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을 다시 시작한건 독보적이라는 독보적(?)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애써 좋게 말하자면 한 곳에 오래 버티는 습관이 있는 나에게 하루 만보의 도전은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오천보가 미니멈이지만 스스로 만보를 넘겨보려 목표를 잡았다. 무작정 걸었던 적도 있다.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걷는다. 가끔 폰을 놓고 나가 걷고는 허망해하기도 하지만..
이제 걷기가 틀이 잡혀가니 책들이 눈에 담긴다.
사놓고 잊고 있던 책들을 찾아 읽고 친구(?)들의 책에도 눈이 간다.
아! 이 책!
사려다 놓친 책들이 보이고
어? 이 책?
호기심이 동하는 책들이 보인다.
어? 이 분!
엄청난 밑줄 긋기와 1일 5~6권을 읽는 분들.
책 좀 읽는다 소리를 가끔 듣는데도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
마구잡이 읽기가 맥락을 잡아가고 제멋대로 걷기가 규칙을 찾아간다.
어떤 이에게는 별것 아닌. 무쓸모의 앱이거나 프로그램이겠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리적 시간이 한정적이므로 시간배분을 해야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다보니 하루의 규모가 짜임새를 찾아간다.
일종의 나비효과일까?
‘북플앱을 깔았다‘에서 시작된 거의 2개월여의 일상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 어떻게든 걸어보려 애쓰고 얼마라도 읽어보려 노력하는 것이 때때로 대견하다.
책을 챙기고 운동화를 고쳐매는 일상.
날이 추워지니 걷기에 꾀가 나기도 하지만 어쨌든 잘 유지해봐야겠다.
하루 한권 읽기도 빠듯한 나의 일상. 하루 대여섯권 백여개의 밑줄을 그을 역량은 못되지만 꾸준함으로, 일상의 틀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북플을 이용해야겠다.
나이가 든 탓인지 창의적으로 앱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같지만..
알뜰하게 읽기 위한 방편으로라도 당분간은 사용할 듯하다.
걸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