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울지 않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각각의 직업을 가진 15명의 여성들의 이야기! 그리고 책의 말미의 한 手相家- 우리식으로 손금 보는 이-의 수기까지 전부 16명의 여성들.
 일본을 배경으로 한 일본인의 작품이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은 마치 친구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가진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부터 어떤 이유로든 직업을 바꾸었지만 새로운 일을 신나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또한, 다양한 직업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게 한다. 포르노 만화가는 그녀의 어머니가, 플로리스트는 그녀의 친구가, 무명 연극배우는 그녀의 팬이 된 남학생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전개하여 자기의 이야기를 직접 하는 것과는 다르게 객관적으로 보여서 더욱 공감이 갔다. 일본 못지않게 다양한 직업군에 둘러싸여서 살아가는 오늘의 대한민국의 직장 여성이자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다른 여러 직업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나의 직업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특별한 어떤 이유 없이 교사가 되어서 지금까지 1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생각했다. 더 대우받는 일, 더 보람 있고 근사한 일을 하고 싶어서 나의 직업을 하찮게 여기고 다른 일을 궁리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여기에 있다.
 해마다 3월이면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고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또 서로를 알게 되면서 사랑을 한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오늘은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학교에 와서 우울하거나, 성적이 잘 나와서 선생님께 자랑하고 싶거나 하는 표정들이 감출 수 없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얼굴에서 난 여기가 나의 자리임을 깨닫는다.
“내년에도 선생님께 배우고 싶어요!!” 라고 쓴 편지를 내게 내밀며 수줍게 웃는 소녀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책 ‘절대 울지 않아’ 는 나의 자리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니 나는 나의 일을 퍽 사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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