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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공존 - 숭배에서 학살까지, 역사를 움직인 여덟 동물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김정은 옮김 / 반니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인간과 동물의 관계, 뗄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임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태 역사 속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대한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 사실에대한 정리를 해놓은 책이 나왔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함께 걸어오게 되었는지, 그 관계가 역사의 변화조차 만들어 왔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지루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어 책장을 넘기는 일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우선은 가장 친근한 개에 대한 이야기부터 소개되어 있다. 숲과 습지가 있던 환경적 요소는 오래 전부터 인간과 개는 친구이자 동반자 관계로 살아왔다고 한다. 매장 의식 속에서 개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을 보면, 고대 사회에서는 영적인 부분과도 연관을 가진 것이 바로 개였던 것이라고 한다. 개의 매장은 1만 4000년 전에 시작되었다는데, 고대 사회에서 개 무덤이 있는 이유는 질서와 균형의 회복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가뭄과 기후 변화들로 인해 아시아 서남주의 수렵 집단이 농경에서 목축 사회로 바뀌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 역시 변화가 찾아 왔다고 한다. 바로 동물의 가축화가 진행된 것이다. 가축화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환경과 동물 그리고 인간에게까지 그 변화를 가져왔던 것이다. 사냥을 통해 공동 소유였던 동물이 개인이 동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결국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재산이 되었고, 가축의 규모가 부의 상징이 되면서 친족 집단이나 마을에서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게 되었다.
기원전 4000년대에 수레와 쟁기가 개발되면서 소가 일하는 동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희생 제물로 쓰이는 신령스러운 소와 일하는 소 그리고 고기로 먹을거리가 되고 있는 소의 구분이 이루어졌다고도 한다. 나일강 유역 최초의 당나귀 유골은 기원전 4000년대에 나일 삼각주와 수단 북구에 위치한 마을에서 발굴되었다고 한다. 당나귀는 짐을 운반하는 동물로 쓰였으며, 더러는 파라오 곁에 묻히기도 했다고 한다. 당나귀는 나일 강 유역을 오르내리면서 홍해 연안과 사하라 사막 깊이까지도 육로를 연결했다는 것이다. 유프라테스 강과 지중해를 연결했고, 티그리스 강 상류 지역과 터키 중부를 이어주기도 한 것이다. 이집트의 지질학적, 문화적 고립을 허물어뜨렸고, 군사 작접의 보급을 담당하기도 했다 한다.
말 역시 당나귀가 역사에 미친 영향만큼 그 역할이 상당했다고 한다. 말이 있어서 멀리 떨어져 있던 공동체 사이간 혼인이 이루어졌고, 소원했던 사람들과 정착지들이 교류를 통한 연결이 되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었으며, 사상의 전파와 스텝 지역에 단일한 문화적 전통과 신앙 그리고 가치관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스텝 지역의 기마 문화는 이동성이 컸으며, 왕국이 발달했던 것도 말 덕분이었다고 한다. 말은 유목민들의 생존을 가능하게 했으며, 문명을 무너뜨리고, 강한 제국을 창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기원전 2500-1400년에는 나일 강 유역과 레반트의 들판에서 낙타의 흔적이 등장한다. 기원전 1200년이되자, 아라비아 외곽에서 낙타가 널리 사육되었다고 하는데, 4세기가 되자 아랍의 상인들은 동로마제국 내에서의 수송업 경쟁에도 낙타를 이용했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낙타 사육지역에서 일부 목축인이 이종교배를 하면서 엄청안 양의 짐을 운반할 수 있는 잡종 단봉 낙타가 탄생되었다. 당나귀로 국제적인 대규모 대상 교역이 시작되었다면, 낙타를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부를 유럽으로 들여오는 과정을 도움으로 그 교역을 확대했다고 말한다.
우리들의 역사 속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숭배와 동반자적 입장에서 시작하여, 착취와 재산의 상징이 되고, 인간의 잔인성 아래에서 학대를 당하는 동물이 되었다. 어떤 동물은 애완용으로 다루어지기도 하고, 어떤 동물은 여전히 잔인한 차별 속에서 인간의 지배 아래에서 살아가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 함께 발 맞추어 걸어온 동물과 인간의 관계, 그 변화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이 책은 흥미롭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여덟 동물의 역사 속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되새기며 우리들의 미래 속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