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양이 8 - 에이 설마~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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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콩고양이 시리즈를 만났다. 이웃님의 리뷰에서 한 번씩 만나던 두식이가 너무 궁금했더랬다. 이상하게 고양이 무리 틈에서 혼자 외롭게 존재할 것 같은 개 한 마리 두식이. ^^ 그런 궁금증으로 읽게 된 콩고양이 여덟 번째 이야기를 맞이하기 전에 두식이의 배경을 좀 찾아봤다.

 

고양이 콩알, 팥알과 같이 살면서 두식이는 자기를 고양이라고 생각했단다. 듣고 보니 이게 너무 웃긴 거다. 아니 그러면, 지금은 자기 자신을 개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추측건대, 내 주변의 존재하는 모든 게 고양이라면 나도 고양이로 생각하고 살아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환경의 차이일 수도 있고. 암튼 두 냥이와 너무 잘 지내는 두식이가 의아스럽지만, 이들이 어떻게 같이 지내왔는지 살펴보면 화기애애한 이들 사이가 낯설거나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두식이가 자기가 고양이라고 착각하든 말든, 더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된 거다. 적어도 이 가족에게는 말이다. 이 가족에게는 고양이와 개만 있는 게 아니다. 거북이에 가끔 고개를 들이미는 비둘기도 있고, 어느 순간 너구리까지 합세했다. 그리고 더 많은 동물이 이 집에 머문다. 이 집에 머무는 인간의 숫자보다 동물의 숫자가 더 많다. 어떻게 이런 집이 있을까 싶지만, 있다. 바로 여기에.

 

 

콩알, 팥알처럼 주인에게 귀여움을 받고 싶지만, 언제나 한발 뒤에서 간절한 눈빛만 보내는 두식이는 두 어른의 손길에도 행복하다. 게다가 엄마와 같은 체형에 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바로 다이어트. 살을 빼야 해. 두식이도 엄마도. 둥실둥실 보기에는 귀엽고 예쁘지만, 너무 과한 것은 안 되느니... 콩알 팥알이 간식을 먹을 때도 두식이는 쳐다만 봐야 했다. 그에 콩알 팥알이가 간식을 획득할 수 있는 비결을 전수하는데, 이런~ 이거 제법 설득력 있는 방법이다. ^^ 결국, 두식이도 엄마도 당분간 다이어트 성공하기는 어려울 거란 예고를 하는 듯하다.

 

할아버지 내복씨의 여든 살 생일 파티 후 돌아오니 난장판이 되어 있는 집이 눈에 훤히 그려지고, 우연히 데려오게 된 유기묘 그레이를 돌보고 있던 이 가족에게 그레이의 주인 할머니가 찾아온다. 같이 살았던 정이 그렇게 큰 건가 보다. 그레이가 떠나고 그레이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이 가족이 그레이의 평온한 일상을 살짝 훔쳐보고 와서 안심하는 모습이 뭉클했다. 그리고 내복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일. 아침 식사하라고 내복씨를 부르러 간 콩알 팥알이와 두식이는 깜짝 놀란다. 내복씨가 움직이지 않은 것. 내복씨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받고 며칠 후 집에 돌아오는데, 내복씨와 동물들의 사이는 더 애틋해진다. 이 부분을 보는데, 진짜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내가 키우는 동물이 나의 안부를 묻고, 나에게 이상이 생겼을 때 크게 짖어가면서 소식을 전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감동이지 않은가. 동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대는 이런 동물들을 볼 때면 가슴을 꽉 채우는 애틋함이 있다.

 

소소하고 소박한 에피소드에 읽는 재미는 기본이고, 인간 세상에서 느낄 감동이 이 이야기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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