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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남매가 보내는 편지 - 2012 아침독서 추천도서 ㅣ 책 읽는 우리 집 2
노경실 글, 김윤경 그림 / 북스토리아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접할때는 왜 많고 많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동물 다 놔두고 멧돼지를 주인공으로 삼았을까 하는 의아심이 들었었다.
그렇지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왜 작가가 멧돼지를 주인공으로 했는지, 내 나름대로의 해석을 내렸다.
간간이 들려오는 뉴스중에 하나가, 멧돼지가 내려와 한해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거나, 짓밟아 버렸다는 내용이 아닐까. 그러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힌 멧돼지이기에, 포획하는 것이 당연하지 하고 그냥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 자신을 반성해보게도 했다.
우리나라의 환경이, 아니 전세계적으로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도달했는지는 애써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이제는 피부로 깨닫고 있지 않을까?
문명의 발달이 가져다주는 생활의 이기가 많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다. 그렇지만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이 아니라, 무조건 인류만을 위한 발전과 개발을 강행하다보면 결국엔 모두 다 쓰러지는 결과가 나올것이다.
멧실이 오빠 멧돌이라 소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멧돌이의 시각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지극히 단란하고 화목하고, 결코 인간이나 다른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멧돌이네 가족에게 닥친 위기가 결코 멧돌이네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된다.
진흙탕으로 목욕을 가 바닥에 등을 부비부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도 나온다. 그들의 웃음이 얼마나 해괴망칙한가?
사냥꾼으로 정평이 난 멧돌이 아버지가 며칠째 먹을거리를 가져오지 못하고, 그 이유가 숲을 개간하여 골프장과 콘도를 짓기 위한 사람들과 기계때문임을 알게 된다.
배고프다고 울기까지 하는 딸 멧실이를 보며 어느 부모가 가슴이 아리지 않겠는가. 용기를 내 사냥을 하러 나간 아빠를 기다리는 엄마와 자다깨다를 반복하면서도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도하는 멧돌이의 모습을 보려니 다시한번 마음이 아팠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빠를 엄마는 멀리 사냥을 떠났다고 애써 돌려말하지만, 이미 이 남매는 아빠 멧돼지에게 닥친 불운을 알고 있었다.
점점 사라져 가는 자연의 모습과 함께, 그 안에서 먹이사슬의 법칙대로 평화롭게 공존해가던 동물들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엔 생존을 위해 인간이 사는 사회로까지 내려올수 밖에 없는 멧돼지들의 실상이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모든 생명은 그 자체만으로 존귀하다. 그리고 모두 공존하기 위해서는 서로 윈윈하는 정책이 필요한것은 자명한 일이다.
멧돌이가 어린 친구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제일 마지막이다. 멧돌이는 기성세대에게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어쩜 우리 어른들이 너무 무자비하게 강행하는 발전과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동들이 하루아침에 개선될수 없다는 것을 감지해서일까.
아무튼 커나가는 아이들에게 "우리가 너희와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하고 물어오는데, 어떤 답장을 해 줘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환경과 인간에 대해, 그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정말 어린이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팍팍 안겨주는 환경그림동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