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 서평단 알림
인생만화 - 그림쟁이 박재동이 사랑한, 세상의 모든 것들
박재동 글.그림 / 열림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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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박재동님의 만평이 한 컷 실려있다.
시꺼먼 연기가 물씬물씬 나오는 공장 지대의 하천 앞에서 개구리가 죽은 올챙이를 안고 있는 그림이다.
그렇다.

눈치빠른 사람은 곧 알겠지만, 이 그림은 한겨레 신문에 실렸던 만평으로 그 주제는 환경오염이다.

그림만으로도 모자라서 박재동선생님은 이 만평을 그린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면서 창의적인 생강을 내는 방법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이 그림을 보면서 나는 생각에 빠졌다.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후에 한겨레 신문의 정기 구독자가 되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는 신문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길고 왜 그리 이상한 사람들과 사고는 많은지 읽다보면  짜증스러워서 하루를 시작하기가 싫었다.
그래도 그 신문은 꼭 봐 줘야한다기에 열심히 보았다.
특히 박재동 선생님의 만평은 그 신문을 그리 오래도록 보게 한 이유였다.
그리고 직장 생활 초년에 읽은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라는 책은 박재동 선생님과 그의 친구 이상석 선생님의 교단 일기로 나에겐 그 감명을 주었다.

 

그런 분의 그림과 글이 교과서에 실리다니 나는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이젠 책 한권이 오로지 그의 글과 그림으로 가득한 책을 만난 것이다.
첫번째 감정은 반가움이었다.
아, 여전히 이런 그림을 그리시는구나.
피가 흐르는 것이 느껴지고 따스한 사람들의 숨결이 닿는 듯한 이런 그림들을 그리고 계셨구나.
그 다음은 미더움이다.
내가 이렇게 세파에 시달리면서 변하는 그 시간들 속에서도 이 분은 이렇게 당신의 자리를 지키셨구나. 정말 좋다.
그리고 마지막 느낌은 부끄러움이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젊은 시절의 그 순수함과 열정은 어디로 치워버리고 우리가 욕하던 그 기성 세대가 되어서 편한 것을 찾는 이런 모습으로 산단 말인가.

 

그런 복잡한 감정들로 지금 이 글을 쓴다.

 

화가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그대로 전해오는 순진무구하고 솔직한 그 그림들과 담백하고 인간적인 그의 글들은 이렇듯 세상을 살아가는 나를 다시금 돌아보게하기엔 충분하다.
후배 화가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의 무서운 성장에 위기감을 느끼는 선생님의 솔직한 모습들은 젊은 시절의 패기와 열정보다 더 깊숙하게 나의 가슴에 들어온다.
친구들과 갖는 질펀하고 편안한 술자리,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엔 너무 힘들다는 든든한 조카의 말에 가슴이 무너지는 기성 세대의 모습들이 너무도 생동감있게 온다.

 

인상깊은 그림들이 여럿 있어서 소장하고 싶었다.
특히나, 어머니를 위해서 그린 코스모스는 눈에도 선연하다.
그 소녀의 모습이 어머니시라지?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 교복 차림의 여학생에게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은 가슴이 많이 아팠다.
학교의 주인이라지만 청소할 때만 주인이라는 그 말이 우리의 현실을 대변하는 그 말이 오래오래 되울린다.

 

이 책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서 참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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