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갈한 문체와 적절한 구성으로 잘 정리한 것 같다. 본인도 구구절절 그렇게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 도청에서든 캠프에서든 차근차근 꼼꼼하게 일을 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의 몰락을 가져온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대해서는 아직 어느쪽으로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다만 각자가 주장하는 객관적 사실이나 입장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이 책을 캠프 막내 직원이었다는 다른 저자의 책과 함께 구입해 읽었다. 김지은이 쓴 책은 아직 읽지 않았고 당분간 읽을 의사도 없다. 안희정이 혹시 이 사건에 대해 책을 낸다면 그때나 함께 읽을지 모르겠다. 이 사건은 그 실체적 진실 여부를 떠나 보호 감독을 받는 자에 대한 위력에 의한 간음의 범위를 사회적 통념보다 확장하여 인정 받음으로써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입을 가능성이 있는 피해를 줄이는 데에 일조하였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자가 가해자가 된 덕분(?)에 이런 것도 강간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온 세상이 알게 되었다. 안희정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사람의 인권이 충분히 존중 받는 세상을 정치인으로서 이루고자 하였다면, 억울하든 억울하지 않든 세상을 위해 결과적으로 큰 일을 한 셈이다.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의 부류에 속하는 이런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지는 않지만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게 마련이고 세상사는 변증법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귀를 기울여 들을 부분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문상철 책과 함께 구입했는데 주된 이유가 안희정 사건에 관한 내부자 관찰 내용을 좀 더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관한 약간의 힌트라도 더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열어 보니 그런 내용이 현저히 적어서 실망스러웠다. 페미니즘에 관한 비판도 뭔가 객관적 자료로 뒷방침 된 정치한 논리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느낌이나 막연한 의심 같은 것에 주로 기대고 있어서 역시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이런 생각과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정도의 유익은 있었다. 참고로 곰탕집 사건이나 모 배우 사건 같은 건 개인적으로 명백한 성추행이라고 생각하고 판결도 그렇게 확정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어차피 저자는 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문상철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괴물이라 불린 남자를 읽고 재미있어서 이 시리즈의 시작인 이 책을 구입했다. 억지스러운 부분이 제법 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 나는 이렇게 속도감 있는 전개가 좋다. 단점을 상당 부분 덮는다. 엄밀히 말하면 괴물이라 불린 남자 쪽이 더 낫다. 발전하는 모습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