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이렇게 감동을 받은 책이 있었던가. 원래 걸출한 글을 써내는 작가라도 자전적 소설을 쓰는 때가 가장 사람 마음을 사로잡지 않나 하는 생각. 내 독서 경험으로는 그랬다. 한강의 “소년이온다” 이후 이렇게 내 마음을 흔드는 소설은 오랜만이라고 느꼈는데, 검색한 리뷰 중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 걸 보니 사람들 느낌이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달여만에 10쇄를 돌파했다. 그럴만 하다. 건강이 좋지 않으신 아빠 생각이 난다. 지금도 내가 몰랐던 아빠 모습을 가끔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죽을 때까지 또는 죽음 이후에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고 화해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지금 우주 여행 관련 산업 등의 현 주소나 흐름 같은 걸 대략적으로 알 수 있지만, 뭣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비전공자임에도 어떻게 원래의 꿈이었던 우주 산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되고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는지에 관한 자아자찬이자 일종의 자기개발서 비슷한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런 책이나 그런 저자 특유의 자기 과시나 자뻑의 뉘앙스를 몹시 싫어하는데, 뭐, 기왕 샀으니 끝까지 참고 읽기는 했다. 번역이 이상한 건지 원래 이 사람 글이 이런 건지 모르겠는데 비문도 더러 있고 전체적으로 어색한 문장이 많았다. 표지 디자인도 마음에 안 든다. 오로지 문프 추천이 다인 책.
젊은 공장 노동자가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글로 정리해놓았다.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글솜씨가 좋아서 놀랐다. 힘든 생존 싸움을 하는 와중에도 위로 반 기대 반으로 글 근육을 꾸준히 키워온 걸 후반부에 알았다.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