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스뮈스는 단지 암기를 위한 암기나 사실 관계를 잊어버리지 않기 의궤무턱대고 외우는 식의 암기를 추천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암기란 단순한 저장의 의미 이상이었다. 종합의 과정을 위한 첫 번째 단계였고, 독서에 대한 더 깊고 개인적인 이해로 이끄는 과정이다. 그는 고전 역사학자인 에리카 럼멜Erika Rummel이 설명했듯이 사람은 "배우고 곰곰이 생각한 대상에 대해 스스로 요약하거나 내면화해야지, 모델로 삼은 작가의 바람직한 면을 무조건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고믿었다. 에라스뮈스가 말하는 암기는 기계적이거나 무의식적인 과정과는 거리가 멀며, 완전하게 사고를 이용하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의 실험 결과는 1890년 윌리어제임스로 하여금 기억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도록 했다. 이 두 가지란 영감을 가져다준 사건 직후 마음속에서 증발해버리는 ‘주 기억 Primary Memory‘과 뇌가 무기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보조 기억Secondary Memory‘ 이다.
이 회로들은 심리학자들이 ‘암묵 기억Implicit Memory‘ 이라고 부르는 저장과 관련이 있는데, 암묵 기억이란학습한 기술을 반복하거나 반사적인 행동을 행할 때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과거의 경험에 대한 무의식적 기억을 말한다. 달팽이는 아가미를 수축할 때 이 암묵 기억에 의존한다.
우리의 뇌는 망각에 익숙해지고 기억에는 미숙해진다. 웹의 정보저장에 대한 높아지는 의존도는 사실 저절로 계속되고, 저절로 증폭되는 순환 고리의 산물이다. 인터넷 사용으로 생물학적인 기억 장치에 정보를 저장하는 일이 더 어려워지면서 우리는 피상적으로 사고하게 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의 광활하고, 쉽게 검색 가능한 인공지능에 더더욱 의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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