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랜드
섀넌 헤일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오만과 편견>을 읽고서 참말로 오만해지고 싶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한 명만 꼽으라면 망설이겠지만, 좋아하는 작가를 묻는다면 가장 먼저 '제인 오스틴'을 꼽는다.
그의 작품은 소설로도 좋지만, 영화나 드라마로도 열심히 보고 또 보았다.


여러 번 본 영화가 몇 편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휴 그렌트와 엠마 톰슨, 그리고 케이트 윈슬렛이 나왔던 <센스앤 센서빌리티>이다.
영화 속의 아름다운 풍경들, 19세기 식 인사와 예절들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른다.
특히나 휴 그렌트의 어눌한 인사 장면은 여러 번 보아도 가슴이 저린다.
소설보다 더 좋아하는 영화라면 이상할까?


<오만과 편견>은 BBC의 드라마 6부작으로 보았다.
그 길고 긴 드라마를 지루하지도 않게 몇 번을 보았는지 모른다.
특히나 <오스틴 랜드>의 제인처럼 비에 젖은 셔츠의 콜린 퍼시는 그야말로 이상형이 되고 말았다.
냉담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 열정을 감춘 전형적인 영국 신사 역에 그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모른다.
그의 매력은 소설보다 영화로 널리 알려진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알 수 있다.
참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도 '미스터 다아시'가 나와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내게 키이나 나이틀리의 <오만과 편견>은 어딘지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역시 '미스터 다아시'는 그 사람이어야한다.


그러니 이 소설 <오스틴랜드>에 나는 맘껏 몰입이 가능했다.
스치는 남자들에게 공연히 상처 받기 일쑤인 사랑 초보자 제인은 그간의 남자친구들에게 번호를 붙일 정도로 잊지 않고 있으며 그 상처를 곱씹는다.
그녀는 나처럼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와 비슷한 남자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상엔 그런 남자가 없었고 잘 나가는 직장에 헤어스타일까지 완벽한 그녀 제인은 솔로의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러던 제인에게 얼굴을 두 번 보고 <오만과 편견>DVD를 들킨 대고모는 유산을 남긴다.
바로 <오스틴랜드>의 휴가 여행권이다.
영국의 시골마을에서 19세기 식 드레스를 차려입고 신사들과 승마를 하고 차를 마시고 무도회를 즐기면서 엘리자베스 베넷이 되어보는 것이다.
모든 것에 지친 제인은 이번 기회에 환상을 버릴 결심을 하고 <오스틴랜드>로 들어간다.
그 곳에 제인의 이모님과 찰스턴 경과 차밍양과 하트라이트양과 멋진 신사 노블리씨와 앤드루스 대령이 있었다.


읽고나니 부러움이 먼저 인다.
제인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소설 역시나 소설인 것을 잊을 정도로 재미났었나 보다.
'제인 오스틴'은 알까?
이 시대의 우리가 그녀의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그러나, 그 시절 여성은 재산을 상속 받을 수 없었고 심지어 혼자서는 집안도 마음대로 돌아다니 못했다.
마치 무능한 인형처럼 남자들의 손에 운명을 내맡기는 그런 삶이 아름다운 드레스와 낭만적 사랑으로 보상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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