 검진 받으러 갈 때마다 아기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웠고, 다가 올 출산에 대한 두려움은 큰 아이 때는 별로 몰랐다.
(물론 둘째 아이 때는 달랐지만.)
아이를 낳는 것이 그런 일이라는 것을 누가 이야기 해줘도 몰랐다.
엄마가 나를 낳다가 죽을 뻔한 이야기를 그리 오래 들었으면서도 그게 어떤 일인지는 상상도 못했다.
그 고통이라니, 죽을 때도 이렇게 아플까 싶었다.
배 부른 채로 직장엘 다니느라 늘 힘들고 어려웠던 그 임신 기간이 차라리 행복했다.
평생 배 불러 있어도 좋으니, 안 아프게 해 달라고 사정하던 기억.
한 밤중이 되어서야 들어가던 분만실의 그 차가운 침대.
그래도 그 날 아기를 낳았다.
신기하게도 아기의 얼굴을 보자. 잠시 전의 그 고통이 전혀 떠오르질 않았다.
그 빨갛고 작은 얼굴이 어찌나 그리도 이쁘던지, 천사가 온 줄 알았다.
이 책 <소문난 음식 태교>를 읽으면서 아이 둘을 낳고 키워 온 나의 엄마로서의 생활을 돌이켜 보았다.
둘 다 바쁜 엄마 뱃속에서 제대로 얻어먹지도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이의 여드름이 혹시 내가 임신중에 먹었던 그 고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가 뛰어난 영재가 아닌 것이 혹시 내가 받았던 그 스트레스 때문일까?
나는 늘 바쁘기도 했고 몸도 힘들어서 음식 태교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 많이만 먹은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음식들을 맘껏 먹고 돌아서서 확인하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그 때 질린 음식 중에는 아직도 못 먹는 것도 있다.
이런 책이 나오는 세상에서 임신을 한 엄마들은 참 행복하겠다.
아이를 갖기 전부터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임신을 돕는 음식들과 심신 안정을 돕는 음식, 게다가 스트레스도 미리 해소하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것은 얼마나 행복하고 설레는 일일까?
건강하고 씩씩한 아이를 위한 음식, 유산 예방, 입덧, 빈혈에 좋은 음식등 임신 중에 좋은 음식들에 대한 안내와 설명과 만드는 법들도 자세하게 나와 있다.
출산 후에는 근대를 먹으면 좋다고 한다. 삼시 세끼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얼핏 난다.
이런 좋은 책을 이제 막 결혼하는 후배에게 주어야겠다.
아름다운 신부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임신을 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