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의 부가 온다 - 10배의 부를 끌어당기는 성공의 비밀
박서윤(소피노자/지혜의 여신) 지음 / 라온북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 버는 방법은 역시 돈을 실제로 벌어 본 분한테 배워야 합니다. 저자께서는 인플루언서들과 부자들이 즐겨 찾는 북클럽의 리더이며, 본인도 짧은 시간 젊은 나이에 큰 돈을 버신 분으로 잘 알려졌다고 합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 조금이라도 몸 담아 보았다면, 이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미덕이 필요한지는 다들 압니다. 문제는 그걸 내 정신과 육신에 어떻게 일체화하느냐인데, 스피노자님처럼 몸이 찌릿찌릿해지는 언어로 모티베이트하는 분의 책을 읽어야 이 과정이 조금이라도 단축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작 <10배 버는 힘>도 재미있게 봤는데, 이 후속작도 전작과 맥락이 잘 닿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도 많아 알찬 독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예측 가능한 삶을 영위하기를 추구합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온 농경민족의 전통이 우리 핏줄에도 흐르고 있으며, 70여년 전 한국전쟁으로 큰 전란의 피해를 겪었기에 더욱 변동성을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자녀가 영업직이나 스타트업에 도전한다고 하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험한 길로 나서나며 기를 쓰고 만류하는 모습도 흔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편하고 안정된 노예의 삶을 택할지, 아니면 열 배의 부(富)를 손에 거머쥘 대담한(audacious) 행보를 취할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씨가 객지에서 고생할 때 그의 부친께서 찾아와 눈물로 호소했다고 합니다. 언제나 강한 모습만 보였던 아버지였기에, 너 없이 내가 시골에서 어떻게 농사를 짓겠냐며 괜히 낯선 땅에서 험하게 살 게 아니라 나랑 함께 오순도순 살자고 간곡히 호소하는 모습에 너무도 가슴이 아파졌다고 회상한 적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늙으신 아버지가 생전 보인 적이 없던 눈물을 떨구며 자식에게 호소하는 모습을 말입니다. 이때 청년 정주영이 마음 약하게 먹고 시골로 도로 내려갔다면 오늘날의 현대자동차그룹도 없고, 번영한 대한민국도 없거나 한참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시골에서 농사 짓는 게 노예의 길이라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는 누구나 찾아오는 기회가 있으며 그 기회를 놓치면 인생의 진로 자체가 바뀔 동앗줄을 놓친다는 점을 우리는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기회를 잡지 않고 그저 편안한 안정된 길을 택한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열 배의 부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영영 물거품처럼 사라질지 모릅니다. 사실 안정된 길은, 당장은 너무도 편안하고 익숙한 선택이라서 아무 미련도 안 생깁니다. 왜 내가 진즉 여기 정착하지 않고, 잠시나마 딴 생각을 품었는지 한심하게 여겨질 만큼입니다. 청년 정주영도 그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귀향했다면, 아마 형제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부농으로 잘 살았을 것입니다. 아쉬운 건, 그 사업가로부터 엄청난 경제적 산업적 혜택을 받지 못했을 대한민국 사람들입니다. 

그처럼이나 어려운 취업의 문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한 청년들은 아마 또래들보다는 훨씬 풍요로운 삶을 누릴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동네에 살면서 그들 소비 수준의 열 배, 스무 배의 지출을 행하는 젊은 사모님들을 보면 역시 현타가 온다고도 하죠. 이들 부인들은 어떻게 그런 풍족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요? 그들의 남편들이 과감하게 스타트업을 만들고,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과연 성공률이 높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열이면 하나도 성공하기 힘드니 도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희박한 확률을 뚫으려면, 스피노자 대표님이 제시한 열 배 빠른 행동, 다섯 가지 차별화 단계를 거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내 행동이 충동적이라거나 모험적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어떤 시스템에 따른 결단이라는 이성적 확신이 생깁니다. 

웨인 다이어의 가르침 중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내가 내 자신의 협소한 에고에 머물러 있으면 나 자신으로서의 성공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웨인 다이어는 말했습니다. "저 거리에도 당신이 있고, 바다 건너 어느 고장에도 당신이 있네요. 왜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끌어안으며 나란히 걷지 않나요?" 이게 바로 열 배 부를 얻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시장에서 대중과 함께 희로애락을 나누고, 그들의 니즈가 진정 무엇인지를 알아야 히트상품이 나옵니다.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줄 알았기에 그 사업가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과 함께 공감하며 나의 부를 열 배로 늘리는 핵심 비결 중 하나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권으로 끝내는 ZD B1 - 이로사 선생님의 출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실전 종합서, 독일어 능력시험 대비
이로사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일어의 경우도 영어의 토익이나 토플, 텝스처럼 언어능력 인증 시험이 있습니다. 영어의 certificate에 해당하는 Zertifikat가 그것인데, 줄여서 ZD라고 합니다. 이 시험에도 A1에서 C2까지의 등급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응시하는 B1등급 대비서입니다. 어떤 시험에든 이른바 경향성이라는 게 있는데, 이로사 선생님의 이 교재는 최신 출제 경향, 문제 유형을 잘 짚어서 수험생의 노력을 최소화하여 고득점으로 최대한 끌어 주는 점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p8에 나오듯 이 시험은 유효기간이 없고 일단 취득하면 계속 제출할 수 있다는 것도 편한 부분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ZD도 영역이 나뉘었는데, 레젠, 회렌, 슈라이벤, 슈프레헨 등 넷입니다. 영어로 치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영역은 타일(영어의 part)로 나뉘어 구성되었으나 유독 슈라이벤만 아우프가베(Aufgabe)로 나뉘었는데, 모든 단원은 문제 풀이 전략이 먼저 제시되고, 그 다음에는 맛보기 문제, 그 맛보기 문제의 해석, 풀이(꽤 상세합니다)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회렌 영역의 경우 일일이 타일(Teil)마다 QR코드가 달렸는데, 스캔하면 원어민 목소리가 나와서 문제를 들려 줍니다. B1이라서인지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고, 예를 들어 p44를 보면 새로 수리된다(wirt erneut saniert), 3월 1일에 문을 연다, 등의 세 선지에서 답을 고르게 합니다. 선지가 셋뿐이라는 점도 수험생 입장에서 좋습니다. 

독일어는 화법조동사가 두 개 겹치는 것도 영어에서는 보지 못하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p43을 보면 kann... werden이 나오는데 뒤의 werden은 수동형을 이끕니다. 물론 주된 화법조동사가 kann이므로 주어 뒤에 오고, werden은 원형으로 맨 뒤에 왔습니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본문을 잘 들어 보면 하나하나가 잘 들리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책에 해설이 상세하므로 문제 풀이에 별반 어려움이 없고 내가 약한 대목이 어디인지 잘 짚어서 단원을 착실히 끝낼 수 있습니다. 

독일어는 대체로 원어민들이 괴팍한 발음 습관 같은 게 없고 비록 방언의 차이가 (영어에 비해서는) 편차가 있을망정 표준 독일어는 또박또박 발음하는 편이므로 회렌 영역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고도 하지만 이는 수험생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역시 많은 수험생들이, 진짜 난관은 읽기(레젠) 영역이라고도 말합니다. 예를 들어 p32를 보면 이로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전략을 제시하는데, 전문 용어가 간혹 제시될 수는 있으나 이것 때문에 수험생이 당혹할 필요는 없다고도 말합니다. 또 문제는 짧고, 선택지는 제법 긴 게 이 시험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래서 선택지를 주의깊게 듣고 키워드를 최대한 뽑아내라고 조언합니다. 

영어의 토플에서도 그렇지만 어떻게보면 외국인에게 가장 난감한 파트는 쓰기일 수 있습니다. 쓰기는 자국어로 뭘 쓰라고 해도 어렵게 느끼는 이들이 많겠기 때문입니다. p56을 보면 친구에게 편지를 써 보라는 문제가 나오는데, 영어의 토플을 응시해 본 이들은 알겠지만 주제가 그런 시험들보다는 이 ZD가 다소 광범위하고 막연한 면이 있죠. 바꿔 말하면, 수험생이 미리 대비를 해 가서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내가 준비해 온 바를 풀어낼 수 있어서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p64를 보면 "공손함이 생명"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최소 40단어 이상을 기술하되, 무엇인가를 해명하고 부탁하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접속법 2식을 최대한 활용하라고도 합니다. 대체로 접속법2식은 영어의 가정법과도 비교되지만, 그에 비해 훨씬 공손한 느낌을 주며 독일어 특유의 정중한 분위기가 형식적으로 살아 있는 편입니다. 영어는 이에 비하면 문법의 형식보다는 어휘의 성격으로 그 효과를 내는 편입니다. 

다음부터는 모의고사인데, 이 교재는 칼로 잘라서 두 부분을 분철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자동으로는 안 됩니다). 뒷부분이 해설집인데, 해설집이 자세하게 잘 되어 있고, 레젠 영역 같으면 지문 해설이 하나하나 되어 있어 편합니다. 영어 같으면 whoever 등 복합관계대명사를 써야 할 대목에서 그대로 일반 관계대명사를 쓰는 게 독특합니다. 독일어 초보자가 헷갈려할 만한 Freunde와 Freude를 나란히 써서, 친구들과 기쁨을 나란히 가져다주는 게 무엇인지를 재미있게 말하는 지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O! 독학 운전면허 - 운전면허 필기부터 도로주행까지 이 책 한권으로 완벽 정복
현상철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으로 자율주행 시대가 열린다고 하지만 기술적, 법제적 난점이 언제쯤 말끔하게 해결될지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동안 운전면허 보유자가 국내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도 많고, 한국의 운전면허 시험은 인근 중국에 비해서는 쉬운 편이라고도 합니다. 또 이 책 표지에도 나오듯, 올해 10월부터는 1종도 오토(자동)로 면허를 딸 수 있게 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그간 바라던 바가 실현되기도 할 예정입니다. 보통 독학으로 운전면허를 딸 생각들은 잘 못하는 편인데, 생각해 보면 혼자서도 열심히 공부하여 필기건 실기건 통과하면 되며, 구태여 학원에 비싼 수강료를 내고 취득해야 할 이유야 없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어떤 시험이든 간에 어려운 유형이 따로 있습니다. p24에 나오듯 학과 시험에서는 숫자를 묻는 문제, 또는 정비 문제 유형이, 많은 수험생들이 힘들어하는 유형이라고 하겠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예시가 나오는데, 답은 ③배기량 125cc 이하, 정격출력 11kW 미만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건 이하와 미만 단위를 반대로 이해해서는 안된다는 점이겠습니다. 사실 정격출력이라는 말 자체가 상한선을 나타내므로 그 앞의 "최고"라는 수식어는 사실 중복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또 고속주행차량 타이어 이상의 두 경우를 고르는 문제가 정비형의 예시로 나왔는데, 답은 ②스탠딩웨이브 현상과 ④하이드로플레이닝 현상이 되겠습니다. 이 교재의 장점은, 오답인 ①베이퍼록 현상과 ③페이드 현상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두 현상은 고속 주행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오래되고 경력도 긴 운전자들도 자주 틀리는 게 p43에 나오는 교차로 신호등 보는 법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물어 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 운전에서는 많은 운전자들이 무시하기 일쑤인데... 시험 시 기능장 내 교차로 신호등이 일반 도로의 신호등보다 신호 간격 주기가 짧다고 나옵니다. 또 교재에 특히 빨간색으로 처리된 부분이, "교차로 정지선 전에 신호등이 파란불이라고, 이걸 빨리 통과하려 들기보다는 다음 신호를 기다리라"는 문장입니다. 안전을 위하여 우리 운전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겠습니다. 

차량 후진이 초보자들에게는 참 어려운데, 이 교재에서 가장 잘된 부분이 바로 p50 이하에 나오는 수정 방법입니다. 저자는 특히 "공식대로 진행했더라도 수정 없이 한 번에 들어가려고 하면 조금의 위치 변화 때문에 탈선할 수 있다"고도 알려 줍니다. 윙 미러로 뒤를 보며 후진한 후, 핸들을 오른쪽으로 끝까지 꺾은 후, 기어를 후진(R)에서 전진(1단)으로 변속하고, 차량 적재함이 뒷부분 모서리에서 반대편 모서리의 중간까지만 전진하도록 주의하라는 게 이 대목의 포인트입니다. 마무리는 뒷바퀴가 하얀 확인선과 맨끝 황색선 사이에 들어가게만 하면, "확인되었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온다고 하네요. 확인되었습니다 부분을 그냥 텍스트로 처리하지 않고 그래픽으로 보여 주는 데서 이 책의 편집센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요즘은 책에 QR코드가 박힐 수 있으니,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가 직접 골라 둔 영상을, 이 QR코드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운전자에게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바로 차선바꾸기이겠는데, 초보자들은 겁이 나서 이럴 때 속도를 줄이곤 한다는 게 저자의 말씀입니다. 차량의 흐름에 방해를 주는 것은 물론, 위험천만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 페이지(p73)에 찍힌 영상을 보면, 왜 차선 변경시에 속도를 줄이면 안 되는지, 어떤 위험이 초래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p85를 보면 집에서 물 풍선을 만들어 발 밑에 두고 연습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유격을 느끼며 실수를 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도 나옵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령 중 하나는 복잡한 도로에서의 시선처리(p111)일 수도 있습니다. 옆 차량의 속도와 거리를 관찰하며, 동시에 윙미러로 옆 차선의 뒤 차량도 체크하라고 합니다. p113을 보면 출발할 때, 유지할 때, 가속 구간에서 엑셀 페달의 각도가 어떠해야 하는지가 그림을 통해 잘 나옵니다. 실기에서 특히 조심행야 할 포인트를 그림과 함께 요령껏 잘 짚어 주는 교재라서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꽤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면 니체를 만나라
이동용 지음 / 초록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체는 마치, 현대인이 앞으로 앓게 될 모든 정신적 고뇌를 혼자 도맡아 선제적으로 앓아 내기라도 한 듯, 진정한 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적 천재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그에 걸맞게 성숙한 세계관이 몸에 배어야 하는데, 니체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 일생을 두고 한 번도 맞닥뜨리지 못할 추싱적인 난제를 다룬 딴세상의 신선이 아니라, 어른이라면 누구나 골머리를 앓고 갈등했을 만한 이슈에 대해 감각적이고도 직관적인 언어로 그 해명을 시도했기에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지난 시대의 독일인이기에 한국 독자에게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을 수 있는데, 저자 이동용 박사님이 더욱 쉽고 일상적인 설명으로, 더 멋진 어른이 되고 싶은 우리들에게 속시원하게 풀어 주십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사자도 자신의 먹잇감이 된 동물에 대해 사냥을 마치고 경멸감을 느낄까요? 이 책 p79에서 <차라투스트라....>를 재인용한 구절이 잘 설명하듯, 사람은 무엇인가에 대해 경멸을 표출하는, 좀 독특한 감정 성향을 지닌 존재입니다. 그 경멸감이란 약하고 무능하고 열등한(그렇게 판단되는) 무엇인가에 대해 느끼는 단순한 우월감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이 저런 무기력하고 위험한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는 어떤 위기감이 그리 발현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대체로 인간은 (만약 그가 성숙한 어른이라면) 그런 경멸감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 그리 편한 태도를 취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약한 타자에 대한 경멸감이라면, 아 내가 이래서는 곤란하겠다며 비겁한 자신에 대해 책망할 줄도 압니다. 만약 내 자신에 대한 경멸이라면, 그게 경멸감 같은 낮은 차원의 감정에 계속 머물게 하지 않고 더 높은 차원으로 오르게 스스로를 재촉할 줄도 압니다. 

그러나 니체는 이런 경멸감에 대해, 스스로를 애써 부정하지 말고 좀 더 솔직해질 것을 권합니다. 일단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건 그 자체로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어떤 감정이 솟아오를 때 일일이 이를 성현, 석학의 가르침에 대응하여 더 고상한 무엇으로 치환하는 건 대단히 피곤할 뿐 아니라 아무나 수행할 수도 없는 과업이라고 하겠습니다. 니체는 구태여 감정을 속일 게 아니라, 있는 힘껏 한계에 부딪혀 과연 내 자신이 경멸받아 마땅한 저 다른 패배자들과 같아질지, 아니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이전의 나와는 다른 차원으로 도약할지, 현실의 좌표에서 어디 나 자신을 제대로 점검해 보라고 합니다. 어떤 안온한 울타리 안에서 나 자신을 과잉보호할 게 아니라, 승리자와 패배자 사이에서 과연 내가 어느 그룹에 속할지 칼 같은 잣대로 숨김없이 회피않고 마주쳐 보라고 외칩니다. 

독일어의 Wildnis, 영어의 wildness도 우리말로 옮길 때 오해를 사기 좋은 단어들입니다. p158에서 저자께서 잘 설명하시듯이, 이걸 구태여 황야 등으로 옮기기보다, 야생, 야만, 자유분방 등을 뜻하게 번역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니체의 심상에서 사자가 궁극적으로 드러내는 바는 바로 "자유"입니다. 사자는 야생에서 절대 강자이기에 그 무엇에도 예속되지 않으며, 어떤 강제력 앞에 쉽게 굴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사자 역시 자신보다 강하거나 덩치가 큰, 기린, 코끼리, 코뿔소 등 앞에서 때로 목숨을 건 사냥을 감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비겁하게 타자의 폭력 행사 앞에서 물러날 필요까지는 없기에, 사자의 삶은 호쾌하고 사내다우며 행여 일격을 당하고 사바나의 그늘에 피흘려 눕더라도 그의 여생에 아무런 회한이 없습니다. p159에 잘 나오듯, 끝없이 이어지는 도전의 사슬을 지혜롭고 끈기 있게 풀어나갈망정 운명 앞에 체념하거나 비참하게 좌절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사자의 삶이요, 또 자유로운 인간의 지향이라야 합니다. 

p170에 잘 나오듯, 니체는 흔히 "신은 죽었다"는 말을 한 철학자로 알려졌습니다. 자 그럼 신이 죽었으니, 악마는 세상 살판났다는 듯이 설치는 세상이 되었다는 뜻일까요? 악마가 그토록 득세하게 되었다면 우리 인간은 윤리 도덕은 땅바닥에 갖다버리고 악마의 길을 따르면 그만일까요? 니체는 그런 말을 하고자 한 게 아니라, 그리스도교가 은연중에 사람들의 마음에 심은 패배주의, 수동적 삶, 세상의 악에 끌려나니며 마침내 굴복할 수밖에 없는 노예적 평화주의 따위를 비판하려 들었던 것입니다. 니체가 말한 신이 죽었다는 건, 사문화한 규범에 더이상 기대지 말고, 십계명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나를 지켜 주겠거니 막연히 의지하지 말고, 내 인생은 내가 싸워서 쟁취하고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를 다지라는 뜻으로 우리는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게 바로 니체가 말한 자유인의 삶이니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억, 그 화석이 된 흔적들
홍긍표 지음 / 반달뜨는꽃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추억을 먹고사는 존재들입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족해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 내 영혼을 지탱해 주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런저런 현재의 바람 앞에 결국은 한쪽으로 쓰러지는 오외로운 나무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저자께서는 평생 교편을 잡으시고 이제 정년을 맞아 중국의 고등 교육 기관으로 소속을 옮기시는 교육자이시며, 이 예쁜 책 안에 자신의 지난 인생 소중한 추억을 담으시어 우리들 후학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수하십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47 이하에는 "꽃상여를 볼 수 있을까?"라는 제목 하에 참으로 심오한 교훈이 전개됩니다. 저자님 등 동료분들의 부모님들께서는 거의 구순 가까이되는 연세에 별세하신지라 다들 호상(好喪)이라며 지나친 비통보다는 가벼운 농담도 오가는 분위기였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나를 세상에 낳아 주시고 어렸을 시절 보설펴 주신 부모님을 이제 세상에서 영원히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어찌 그 마음이 미어지지 않겠습니까. 저자께서는 인생의 신산을 두루 겪으신 분들만이 들려 줄 수 있는 따스한 말씀, 그리고 개인적인 회고를 곁들여 우리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십니다. 

선생께서는 예순을 넘기신 연세입니다. 이때라면 나라가 아직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이들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놀거리가 극히 제한되었던 시절이라 하겠습니다. 저자께서는 책 p57 이하에 그림까지 곁들이며 아무것도 없던 시절 자연을 벗삼아 잘만 놀던 어린이들이 과연 무엇을 벗삼아 소일했는지 저게히 설명해 주십니다. 과연 우리는 이처럼 풍요로운 세상에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고 떠난 우리들의 앞선 선배들, 조상들에게 합당한 감사를 표하고 사는 중일까요, 아니면 은혜를 까맣게 잊고 말초적인 향락에 젖어 불건전하고 무의미하게 세월을 죽일 뿐인 걸까요. 

우리네 국토에는 참으로 아름다운 명승지가 많습니다. 전라남도 고흥군에는 신양선착장이라는 곳이 있고, 연홍도(延洪島)라는 절경의 섬이 있는데 저자께서 친지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오시고 이 책 p144 이하에 그 기행문을 적어 두셨습니다. 사진이 설령 없다 해도 우리 나라 다도해 기행문은 장소가 워낙 장소이다 보니 관광객들에게 자연스러운 흥취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런 글들은 같은 한국인이라면 마음 속에 공감의 파도를 절로 일게 하여,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풍경에 대한 파도치는 감회와 설렘을 마음 속에 매우 자연스럽게 생성하기 마련입니다. 홍긍표 저자님의 이 부분 기행문도 그렇습니다.  

18세기말에 조엄이 한반도에 처음 들여온 고구마는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여 현대에 이르러서도 널리 사랑받는 작물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전라남도 여러 곳에서 자라는데, 저자께서는 이 고구마에 대한 추억이 어려서부터 참 많으셨던 모양입니다. p97 이하에 상세히 이어지는 사연은 아마도 홍긍표 선생님과 비슷한 연배의 독자들께 무궁무진한 추억의 연상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합니다. 선생께서도 표현하듯 이 작물은 경신대기근 무렵부터 기후 변화로 기근에 시달리던 한국인들에게 구황 작물 노릇을 톡톡히 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웰빙식(食) 메뉴로도 많은 기여를 하는 중이죠. 

p183에는 비익조, 연리지라는 말이 나옵니다. 연리지라는 말은, 저자 말씀대로 요즘 예식장에 자주 쓰이는 단어이기도 한데 그 뜻을 알면 참 예쁜 말이 과연 그럴 만해서 자주도 쓰이는구나 생각이 듭니다. 왕소군(p157)은 전한(前漢) 대를 산 비운의 궁녀, 미인인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동방규의 유명한 시구에도 등장하여 후대의 독자들에게 더욱 크게 어필한 문학적 모티브입니다. 하동은 경남, 광양은 전남이 그 행정상의 소속인데, 이 두 고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바짝 붙어 있죠. 하동의 명물 녹차, 광양의 상징(제철소와 더불어)인 매화에 대해 구수하게 풀어 주시는 이야기를 들어 보면, 중국의 대학생들도 저자로부터 참으로 소중한 가르침을 들을 듯하여 부러운 마음이 절로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