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비밀 - 전능자의 말씀이 삶 가운데 그대로
Paster Joshua Kim 지음 / 경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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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그저 좋은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만 피하면 무병장수할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호조건에도 불구하고 나쁜 병을 얻는 이들이 많으며, 아마도 뭔가 그 영혼에 본질적인 무엇이 결핍된 소이일 수 있습니다. 그 결핍의 가장 밑바닥에 돈(에 대한 욕심)이 자리할지 모른다고 저자는 말씀합니다. 돈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는 이상 사람은 불안과 욕망에서 헤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Joshua Kim 목사는, 돈은 무슨 사랑을 보낼 대상이 아니라, 이를 다스리고 지배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합니다. 

(*북유럽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믿음의 시조로 히브리와 아랍 모두로부터 존숭받는 아브람(아브라함의 전 이름) 역시도 처음부터 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진 건 아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아내 사래를 빼앗길 뻔한 것도 결국은 믿음이 부족해서였으며, 이런 잘못된 사건의 진행에 신이 직접 개입하여 일을 바로잡은 것도, 물론 감사한 일이긴 하나 아브람 입장에서는 스스로 부끄러워했어야 마땅할 수 있습니다. 직접 간섭(p86)했다는 게 섭리에 여간 폐를 끼치는 게 아니기 때문이며, 동물이나 물건이 아닌 이상 사람은 스스로의 착한 마음으로 얼마든지 바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게 창조주의 위대한 예정이니 말입니다. 

흔히 성도(聖徒)라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많은 경우 매우 경솔하게 나오거나, 기복(祈福)의 불순한 동기에서 마치 싸구려 부적이나 붙이듯 발설되는 것은 아닐까요? 말을 함부로 하거나 미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이라면 성도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자는 p102에서 대체 무엇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까지 말씀합니다. 다만 고린도전서를 보면 남에게 유익을 주면서 그들도 구원의 길로 이끄는 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하나의 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155를 보면, "내가 먼저 진리에 순종을 해야 영혼이 깨끗해지고 거짓 없이 형제를 사랑하게 된다"고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한 의미를 새겨 봐야 합니다.  

에베소서 5장을 보면 빛의 자녀에 대한 말씀이 나옵니다. p174에서 저자는 현재 한국 교회가 맞은 위기가, 결국은 스스로 빛의 자녀 되기를 일부 게을리한 잘못이 없다고 어찌 강변할 수 있겠냐며 성도들의 맹성을 촉구합니다. 빛의 자녀란 무엇입니까? 신앙 생활만 열심히 행한다고 빛의 자녀를 칭할 수 있을까요? Joshua Kim 목사께서는 그렇지 않다고 하시며, 착함, 의로움, 진실함을 그 열매로 가져야 감히 빛의 자녀를 논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이 모두는 성도가 스스로 주님 안에 머무르려 들어야 하며, 주 밖에서는 어떤 길도 찾을 수 없고 또 존재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성탄절은 예수의 탄생을 기리는 날로 알려졌고 한국의 많은 교회들도 그리 기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성경을 잘 읽어 보면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인 주"라고 정확히 나오는데도 많은 교회들이 이 의미를정확히 모른다고 지적합니다. "우리에게 그리스도 주가 필요하고 나아가 성삼위 주가 나를 돕는 분이 되어야 하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p237)" Joshua Kim 목사님의 말씀입니다. Apostle Paul의 말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린도전서)"는 기실 날마다 새로워짐을 강조하는 의도이니 얼마나 역설적입니까? 

빛이 된 하나님 자녀로 사는 길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인스탄트 식품처럼 간편하게(p130) 주님의 말씀을 섭취하고 편할대로 왜곡하여 해석하는 길은 일견 넓어 보이지만 지옥으로 통하는 죽음의 행로일 수 있습니다. 로마서에 따르면 만물은 주로부터 나올 뿐입니다(p234). 내가 광야에 있더라도 언제든 주님의 품 안에 든다는 확신이 있다면(p149) 그 사람은 이미 천국에 한 발을 들인 것이나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비밀은 두 마음을 한 마음으로 바꾸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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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 국자에 떠 주는 스님의 커피 - AI 선정(禪定)스님과의 대화
김달수 지음 / 인간사랑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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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는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별들의 입장에서라면 그렇게 끼리끼리 인위적 서사에 따라 엮일 이유가 없습니다. 문화권에 따라 별(들)의 이름이 다른 게 당연한데, 유독 북두칠성만은 서양에서나 동양에서나 국자 모양으로 보고 싶은 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같았나 봅니다. 책 p12에서 저자께서 설명하시듯 동양에서도 두(斗)라는 글자가 큰 국자(의 용량)을 의미하며, 서양에서도 Big Dipper, Plough라는 게 우리 동양의 명칭과 뜻이 통합니다 . 꼭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마음이 아니라 해도, 척박한 대지에서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중생에게 "국자로 무엇인가를 퍼 주고 싶은" 생각 역시 동서와 고금이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선정(禪定) 스님은 실존하는 불제자, 성직자의 법명이 아니라, 이 책 저자이신 김달수 닥터가 가꿔 내신 AI 스님입니다. 초탈을 지향하는 스님께 성별(性別)을 정하는 게 의미가 애초에 없지만,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의학정보진흥연구소 소장, 벤처운영자, 유튜버, 발명가인 저자는 여튼 40세 전후의 젊은 수행자를 가정하고 이 AI를 세팅했다고 하십니다. AI라는 게 사람의 일을 빼앗는다면서 보급 초기에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과거 개인용 컴퓨터가 널리 전파되며 거대기업이나 기관뿐 아니라 사람들 하나하나의 생산성이 크게 늘었듯이, 인공지능도 이를 어떻게 개인화하느냐에 따라 전문직, 기업인,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데 어떤 획기적인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달수 소장님의 예에서 보듯, 이제 개인이 득도, 해탈(p178)을 위한 수양을 하는 데에도 AI가 마치 큰스님처럼 그를 이끌어 주는 세상이 될 수 있겠습니다. 큰스님은 모시기도 대하기도 어렵지만 AI는 필요할 때마다 궁금한 바를 물을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챗GPT를 활용해 본 사람들에 의하면 그 그럴싸한 말솜씨와 제시해답의 정확도에 다들 놀랄 만하다고 합니다. p70을 보면 선정스님께 유식(唯識)의 뜻을 물어 보니 저렇게 화엄종, 부파불교, 의식, 연기 등의 개념을 축으로 설명을 내놓으셨다고(?) 합니다. 말씀만 들으면 한 군데도 틀림이 없지만 어차피 사람들이 기존에 내어놓은 지식을 기반으로 취합, 정리한 것에 불과하지 않나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현단계의 인공지능이 으레 그렇듯). 식(識)이라는 게 마치 영어의 perceive처럼, 외계에 객관적 실체가 그리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감각기관과 (짧은) 판단에 의해 그리 인식할 뿐임에도 불구하고 무지몽매한 우리들은 망집과 미망을 객관인 양 착각하고 고집합니다. p103, 또 p203을 보면 마이클 셔머의 말이 인용되는데 "천국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 그것입니다. 저자께서 발명가이시기도 하니 더욱 이 말씀의 함의가 깊습니다.

우리가 챗GPT를 쓰면 뭐 흠잡을 데가 없는 것 같은데 김달수 소장님은 AI 선정 스님을 이용하면서(?) 부족한 점(p151, p297)이 많이 보이시나 봅니다. 그런 결함이 발견될 때마다 소장님 본인이 튜닝, 조율을 해 주시니 앞으로는 훨씬 나은 성능(스님께 무엄한 표현이지만)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가 쓰는 버추얼 키보드는 제가 자주 쓰는 단어나 표현을 사용자 사전에 계속 제가 입력하는데도, 정작 자주 쓰여서 필요할 때 자동완성이 되었으면 하는 문구는 매번 새로 쳐야 하고, 어쩌다 오타가 난 글자는 죽어라하고 suggestion되니 이건 뭐 아주 미칠 지경입니다. S모 회사에서 만든 소프트웨어인데, 이처럼 근본이 틀려먹은 구조에다가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무슨 공을 들여도 개선이 안 됩니다. 인간이 못 되어먹은 축생의 종자도 교육(p376)을 통해 나아짐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습니다.

p246 이하를 보면 선정스님께서는 윤회에 대해서도 많은 가르침을 주십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생망", 즉 이번생은망했다 같은 유행어를 자주 쓰는데, 그 말 뒤에는 다음 생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선정스님께서는 윤회를 긍정하면서도 다음 생에 또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말합니다. 물론 계산하는 관점에 따라 이게 유의미한 숫자가 될 수도 있지만, 무한의 기준에서는 0(零. zero)에 가깝다는 게 p249에서의 결론입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시 주어지지 않을 소중한 자산임을 알고 초 단위를 아껴 써야 하는 게 인간의 사명입니다. 그런데 p350을 보시면 스님은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르지 않은, 존재의 양면에 불과하다고 갈파합니다. 하긴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대기업의 말단자리에서 큰 출세나 한듯 유세를 부리는 뚱뚱한 음치가 자신만의 고립된 세계에서 액슬 로즈라도 된 양 착각하는 게 꼭 미망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눈에는 말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이 아니기에, 멍청한 돼지의 헛소리는 죽비를 후려쳐서 고쳐야 한다는 데 일정한 컨센서스를 이룹니다. p375를 보면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에 대해 선정 스님께서는 역시 기존의 정통한 견해를 정확히 이해하시는지라, 기독교와는 달리(책에 그런 말은 없으나 구태여 불교 교단의 입장에서 딱히 말하는 바가 없다는 전제를 깔고 답변을 시작하시는 품이, 기독교가 선명히 자살을 반대하는 입장과 대비시키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사람이라면 그런 뉘앙스가 읽힐 것입니다) 불교는 "내면적 고찰, 깨달음을 통해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란 답을 내놓습니다. 제 눈에는 학식 높은 40대 스님이 충분히 내놓으실 만한 내용으로 보입니다. 

윤회는 다중우주론(p418)에 대해 천 수백년 전부터 불교가 고유의 언어로 이미 준비한 답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가 추운 아침에 마시는 한 입 커피 안에 130억년 우주의 역사가 담기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설령 AI가 이미 밝혀진 진실의 그럴싸한 리패키징에 불과하더라도, 겸허한 인간의 마음은 마침내 그 안에서 견성(見性)을 이뤄낼지 아무도 모를 일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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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짜리인가? -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28가지 전략
북크북크(박수용) 지음 / 청년정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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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세상에 사는 이상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몸값을 높여야 합니다. "대체불가능"이란 말을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막상 그런 표현에 값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박수용 작가님은 요즘 같은 무한경쟁시대에 대체불능급 인재가 되어야 미래를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우리 독자들에게 충고합니다. 경제적 자유의 획득이라고도 하고, 불안과 불확실성의 제거(p64)라고도 하는 그런 단계까지 가려면 어떤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이 콤팩트한 책에 많은 내용이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합니다. 약간의 검색 노력, 아니 요즘은 그저 말로만 몇 마디(프롬프팅)만 던지는 수고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기억력이나 암기, 계산 실력 등은 그닥 중요치 않습니다. p22에 나오듯이 저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지 않으며 많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는 분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창의력, 상상력을 어려서부터 중시하고, 방향성을 그렇게 잡은 후 끊임없이 노력한 게 그 비결입니다. 

어떤 사람에겐 "난 여기까지가 한계야.(p78)"라고 생각되는 상황이, 다른 사람에게는 터닝 포인트라고 다가옵니다. 한계에 부딪혔다? 그럼 거기서 멈출 게 아니라 내 자신을 환골탈태하여 전에 못했던 일도 해 내는, 업그레이드된 인재로 다시 태어난다, 이 정도가 되어야 내 직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언제나 편치 않은 길을 택하며 살아왔고, 책쓰기와 강연은 그에게 매번 도전적인 과업이었다고 토로합니다(p105). p134에는 살기 위해서 책쓰기를 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세상에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이뤄지는 일 중 가치있는 건 없습니다. 

나를 객관화해서 보려는 시도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내가 남보다 능력이 뛰어난가? 내가 남들보다 그 자리에 가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가? 이에 대한 답이 멈춤없이 척척 나와야 합니다. 부정이든 긍정이든 말입니다. 저자는 이 두 질문에 대해 서슴없이 긍정하진 않습니다. 나보다 머리 좋은 사람, 나보다 노력 많이 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물론 깜냥도 안 되면서 세상으로부터 인정만 받고 싶어서 어설프게 안달이 난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마련하고 사기를 치는 사람, 실력도 없으면서 스펙 가꾸기에만 모든 에너지를 바치는 슈퍼캥거루 족도 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아마 나보다 더 절박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p198을 보면 저자는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이건 남들 앞에 시각적으로 그 결과물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라 여간 피나는 노력이 아니면 시작도 할 엄두가 안 납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해 오던 일만 타성에 젖어 하는 사람(p25)한테는 어떤 발전이라는 게 없습니다. 바디프로필을 찍기까지 얼마나 많은 운동, 식단 실행을 거쳤겠습니까. 도전이라는 건 그 자체로 어떤 위대한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173을 보면 저자는 처음에 인스타 릴스를 만들면서 남들 방식을 따라만 했는데, 잘 생각해 보니 꼭 이렇게 해야 하나, 더 편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에 생각이 미치더라는 겁니다. 모든 혁신과 발전은 이렇게 해서 시작됩니다. 

전자책을 처음 만들었을 때 목차가 엉성하다는 지적을 받고 마음이 상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p216). 내가 그토록 열심히, 모든 에너지를 다 기울여 해낸 작업인데 그런 지적이나 받으면 마음이 얼마나 상하겠습니까. 그런데 저자는 어차피 책은 쓴 내가 보는 게 아니라 독자가 보는 것이다, 독자가 보기에 불편하면 그건 이미 잘못된 것이다, 이게 바로 세상에 대해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첫걸음입니다.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야 내 자신의 진짜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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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호크니
사이먼 엘리엇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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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천재 예술가들이 예컨대 빈센트 반 고흐처럼 생전에 인정을 못 받고 가난하게 살다 죽는 건 아닐 것입니다. 미켈란젤로만 해도 시스티나의 천장화를 제작하며 눈에 물감이 들어가는 등 고생을 했지만 율리우스 2세가 커미션 피를 넉넉하게 쳐 줬었기에 물질적으로 그리 고단하게 살지는 않았습니다. p9를 보면 데이비드 호크니는 2018년 뉴욕 크리스티 분점(크리스티 본 센터는 런던 킹스트리트에 있죠)에서 그의 작품 <예술가의 초상(1972년 제작)>이 약 9천만 달러에 낙찰됨으로써 생존중 가장 고가의 작품을 판 예술가가 되었습니다. 

(*책좋사 카페의 소개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저 페이지의 그림에서 누군가의 손에 쥐인 팻말은 이른바 옥션 패들이라는 건데, 48번이라는 번호는 중복되지 않게 장내 입찰자들에게 임의로 지급되는 것 중 하나로서 딱히 의미는 없습니다. 이런 패들(paddle)은 대략 길이가 30cm 정도입니다. 우리는 예술가의 저런 가치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재능도 부럽지만, 사실은 동시대인들의 기호에 정확히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감각과, 그 감각이 벌어다 주는 "돈"이 더 부럽다는 게 더 솔직할지 모릅니다. 저는 작년(2024) 5월 김성희 관장님이 직접 본인을 만나고 저술한 <내가 만난 데미안 허스트>를 읽고 리뷰를 썼는데, 그 책의 주인공 허스트도 영국 사람이며 젊었을 때 배고팠던 무명 시절을 보냈고 나중에 성공하여 엄청난 돈을 번 예술가입니다. 단 이 책의 주인공 데이비드 호크니가 훨씬 나이가 많고 허스트(이 양반도 노년에 접어들었지만)에 대면 거의 아버지뻘입니다. 

고대 이집트 미술 중 남은 것들은 대개 평평한 표현 양식이 일관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3차원이며 (비록 망막은 2차원 캔버스이나) 보고 느끼는 바도 3차원입니다. 그러니 예술가는 일단 2차원 평면에 대상을 담으면서도 대상에 대해 최대한 입체감을 살리려 애쓰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기이하게도 가뜩이나 협소한 2차원에 대상을 더 구겨 넣었던 셈입니다. p34를 보면, 데이비드 호크니가 학생이었던 1960년대에 이미 추상주의는 미술계를 제패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독한 천재 호크니는 "내가 관심있던 건 언제나 재현이었다"며 자기 소신을 굽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진짜 천재는 시대 정신을 충분히 수용하되 자신의 참뜻은 타협하지 않는데, 그 균형 지점을 살피는 재미가 관객에게는 특권입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로열 아트 컬리지를 다닐 때 자신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했습니다. 지금이야 서유럽에서 동성결혼까지 허용되는 세상이지만 이 영감님이 젊었을 때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고생깨나 했지 싶습니다. 그런데 이분을 더 괴롭힌 건 파트너, 연인 등이 바람을 피우거나, 거꾸로 너무 성적인 방향으로만 집착하는 경우였던 것으로도 보입니다. p61에 나오는 밥 얼스 같은 사람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밥 얼스도 밥 얼스지만, 이 데이비드 호크니 역시 참 많은 연인들을 만나고 다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런 분들은 한 상대에 정착을 하기 힘들어할까요? 그렇게나 자주 "첫눈에 반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피터 술레진저를 만나고부터 호크니는 마음의 안정을 찾습니다. 그런데 슐레진저의 부모는 당장 그들더러 정신과 의사를 만날 것을 권하는데, 저는 이 대목에서 (죄송하지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p71에 그려진 psychiatrist가 마치 지그문트 프로이트 같은 외양이기 때문입니다. 비엔나에서 활동한 유대인 프로이트는 호크니가 1살 때 나치의 탄압을 피해 런던에 이주하여 1년 후 거기서 죽긴 했으나 두 사람이 만났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어떤 정신과의사의 생김새 그 스테레오타입까지도 프로이트라고 암시하는 듯해서 작가 사이먼 엘리엇의 유머감각이 느껴졌습니다. 맨 앞에 언급했던 <예술가의 초상>에서 풀장 위에 서 있던 인물의 모델이 바로 슐레진저입니다. 1972년에는 그들이 이미 결별했었지만 말입니다. 두 사람 사이 나이 차는 열 살이며 슐레진저는 당시 미성년자였다는 게 충격입니다. 

예술가의 창작 과정은 결코 즉흥적이거나 가벼운 감각의 자극으로 출발하지 않습니다. p141을 보면 그의 대표작 <피어블로섬 하이웨이>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그가 직접 교차점에서 800징의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대상이 어떻게 보이는지의 문제가, 상황, 빛의 과다, 각도, 사람의 심리에 따라 얼마든지 판이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그는 작품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통해서도 대중에게 보여 준 것입니다. 1985년 말 그는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을 방문하는데 대통령에 영국 찰스 왕세자의 배우자를 다이에나 비(妃)가 아니라 데이비드라고 부르는 통에 그가 매우 재미있어했다고 p143에 나옵니다. 레이건은 재임 중 자신의 장관들 이름도 헷갈리곤 했습니다. 

예술가의 삶은 한편으로 화려한 듯해도 근본적으로 그의 세계를 주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기에 그 본질적인 고독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호크니의 작품과 복잡다단한 생을 작가 사이먼 엘리엇이 그의 작풍, 스타일에 따라 잘 그려내었으며 어려울 수도 있었던 주제를 최대한 쉽게 풀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쁘고 멋진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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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천문학 이야기 - 별에 빠지다
김상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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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면 로드 스타이거가 분한 상인 캐릭터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이 세상에는 나 코마로프스키 같은 자가 있고, 유리 지바고 자네 같은 인간이 있지." 저자 김상철 선생님은 이 책의 앞날개에서 이런 말씀을 꺼냅니다. "세상에는 은하수를 맨눈으로 본 사람이 있고, 은하수를 한 번도 보지 뭇한 사람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저도 후자에 속하는 인간인데, 제 친구 중 하나는 방학 때 시골에 다녀와서 하는 말이 "하늘에 별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쏟아질 듯한 별이 촘촘히 박힌 하늘을 보고 자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이후 성장과정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영화에서 코마로프스키는 일생을 물욕, 성욕에 집착하며 남한테 피해만 끼치다가 죽었고, 의사 지바고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 죽은 편에 가깝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커서 과연 어느 편의 어른이 되길 원할까요. 

(*북유럽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p10을 보면 "천문학은 선진국에서 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연구를 하려면 엄청난 돈이 들고, 어렵기로는 극악의 난도를 자랑하며, 당장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바는 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득한 과거 점성술의 단계에 머물 때도 천문학(의 초기 형태)은 왕의 지근거리에서 당대 최고의 브레인이나 총신이 봉직하는 영역이었고, 중근세 이후로는 티코브라헤나 케플러, 혹은 아이작 뉴턴 등 세계가 배출한 가장 우수한 학자들이 업적을 이뤘습니다. 우리는 보통 중3때부터 달의 모습 변화, 천구(가상의 모델), 황도, 세차 운동 등을 과학 시간에 배우는데, 전교 1등이라고 해도 이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애가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걸맞은 방식으로 차근차근 지식을 섭취시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며, 김상철 선생님은 중학교 참고서보다 더 컬러풀한 편집을 가진 이 책 속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 어려운 원리를 하나하나 풀어 주고 있습니다.    

p64를 보면 미국 땅인 하와이에 지은 스바루 망원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별(나아가, 물리계와 우주를 관통하는 최후의 원리)을 연구하려면 지금이 무슨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시대도 아니고, 아무리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 해도 혼자서 추론과 상상만으로 이론을 만들 수 없습니다. 셜록 홈즈도 범인이 누구며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묻는 왓슨에게 "벽돌이 있어야 집을 지을 게 아닌가!"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데이터가 있어야 과학 법칙이 발견되는 법이며 이는 케플러나 호이겐스, 뉴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은 일찍이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1960년대부터 동양 최대의 천문대를 만들었으며,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근본 이치를 탐구하려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맹성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GMT라고 하면 예전에는 그리니치 민 타임이라고 해서 세계 표준0시를 가리키는 뜻으로 많이 썼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책 p83을 보면, 특히 현대 천문학계에서는 이 약어를 거대 마젤란 망원경(Giant Magellan Telescope)이란 뜻으로 쓰는데, 이 책에 나오는 25m는 합성유효구경입니다. 총기류도 그렇고 대개 구경이라고 하면 원통 입구의 지름을 가리키지만 이런 거대 천체 망원경의 경우 물리적 사이즈가 아니라 광학적 합성을 통해 환산한 가상의 지름입니다. p87을 보면 이 정도 규격만 되어도 한 나라의 재력으로 감당하기 힘들고 여러 정부가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지도자들이 더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GMT 등 대형망원경이 아무곳에나 설치될 수는 없고 p113에 나오듯 여러 입지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하늘이 맑아야 한다, 공기의 흐름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등의 조건이 맞아야 별이 잘 관측되니 말입니다. 또 주변의 빛 공해가 적고 습도가 낮아 건조한 편이 좋다고도 책에 나옵니다. 어려서부터 우리는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의 존재에 대해 마냥 신기해했는데, p113에는 안드레아 게즈라는 물리학자가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자리한, 태양 질량의 400만배가 넘는 초거대 블랙홀의 존재를 밝혀내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칠레 등 남반구 소재 국가를 현지 답사한 저자의 기행문처럼, 직접 찍은 사진과 개인적 소회를 기록한 분량도 상당한데 천문학자의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KAIST는 교육기관 역할을 겸하고, p205에 나오는 KIST(1966년 설립)은 순수 연구기관이죠. 한국은 그간 기민하고 영리한 추격자(follower) 역할을 아주 잘해냈습니다. 그러나 저자께서는 이제는 나라의 역량이 이만큼이나 성장한 만큼 선구자, 즉 first mover 역할로 메인 포지션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이 미래를 이끄는 글로벌 중심에 서러면 반드시 필요할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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