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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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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삶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살아가면서 돈이 최우선으로 될 때가 많지만, 어디 건강만 하랴. 건강하지 못하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고, 우리 엄마가 그랬다. 굳이 누군가의 말을 전해 들어서가 아니라, 이미 경험한 많은 경우를 봐도 그렇다. 아프니까 생기는 여러 가지 위험, 건강이 아니고서야 해결할 수 없는 상황들이 저절로 생각난다. 특히 요즘 엄마가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은 드라마에 이어 건강 프로그램이 2위다.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면서 더 관심 두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익숙하게 일상처럼 누군가가 전하는 내 몸 건강해지는 방법을 듣곤 한다. 나도 이미 병원 다닐 일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고 보니, 무얼 먹었더니 어디가 좋더라 하는 이야기를 무시할 수가 없다. 비단 나이를 먹었기 때문만은 아닐 테다. 우리의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바로 알아채고, 그 신호에 맞는 속도와 방법으로 내 몸을 보호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몸을 위해서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게 무엇일까? 하나둘, 챙기기 시작하는 약이 늘어나는 거?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찾아다니는 거?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건 평소 우리의 식사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암을 이길 수도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병원에서의 처방이 아닌 방법으로, 흔히 민간요법이라고 하는 방법이 암 같은 병을 낫게 한다는 이야기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것이고, 양약과 병행하지 않았다면 효과가 있었을까 하는 의심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나 막다른 길에 닿으면 뭐라도 시도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게 내 목숨을 위한 일이라면 말이다. 그러니 한편으로 생각하면 아주 무시할 수도 없다. 중간에 애매하게 걸쳐 있는 마음을 한쪽으로 잡아주는 게 이 책의 설명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음식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를 연구 결과로 증명하며, 누구나 따라 하며 확인할 수 있게 쉬운 설명으로 독자의 귀를 열어준다.
총 3부로 구성하여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우리 몸의 자연 방어체계가 만드는 건강을 지키는 타고난 능력, 음식이 약이 될 수 있다는 증거로 먹어서 병을 이기는 방법, 먹어서 건강해지는 실천요령으로 계획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라고 말한다.
혈관신생, 재생, 마이크로바이옴, DNA 보호, 면역. 우리 몸은 이 다섯 가지 방어체계가 있고, 이것들은 체내에서 몸을 치유한다. 어떻게? 우리가 흡수하는 음식과 관련이 있고, 그에 해당하는 음식은 전문적인 자료로 증명한다. 누군가의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이미 증명된 방법이라는데 믿지 않을 수가 없다. 어차피 매일 하는 식사가 우리 몸의 자연 치유 능력을 발휘하도록 먹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렇다고 누구나 똑같은 입맛은 아닐 거다. 문화에 따라 즐기는 음식도 다를 테지. 그런 경우는 어쩔 수가 없겠지만, 그 외의 음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니 선택의 폭은 넓다.
저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는 5가지 방어체계에 효과적인 식사법은 약이 된다고 하며, '5*5*5 플랜'을 제시한다. 여러 가지 방법과 자세한 연구 결과로 증명하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나쁜 것을 제한하기보다는 개인의 취향을 바탕으로 실천할 방법을 모색한다. 각자 원하는 음식을 정하고 먹는다. 매일 먹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음식의 구성은 저자가 말하는 5가지 방어체계를 모두 포함해야 한다. 그것만 지키면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게 실천해볼 수 있다. 굉장히 실용적이지 않은가? 먹기 싫은 건 먹지 말라잖아.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면서 구성 요소만 지켜달라는데 못할 것도 없지 싶다. 어쩌면 그동안 도전해온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식도 생각난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아마도 제한하는 게 많아서 실패하는 게 첫 번째 이유가 아닐까. 건강을 지키는 일도 비슷하다. 제한하는 게 많은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 중에서 약간만 신경 쓰면 된다는 거다.
인체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구성하는 박테리아 개체수는 39조라고 한다. 어마어마하다. 처음 듣는 얘기다. 우리는 음식으로 먹음으로 이 39조의 생명체를 살려야 한다. 이는 소화는 물론이고 우리 건강을 지키는 모든 과정을 이룬다. 특히 잘 발효된 김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체지방 감소는 물론이고 혈압 조절도 가능하게 한다니 놀랄 수밖에 없다. (이십 대 중반을 넘어가면서도 김치를 잘 안 먹는 큰 조카에게 강하게 추천해야겠다) 재생 능력을 높이는 식품 여러 가지 중에서도 아시아의 식사 메뉴가 좋다고 한다. DNA 보호 식품은 비타민 C가 함유된 음식들이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 재료가 많아서 더욱 눈여겨보게 된다. 브로콜리와 당근은 웬만한 음식에 다 넣어서 먹기도 하고, 키위는 언제 먹어도 맛있는 과일이어서 좋아한다. 해산물도 좋다고 하는데 이건 내가 싫어하니까 빼야겠다. (그래도 된다고 하지 않았음?) 좋아하는 것 챙겨 먹으면서 메뉴 구성만 잘 지키면 된다니까 진짜 실천해보고 싶은 건강법이다.
각 장의 끝부분에 다양한 식품 목록이 담겨 있다. 각각의 설명에 맞는 음식이 무엇일지 궁금해하면서 읽다 보면 마무리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주듯이 식품 목록으로 답을 내놓는다. 거의 200가지 이상의 식품이 소개되는데, 그게 의학적 치료의 대체수단은 아니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인 다섯 가지 방어체계를 활성화하는 음식이 분명 존재한다는 근거로 꺼내놓은 식사의 과학이다. 저자가 제시한 다섯 가지 방어체계를 강화하면서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약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식사로,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진리 중의 진리를 공감하게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치료받지만, 병원에 갈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게 더 좋은 건 당연하다. 저자는 우리 몸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병에 걸릴 싹을 잘라버릴 수 있는 게 음식의 효과라는 연구 자료로 증명하고 설명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바꾸면서 맛있게 먹고 건강도 지키는 방법. 다섯 가지 방어체계에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건강식품을 선택해서, 하루 다섯 번을 먹는 '5*5*5 플랜' 식사법으로 건강을 증진하는 일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자기가 먹고 싶은 것으로 가능한 건강법이라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는 걸 잊지 말자. 거듭 실패하는 다이어트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하면, 실패하지 않을 건강법을 찾은 저자의 방법에 눈이 확 뜨일 것이다.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게 건강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