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고 난 직후라 그런가. 김훈의, 늘 좋아하고 존경하며 감탄해마지 않았던 언어의 조탁을 약간 거리를 두고 버게 된다. 그래도 김훈은 김훈이라, 곳곳에 나의 오만한 의심을 주저앉히는 필살의 문장들이 포진해 있다. 2편은 1편을 읽은 후 샀더라면 안 샀을 터인데... 샀으니 읽어야 한다. 다만, 좀 가벼운 문장들로 먼저 눈과 머리를 식힌 후에. 김훈의 책은 한 문장 한 단어도 허투루 넘기기 어려우니 읽고 나면 늘 피로감이...
글 쓰는 걸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꽤 많은 글을 써왔다고 자부하지만 유시민의 글과 그의 글쓰기 특강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이름난 명문인 항소이유서를 스스로 고쳐 더 깔끔한 글로 만드는 걸 보고, 글줄 한 번 써본 사람이라면 누가 탄복을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나는 수험생이 아니니 시험용 글쓰기 특강이라는 2편은 안 사볼 예정. 시험 생각만 해도 숨이 가빠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