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가게
사회연대은행 무지개가게 사람들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참 좋아했다.

어머니를 따라부르던 강영숙의 <사랑>이라는 노래는 아직도 내 가슴속에서 철없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고,

중고교 시절에는 팝송에 빠져서 영어공부까지 함께 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지금은 팝송도 가요도 가곡도 다 좋아한다.

사람마다 독특하게 기억하는 것들이 있다.

나는 바로 음악이다.

특정한 음악을 들으면 그 때 그 노래를 같이 들었던 사람들, 함께 마신 차나 술까지도 떠오른다.

좋아하는 노래 중에 "Why worry." 라는 노래가 있다.

특히 "There should sunshine after rain. There should laughter after pain."

이라는 가사가 있다.

이 책의 제목과 너무나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젊은 시절에는 내게 고통이 오면 그것으로 세상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도 나의 어려움을 몰라주고 도와주려하지 않는 세상에 원망도 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 내가 참을 수 없이 힘들었던 일들이 실은 별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젊은 사람들에게만 일을 시키려든다고 직장 선배를 미워하던 일도 있었다.
하던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홧김에 집어 던진 일도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 생활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투덜대던 일들도 있었다.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친정 엄마에게 서운한 마음을 보인 일도 있었다.
아직도 옛날식으로 생각하고 조선 시대 며느리를 원하신다고 시부모님을 원망한 일도 있었다.
얼마나 철이 없고 바보같은지 지금 이렇게 글로 써 놓고 보니, 더욱 얼굴이 화끈거린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고민들이 얼마나 복에 겨운 짓들이었을까?
나는 직업도 있고 가족도 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곁에 있었다.
그 꼴을 보시던 어른들의 눈엔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젊은이로 비춰졌을 것인가.

세월이 흐르고 이젠 아이들을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하는 것도 힘들지 않고,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도 연로하셔서 오히려 어린애들 같으시다.
직장에선 내게 일을 물어오는 젊은 후배들이 있고, 그리고 상사들은 내게 중요한 일들을 맡기신다.

동료들과의 즐거운 한때가 직장 생활에서 활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행복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건강이 좋은 편이 못 된다.
나는 여전히 바쁘고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면 온 몸이 젖은 솜처럼 힘들다.
그래도 예전처럼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하는 일은 적어졌다.

 

이 책 무지게 가게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겪어낸 사람들의 수기다.
그들의 글 말미에는 그들의 출생 연도와 지금 하는 일들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소개 되어있다.
개중에는 나와 동갑인 이도 있다.
내가 복에 겨워 어렵고 힘들다고 투덜거릴 때, 그들은 삶의 나락 끝에서 절망을 씹으면서 살아내고 있었다.
그들의 힘은 무엇일까?
이 책 내내에서 보여주는 힘은 바로 사랑이다.
그들을 절망과 포기에서 지금의 삶으로 이끈 힘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특히 한 구절이 지금도 마음에 남는다.
" 엄마가 돈을 벌면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나또한 어머니이므로 그 말의 의미를 잘 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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