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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평점 :
📗소담 꼼꼼평가단으로 참여하여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네, 지워지니 사랑이고 흐려지니 추억입니다˝
어쩌면 책의 제목은 자문자답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렇게 화답하겠습니다
노트 필기 이외에 내가 좋아서 대중가요 노랫말을 적어본건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이 (1991.11) 처음이었습니다
2000년이 시작되기 전의 어수선함, 어른이 되고싶다는 마음과 한편으론 성인이 갖는 부담감에 많이 좌절하고 지쳐가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라디오 방송에서 나오는 대중가요는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게 해준, 부담없는 친구였지요
깔깔거리고 웃고, 모든 에너지는 내 것인것처럼 설치던 학교 생활중에도 문득 느껴지던 외로움ᆞ그리움을 치유하는 방법이었던 노랫말 옮겨적기입니다
내 감정을 종이 위에 써놓고는 한 글자씩 다시 눈을 통해 마음에 담는다는 건 ‘읽기‘가 주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의 저자 황경신이 에필로그를 통해 밝히듯
글 비슷한 것을 쓰려고 노력하던 무렵의 풋내, 글을 지어먹고 살기 시작했을 무렵의 오만, 글의 온기에 기대고 글의 냉기에 까무러치기를 반복했을 무렵의 찬란하고 비루한 자의식 (중략)
최소한 진부하지는 않다 비록 그것이 낡고 빛바랜 것이라 해도-
공감했습니다 그 시절에 최선을 다한 과거와 오늘도 최선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현재가 마주 볼 때의 느낌을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를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공부가 힘들어, 가족들이 보고싶어 그걸 밤새도록 적어놓고는 아침에 읽어보면 ‘내가 이런걸??‘ 하고 피식 웃으며 덮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글을 성인이 되어 우연히 발견해 읽고는 잘 자랐음을, 그땐 버겁기만 했던 나의 감성이 이렇게 온전히 간직되어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몇 번의 이사와 정리 끝에 사라져버린 나의 문집이자 다이어리를 다시 찾은듯한 기분이 든건, 한 때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 시절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2018년 9월에 출간된 책이고 글의 내용은 그 이전의 내용이지만 2021년 9월 오늘을 사는 나에게 추억과 함께 미래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때의 하늘도 이리 맑고, 수놓은 구름도 예뻣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사진과 글의 어울림이지요
무슨 내용을 쓰더라도 다 어울리게 만들어 버릴듯한 저 하늘의 높고 푸름에 그만 반하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마치 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릴 것 같은 불안감, 그리운 것들을 모조리 꺼내어 하나씩 닦아서 제자리에 두고싶던 그 어느 날이 기억나 읽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려옵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동명의 시를 읽을 때의 느낌은 어떤가요?
알면 알수록 질문은 많아지고 그 질문들은 깨달음으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어느순간 또 질문 위에 놓여있지요
생을 놓을 때까지, 아니 생을 놓았다고 다 알 수 있을까요...
숨을 말려버릴듯한 이글거림으로 우리를 힘들게 하던 그 태양이, 언제그랬냐는듯 하늘의 구름과 장난을 치며 노는 모습입니다
시도 그렇지요 프리즘에 반사하는 그 빛처럼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런 이유로 이 9월의 가을에 다시 읽어도 좋을 책, 미처 읽지 못했다면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로 마음을 맞춰봐야 할 책, 사진과 글이 맞닿아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된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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