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판단하기에, 아버지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그 담배꽁초를 조작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 다른 하나는 세실리아 사건을 좀더 폭넓게 조사해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는 것. 두 가지 모두 가망이 없어 보였다. 적어도 혼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 남자에게는,
그런데, 뭔가 잘못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직감이었다. 후각이나 시각다. 더 근본적인 감각에 따른 이 위화감에 그는 오싹해졌다. 누군가 이곳에 왔었던 게 틀림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지,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단지 지금 거실의 모습이 그가 떠났을 당시와 다르다는 불편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만약 이번에 발생한 실종 사기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 그의 일은 지극히 가치 있는 것이 될 터였다. 그녀가 살아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것이야말로 그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노란색 리본을 달아놓았던데."
"그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두 가지 심정이 들었습니다. 첫째, 시도 때도 없이 질문에 답변 하는 것은 수사 진척에 방해가 된다. 둘째로, 언론이 관심을 보인 다면 일반 시민들이 제보를 더 활발히 해줄지 모른다." "언론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습니까?" "물론입니다만, 언론에 대응하는 것도 우리 일의 일부입니다."
그의 시선을 마주하자 가슴속 심장이 쾅쾅 울렸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다 못해 사람을 베어놓는 듯했다. 모든 것이 담긴 눈빛이었다. 아마 오슬로 거리에서 그녀를 보고 기억해둔 모양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