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와 새엄마, 두 분은 행복하셨을까? 아니 행복한 순간이 있기나 했을까? 친엄마는 자기 삶을 찾기 위해 자식둘과 절연했고, 새엄마는 남의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사셨다. 나는 두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두 엄마는당신들이 선택한 삶을 살았다기보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삶을 사셨던 건지도 모른다. 나에겐 다른 선택지가 있길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길이 아닌, 내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아마도 외로운 긴 세월을 버티게 해준 건 동물에게 쏟은 정이 아닐까. 정을 받지못해도 살 순 있지만, 정을 안 주고 살기는 어렵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하나하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다. 난 그분의 일부에서 삶을 시작했다. 이젠 이해할수 없는 일 중에 어떤 것은 그대로 놔둔다.

 돌이켜보면 결혼을 하자마자 임신한 것이 참 다행이다.
아기가 태어나고 1년 후 남편은 신장암 수술을 받았다. 어떤 타이밍은 인생 전체를 바꿔놓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고, 죽고난 후 무엇이 남는지도 모른다. 죽은 뒤 아무것도 없다면,
삶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할까? 죽음에 대해선 살아 있을때 생각해놓아야 한다. 죽음에 임박해서 생각하긴 어렵다.
죽음을 피할 순 없지만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결정할 수있다.

한번에 받아들이기에 너무 큰 고통은 처음에는 다른 사소한감정으로 대체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받아들일 수있을 때 진짜 고통이 된다. 이별의 슬픔도 그렇다. 처음에실감하지 못했던 이별이 한참 뒤에야 현실이 되어 나를 울게한다.
큰 고통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 때문에 받게 된다. 그만큼의 마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시간을 들여서 그 사람을 지켜보는 일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것이라고 한다. 고독은 혼자있기를 원하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반면 외로움은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어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글쎄? 엄마도 모르겠다."
"아, 알았다. 영혼이 중요한 거지. 사람은 죽으면 영혼이 남으니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가 아프기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했던 일들을 조금이라도 다시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잠을 못 자 늘 피곤하고 신경이 곤두서 있으면서도 그랬다. 삶이 얼마나 간절해질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가 내게 남겨준 큰 선물이다. 

똑같은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아무것도 기억에 남지 않 는다. 몇 년의 시간이 스르르 가버린다. 한순간을 기억에 남 기고 싶다면, 그만큼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허무하게 사라지는 시간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그뿐이다. 잡고싶은 특별한 순간은 나 혼자일 때가 아니라 우리일 때다.

‘당신이 내게 남긴 게 하나 더 있어. 그건 바로 죽는 순간의 모습이야. 나도 당신처럼 죽게 될 테니, 지금의 삶이 두렵지 않아. 언젠가 모든 것이 끝날 테니까. 아니 사실 두려워. 삶에 질질 끌려다니다 죽게 될까봐. 

 질문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의사가대답했다. "환자가 다음 예약 날짜에 오지 않아도 전 놀라지 않을 겁니다." 그 말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한 달 안에 죽는다 해도 놀라지 않는다는 말이니까. 다행히 남편은간호사와 다음 검사 예약 날짜를 잡고 있어서 의사의 말을듣지 못했다. 의사는 그의 남은 수명을 예언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일 몸의 감각이 서서히 사라진다면 미각, 후각, 청각, 촉 각 순으로 사라지면 좋겠다. 마지막까지 시력은 살아 남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 고흐와 고갱은 여기저기 물감이 묻은 셔츠와 재킷을 입고 종종 이 식당에서말없이 저녁을 먹곤 했다. 그들은 으레 소고기 스튜 아니면 구운닭고기와 통에 보관하는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노란 집에서 몇주를 지내고 났을 때, 고갱은 과부에게 집 바로 옆에 식당이 있는건 축복이라고 말했다. "빈센트는 수프 끓이는 걸 좋아해요." 그가 말했다

"응 자주 못 보지. 항상 새로운 곳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거든."
"집이 아니라요."
"집은 완성된 그림을 들고 가는 곳이지."
바네사는 생각해보니 그의 아이들이 가엾었지만 고갱이 자신과있어주어서, 노란 집을 그의 집으로 삼아주어서 행복했다.

물감을 다 섞은 화가가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녀는 화가의 의도를 미루어 짐작하고 부채를 든 채 자세를 잡았다. 오른손에부채를 들고 손잡이가 왼쪽 허벅지와 수직을 이루며 깃털이 오른쪽 가슴을 가리도록 했다. 그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화가는 좋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에게 왼쪽으로 몸을 좀더 기울이라고 손짓했다. 손바닥으로 의자를 누르자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그녀의 왼쪽 어깨가 올라갔다. 그녀는 자세를 잡고, 화가나 남편이아니라 열린 문 너머 공터를 지나 숲을 채운 어둠을 응시했다.

그녀가 보러 온 작품은 안쪽 벽의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그림 앞 벤치에 앉아 하얀 원피스를 입고 눈은 갈색에머리는 그녀처럼 빨간 여자와 시선을 맞췄다. 여자의 손에는 베니카스 부인이 육십 년 전 화가에게 선물한 하얀색 부채가 들려 있었다. 그는 아를로 돌아와서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