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큰애를 낳았을때는 솔직히 육아문제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다. 단지 친정엄마께 아이를 맡기다보니 그부분에 있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어떨때는 '아이 보는것이 뭐가 그리 힘들지? 아이랑 놀아주고, 제때 밥 먹이고 좋아하는 노래 들려주고, 장난감 가지고 놀게하면 되지 않나?'하는 그런 무지막지할정도로 무지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늦둥이 둘째를 낳고, 당분간 휴직을 하며 아이를 24시간 내가 키우다 보니 왜 차라리 밭에 가서 일을 하고 말지, 아이는 안본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전해져 오는지를 알수 있었다.
아이에게 올인하여 하루를 지내도 결코 표가 나지 않고, 쓸고 닦고 정리를 해 보지만 저녁에 하루 일과를 끝내고 자려고 돌아보면 엉망진창 되어 있는 집상태를 보고 철저하게 좌절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마음속으로는 내가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나, 우리나라 아이들이 행복지수가 낮다는데 우리 애들은 괜찮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항상 그 부분을 신경쓰게 된다.
그래서 육아관련서적을 자주로 뒤적이게 되는 것 같다. 아이키우는데 있어 정답이 없지만, 그래도 뭔가 우리집과 딱 들어맞는 보완책이나 해결책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기에.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정말 대부분의 집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지 않나 싶다.
나는 첫째로 태어나기도 했지만 여자라서 그런지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 솔직히 많은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그반면 딸만 넷인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난 남편은 오로지 받기만 하고 뭐든 해주는 분위기에 익숙해서인지 솔직히 아이의 육아문제에 있어 데면데면하고 어색해했다. 그게 초창기엔 부부싸움의 원인이 자주로 되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들락날락 하는 것도 나와 엄마의 몫이었고, 행여 도저히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칭얼댈때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쉬며 아이를 돌봐야했다. 그렇지만 아이의 아빠는 한번 그런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속마음은 똑같이 아이를 사랑하고 있겠지만, 어떨때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랑을 드러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을 정도이다.
누구도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는 교육을 따로 받지 않고 어느날 갑작스럽게 부모가 된다. 아니... 요즘은 그래도 아이를 임신하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것인지를 나름 공부하는 예비부모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참 좋은 현상인것 같다.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내가 지나쳐왔던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게 하려 배려한다는 것이 아이 입장에서는 잔소리로 들릴수 있겠다라는 깨우침을 받은 이후로는 모든 상황에 대해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려 노력중이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두근두근할때가 얼마나 많은지.
엄마의 걱정과 아빠의 담담함이 스트레스로 작용할때가 많지만, 그래도 그러한 걱정과 무관심에 대한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해주었다.
이성적으로는 이래서 안된다 라는 다짐을 해 보지만, 엄마인 나도 사람인지라, 주변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불만지수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그것을 아이에게 쏟아내는 경우가 있다. 평소때 같은면 그냥 좋게 이야기 하고 넘어갈수 있는 문제인데, 그런날은 속사포처럼 말을 하는 것이다. 해놓고 나면 그마저도 현명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쏟아져나오는 유해물질과 유해환경에 대한 무겁고 무서운 뉴스와 정보속에서 항상 그래 맞아, 그래야지 하며 매번 매순간 흔들리며 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엄마 나름의 기준치를 정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물론 설정된 가이드라인이 상황에 따라, 조정이 되고 수정이 될수도 있겠지만 순간순간 쏟아지는 정보때문에 고무줄마냥 늘었다 줄었다 할 필요는 없지 싶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엄마가 행복해야, 그 행복함이 아이들에게도 전달될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은 과묵하고, 무관심한듯 지켜보는 것이 아이에 대한 배려이고 사랑이라 생각했을 남편에게도 꼭 이 책을 읽어보도록 종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