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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이탈리아 - 최고의 이탈리아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18
황현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이탈리아는 고대 로마의 찬란한 유적이 많이 보전되었고, 기후가 온화할 뿐 아니라 지역별로 개성 있는 문화가 발전하여 세계 관광객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나라입니다. 근세의 문호 폰 괴테도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와서 유명한 기행문을 남겼으며, 영국이나 프랑스의 귀족, 부호의 자제들도 견문을 넓히고 더 그릇이 큰 사람이 되기 위해 이탈리아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행 목적으로 이탈리아를 찾는 것은, 그저 즐기고 호기심을 채우려는 일차원적 동기가 아니라, 나의 인격을 함양하고 감성을 풍요롭게 만드는 보람찬 인문적 수양에 가깝습니다. 프렌즈 시리즈도 그저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여행 정보와 함께 인문 사항과 알찬 상식이 가득하여, 독자의 소양을 살찌우는 고마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선문은 우리가 프랑스 파리의 그 건축물을 대뜸 떠올리지만, 그 건축물이야말로 고대 로마의 정치, 군사적 관행과 문화 양식을 그대로 모방한 것입니다. p108 이하에 그 증거들이 나오는데,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는 개선문이라는 명칭의 유적이 이처럼이나 많습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개선문, 티투스의 개선문, 셉티미오 세레누스의 개선문 등... 그 외에도 콜로세움 경기장, 시저의 신전, 원로원(curia) 등이 사진과 함께 도열하는데 이렇게 사진만 봐도 눈이 호강합니다. p112에는 카피톨리니 미술관이 소개되는데 워싱턴 DC, 미 의회 의사당이 소재한 캐피틀(Capitol) 힐도 이곳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로마에는 개성 뚜렷한 볼거리가 많은데, p175에는 로마 귀족들의 휴양지였던 티볼리가 나옵니다. 책에적힌 문장을 인용하자면 "우리에게 소형 SUV 차량의 이름으로도 친숙한..."인데 이처럼 이탈리아의 상징적인 여러 장소는 다양한 상품의 브랜드 소재로도 고스란히 쓰입니다.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로마가 갖는 문화적 영향력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프렌즈 시리즈의 장점이라면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하면서도 그곳에 바로 옮아갈 수 있는 교통편을 함께, 자세히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거리만 가깝다고 언제나 교외를 도심으로부터 바로 찾아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북부에 자리하여 많은 교황을 배출하고 반도 전체의 정치 향방을 좌우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도시국가였습니다. 이 도시의 최대 화족이었던 메디치 가는 이탈리아 반도를 넘어 유럽과 지중해 세계 정치를 좌우할 만큼 강력한 가문이었고 이들이 후원한 예술가들은 알프스 이남의 르네상스를 이끌었습니다. 두오모는 책에 나오듯이 이탈리아어로 천주교의 성당이라는 뜻이며 간혹 주교좌 대성당을 뜻하기도 합니다. p202에 피렌체의 성당 건축 양식 변화사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데, 이 페이지에 소개된 성당들만 제대로 훑어 보려 해도 근 한 달 정도의 스케줄을 잡아야 할 것입니다. 두 페이지 분량이지만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렌체의 성당 역사를 한눈에 개관할 수 있는 소중하고 알찬 인문 정보입니다.
p213에는 피렌체의 산 마르코 광장이 나오는데 원래 피렌체의 수호성인은 성 안토니노이며, 복음사가 마르코는 저 위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입니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마르코(=마가)의 이름을 딴 도미니크계 수도원이 생겼으며 중근세 학문과 예술의 온실이었던 이 수도원에서 바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수련을 쌓았다고 책에 설명됩니다. 베네치아의 오리지널(?) 산 마르코 광장, 산 마르코 대성당(=바실리카)은 한참 뒤 p316에 자세히 소개됩니다.
볼로냐 역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법과대학 등을 보유하는 등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문화사에 이바지한 바 큰, 그 연혁이 유구한 도시입니다. p279에 두 개의 탑(Le Due Torri), 마조레 광장이 소개되는데 사실 마조레(maggiore)는 그저 대(大), 주된(main) 이라는 일반적인 뜻이지만 피아자 마조레라고 하면 볼로냐의 그것이 마치 고유명사처럼 거론됩니다. p336의 바실리카 산 체노 마조레(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 배로나 소재)라고 할 때의 마조레도 뜻은 같습니다.
이 책은, 아름답고 뜻 깊은 유적 가득한 이탈리아를 다룬 책답게, 모든 지역이나 도시를 두고 "보는 즐거움", "쉬는 즐거움", "사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등의 편제로 나누어 독자의 편의를 증진합니다. 풍토와 역사, 거주민의 혈통이 매우 다른 이탈리아라는 나라 여러 곳들의 향토색과 매력 포인트를 망라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치밀한 여행 계획을 세우려는 이들에게는 물론, 이탈리아를 처음 공부하려는 입문자들애게도 아주 좋은 교과서로 쓰일 만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