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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ZD B1 - 이로사 선생님의 출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실전 종합서, 독일어 능력시험 대비
이로사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4년 9월
평점 :
독일어의 경우도 영어의 토익이나 토플, 텝스처럼 언어능력 인증 시험이 있습니다. 영어의 certificate에 해당하는 Zertifikat가 그것인데, 줄여서 ZD라고 합니다. 이 시험에도 A1에서 C2까지의 등급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한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응시하는 B1등급 대비서입니다. 어떤 시험에든 이른바 경향성이라는 게 있는데, 이로사 선생님의 이 교재는 최신 출제 경향, 문제 유형을 잘 짚어서 수험생의 노력을 최소화하여 고득점으로 최대한 끌어 주는 점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p8에 나오듯 이 시험은 유효기간이 없고 일단 취득하면 계속 제출할 수 있다는 것도 편한 부분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ZD도 영역이 나뉘었는데, 레젠, 회렌, 슈라이벤, 슈프레헨 등 넷입니다. 영어로 치면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영역은 타일(영어의 part)로 나뉘어 구성되었으나 유독 슈라이벤만 아우프가베(Aufgabe)로 나뉘었는데, 모든 단원은 문제 풀이 전략이 먼저 제시되고, 그 다음에는 맛보기 문제, 그 맛보기 문제의 해석, 풀이(꽤 상세합니다)로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 회렌 영역의 경우 일일이 타일(Teil)마다 QR코드가 달렸는데, 스캔하면 원어민 목소리가 나와서 문제를 들려 줍니다. B1이라서인지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고, 예를 들어 p44를 보면 새로 수리된다(wirt erneut saniert), 3월 1일에 문을 연다, 등의 세 선지에서 답을 고르게 합니다. 선지가 셋뿐이라는 점도 수험생 입장에서 좋습니다.
독일어는 화법조동사가 두 개 겹치는 것도 영어에서는 보지 못하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p43을 보면 kann... werden이 나오는데 뒤의 werden은 수동형을 이끕니다. 물론 주된 화법조동사가 kann이므로 주어 뒤에 오고, werden은 원형으로 맨 뒤에 왔습니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본문을 잘 들어 보면 하나하나가 잘 들리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골라낼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책에 해설이 상세하므로 문제 풀이에 별반 어려움이 없고 내가 약한 대목이 어디인지 잘 짚어서 단원을 착실히 끝낼 수 있습니다.
독일어는 대체로 원어민들이 괴팍한 발음 습관 같은 게 없고 비록 방언의 차이가 (영어에 비해서는) 편차가 있을망정 표준 독일어는 또박또박 발음하는 편이므로 회렌 영역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고도 하지만 이는 수험생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죠. 역시 많은 수험생들이, 진짜 난관은 읽기(레젠) 영역이라고도 말합니다. 예를 들어 p32를 보면 이로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전략을 제시하는데, 전문 용어가 간혹 제시될 수는 있으나 이것 때문에 수험생이 당혹할 필요는 없다고도 말합니다. 또 문제는 짧고, 선택지는 제법 긴 게 이 시험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래서 선택지를 주의깊게 듣고 키워드를 최대한 뽑아내라고 조언합니다.
영어의 토플에서도 그렇지만 어떻게보면 외국인에게 가장 난감한 파트는 쓰기일 수 있습니다. 쓰기는 자국어로 뭘 쓰라고 해도 어렵게 느끼는 이들이 많겠기 때문입니다. p56을 보면 친구에게 편지를 써 보라는 문제가 나오는데, 영어의 토플을 응시해 본 이들은 알겠지만 주제가 그런 시험들보다는 이 ZD가 다소 광범위하고 막연한 면이 있죠. 바꿔 말하면, 수험생이 미리 대비를 해 가서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고 내가 준비해 온 바를 풀어낼 수 있어서 확실히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p64를 보면 "공손함이 생명"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왜 그런고 하니, 최소 40단어 이상을 기술하되, 무엇인가를 해명하고 부탁하는 목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접속법 2식을 최대한 활용하라고도 합니다. 대체로 접속법2식은 영어의 가정법과도 비교되지만, 그에 비해 훨씬 공손한 느낌을 주며 독일어 특유의 정중한 분위기가 형식적으로 살아 있는 편입니다. 영어는 이에 비하면 문법의 형식보다는 어휘의 성격으로 그 효과를 내는 편입니다.
다음부터는 모의고사인데, 이 교재는 칼로 잘라서 두 부분을 분철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자동으로는 안 됩니다). 뒷부분이 해설집인데, 해설집이 자세하게 잘 되어 있고, 레젠 영역 같으면 지문 해설이 하나하나 되어 있어 편합니다. 영어 같으면 whoever 등 복합관계대명사를 써야 할 대목에서 그대로 일반 관계대명사를 쓰는 게 독특합니다. 독일어 초보자가 헷갈려할 만한 Freunde와 Freude를 나란히 써서, 친구들과 기쁨을 나란히 가져다주는 게 무엇인지를 재미있게 말하는 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