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그림처럼 - 나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일상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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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미술관에 가서 여러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꽤 오랫동안 내 발길을 머물게 하며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있다. 주로 그림 속에 아름다운 여인들, 한가로운 전원 풍경 그리고 풍성한 드레스나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역사 속 한 장면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그렇다. 그림 속에 나타난 인물들의 표정과 모습을 보며 그 당시 상황을 상상해보기도 하도, 아름다운 여인들의 자태를 보는 것도 즐겁다. 한가로운 전원 풍경은 마음을 굉장히 편안하게 만든다. 그림 속 세상은 역사의 흐름과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도 담아내고 있다. 책과 마찬가지로 이런저런 상상만으로 난 그림을 보는 순간만큼은 자유롭고 편안해질 수 있다.

이 책 속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미술 작품을 보면서 한가롭게 눈과 마음을 좀 식혀볼까' 하고 고른 책이었지만 이 책은 작품 자체의 감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단순히 작품의 감상의 내용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한 삶의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당신도 그림처럼......' 그림 속 세상을 동경하며 그림에 나타난 일상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로움을 찾고, 자신있고 행복해지자라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귀스타프 쿠르베의 작품이다. 평소에 쿠르베 작품에 관심도 있었지만 그의 당당하다 못해 도도해보이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좋다. 이 외에 자화상이 여러 개 있다. 그리고 이 남자 꽤 잘생겼다. 삐딱하게 내려다보는 거만한 표정~ 실제로 쿠르베는 "내 그림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쿠르베 뿐이다."라고 직접 이야기할 만큼 최고로 불손했던 화가였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이야기한다. 오만해도 좋으니 자기 자신에게 당당해지라고.. 그리고 자기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사랑하라고...

다음으로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이다. 그림 속의 시계는 녹아 늘어져 흐느적거린다. 시계 위의 파리와 개미떼들은 인생의 시간을 갉아먹는 상징인지 생의 즐거움을 갉아먹는 상징인지 소름끼친다. 작가는 '시간은 시간일 뿐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시간이란 실체가 없는 그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눈금일 뿐인데 우린 왜 매일 닥달하며 시간에 얽매여 사는 것일까?

끝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다. 그림 속의 인물은 없고 파이프만 덩그라니 남겨진 빈 의자가 조금 슬퍼 보인다. 하지만 이 의자를 통해 우리는 고흐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내게 맞는 의자는 어떤 것인가?' 작가는 내가 앉아 있는 지금의 의자를 살펴보고 진정한 나의 의자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자고 한다. '내 의자가 과연 어떤 자화상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이 밖에도 많은 작품 속에 드러난 여러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고흐의 의자나 달리의 시계가 그냥 의자나 시계가 아니 듯이 그림 속에 나타난 사소한 소품 하나도 그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책, 영화, 노래, 역사 등을 통한 다양한 이야기들은 하나의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미술 작품을 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 책은 미술 작품 감상을 위한 책이 아니라 미술을 소재로 하여 삶을 이야기하는 에세이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이 에세이이기에 더 편안하고 좋았다.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의 순서대로 진행되는 구성도 편안했고..무엇보다 작가가 지향하는 '슬로우라이프'에 공감이 갔다.  

'이 말은 언뜻 한가하거나 게으르고 싶다는 의미로 들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자연의 속도에 맞추고자 하는 삶의 철학이 담긴 말이다.' <p.155>

 나도 이쯤에서 한박자 쉬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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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사이코패스 -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이상인격자
로버트 D. 헤어 지음, 조은경.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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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라는 말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몇년 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유영철 사건을 비롯하여 수많은 연쇄 살인범들이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받았다. 사이코패스를 소재로 한 영화나 각종 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한때는 그 용어 자체가 유행이 될만큼 우리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 연쇄살인범의 90퍼센트, 폭력사범의 50퍼센트가 사이코패스란다. 또한 사이코패스가 출소 후 재범률은 80퍼센트에 이르며, 강력 범죄를 일으킬 확률도 40퍼센트로 다른 범죄자의 두배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사이코패스들이 특정 범죄자도 많지만 대부분은 우리와 함께 정상인의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이 책이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다. 

그럼 우리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사이코패스란 말인가? 참으로 당혹스런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세상에는 별의별 성격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 충동적이고 공격적이며, 자신의 성질을 참지 못해 매사에 신경질적인 사람들도 있고, 다소 교활하고 음흉하며, 거짓말을 밥먹 듯 하는 사람도 있다. 나 또한 굳이 따지려 든다면 그리 온화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이런 사람들 모두를 사이코패스라고 단정짓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사이코패스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일이며, 전문가들이 지닌 기준표에 의해 정확한 실험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단다. 책을 읽는 나로서는 조금 더 명확한 기준을 알고 싶었지만 판단 자체가 조금 모호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사이코패스가 정신분열증 같은 것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정신분열증과 사이코패스를 명확하게 구분한다. 일례로 우리는 연쇄살인범의 잔인한 행각을 지켜보며 '저런 짓을 하다니 정말 미친것이 분명해'라고 생각하지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경우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그들이 미쳤다거나 제정신이 아니었다거나 하는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현재의 정신의학적 분석에 의하면 사리분별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정신이상 살인범과 제정신 사이코패스 살인범을 구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도 과학적으로 계속 논쟁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또 대부분 범죄적 성향을 갖고 범죄자가 되는 사람들은 사이코패스가 많지만 정작 사이코패스는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기 때문에 교도소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더 많다고 한다.

사이코패스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충동적이고 과장이 심하며 자기중심적이다. 후회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며 자극을 추구하고 책임감이 없다.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하며 신체적 감정이 불완전하다. 다시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는 생리적인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공포를 느끼는 잔인한 일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인과 전혀 다르지 않다. 오히려 처음 봤을 때는 일반인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지극히 계산된 능력으로 일반인들의 약점을 정확하게 꽤뚫어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한다. 더 놀라운 것은 사이코패스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계층; 정치인, 사업가, 의사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들은 인간성은 매우 나쁠지 모르지만 탁월히 계산된 능력으로 약자를 밟고 일어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럼 사이코패스를 치료할 방법은 있는가? 또한 우리 사회에 사이코패스가 많다면 그들을 대처하는 방법은 있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을 통해 이 두가지 물음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얻을 수 없었다. 불행하게도 사이코패스를 완치할 방법은 없다'라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사이코패스라는 자체가 그들의 결점이나 잘못된 점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치료 프로그램이 개발 연구 중에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효과는 못본 것 같다. 사이코패스라는 것이 질병의 일종이라기보단 '사이코패스 자체라는 것이 애초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인간이다'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쉽게 이해될 것 같다. 또한 더 불행하게도 그들에 대비한 행동 방침조차 명확하지 않다. 그저 그런 인간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정보와 실제의 예를 통해 사이코패스와 사이코패스 인격체에 대해 충분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란 명확한 기준표를 제시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조금 이기적인 성격의 인간들을 자칫 사이코패스라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또한 어떤 해결책이나 대처 방법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얻은 정보들을 실제 사회에서 활용하거나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만 생긴다.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 성향으로 바뀌어가고, 이기주의자들이 늘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이코패스라는 돌연변이적(?) 인격체가 우리 인간사회에 점점 생겨나는 것 같다. 참으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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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의 핀볼 - 무라카미 하루키 자전적 소설,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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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갖고 살아있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이토록 허무한 일임을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토록 쉽게 삶을 끝낼 수 있는지.. 그리고 그렇게 쉽게 한줌의 재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것인지..슬프면서도 안타깝다. 얼마 전 내 생애 죽음으로 인한 ’상실’을 처음으로 느껴봤기에 그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해서 일하고 있고, 출퇴근 시간에는 여전히 책을 붙잡고 있지만 내 생각의 대부분은 죽은 ’그녀석’에게로 향한다. 같은 페이지를 여러번 다시 읽어야 겨우 한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그래도 책 읽는 것만큼 내 자신이 편안해지는 시간은 없다. 친구와의 약속도 모두 취소했다. 당분간은 이렇게 고립된 일상 속에 스스로 안정을 찾을 생각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 고독하고 방황한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상실감도 결국은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작은 ’지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결국 애틋한 그리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내가 하루키 소설에 심취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리움 때문이다. 그 그리움은 다소 공허하고 쓸쓸하지만 웬지 모르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그리움과 공허함 속에는 작고 희미하지만 약간의 희망의 빛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 희망이라는 것이 지나친 바램이나 기대가 아니라, 다소 현실적이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 작은 빛이라 자칫 모르고 지나갈 수 것이기에 더 큰 상실감을 느끼기도 했지만(소설 속 이야기에서의 기대치는 현실에서보다 더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하루키 소설의 매력이라는 것을 안다.

이 소설 속에도 두 남자가 등장한다. 주인공 ’나’와 ’쥐’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하루키의 전작을 읽었기에 책속 배경과 생각들이 그대로 이어져 전해졌다. ’전작’에서 시간이 5년쯤 흘러 둘다 이십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이다. 주인공 ’나’는 몇년전 죽음으로 연인을 잃은 상실감에 핀볼에 탐닉하며 과거 속에 머물러 살며, ’쥐’ 또한 소설가로서의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고뇌한다. 결국 그 둘은 그들을 옥죄고 있었던 과거와 현재의 덫에서 스스로 출구를 찾아 떠나는, 다시말해 스스로 과거의 아픔과 화해하고 현재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과정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 ’나’가 핀볼 기계를 통해 과거의 죽은 그녀와 재회하는 장면은 눈물이 나올만큼 슬펐다.  내 사랑스런 ’그녀석’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정말 그럴 수 있다면...하는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났다. ’그녀석’을 보낸지 얼마 되지 않아 난 아직도 습관적으로 그녀석 이름을 부르고 혼자 무의식적으로 그녀석에게 중얼거리며 떠들기도 한다.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되돌아오는 대답은 아직 못들었지만 지금쯤 좋은 곳에가서 마음껏 뛰놀고 있는 상상을 한다.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야 그녀석’의 죽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겠지만.. 지금은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그녀석은 분명 행복할테니깐...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다.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되어 있다. 우체통, 진공청소기, 동물원, 양념통. 물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쥐덫 <p.20>


1973년 9월, 이 소설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입구다.
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만약 없다면 글을 쓰는 의미가 전혀 없게 된다. 
<p.35>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다’라는 이 말이 강하게 내 마음을 울렸다. 지금 내 상태가 다소 침체되어 있고, 갑갑한 쥐덫 속에 갖힌 느낌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출구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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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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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그녀의 책을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구호 활동을 펼치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위 안에 든 매우 활동적이고 당당하며 열정적인 여성으로 기억한다. 이 책을 통해서도 세계 각국 어려운 지역에서 앞장서서 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내가 하지 못하는 아니 보통 사람이라면 선뜻 나서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는 그녀에게 무한한 존경의 마음이 생겼고, 한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앞서 나아가는 그녀가 더 없이 높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강할 것 같은 그녀도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며, 전세계의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며 눈물짓는 여린 마음을 가진 여자였다. 엄마 또는 누나의 마음으로 그네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손길을 주고 진심으로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그녀를 보며, 현실에서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사소한 일에 인상쓰고, 별 것 아닌 일로 짜증을 잘 내고, 며칠 놀러갔다 왔으면서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피곤하다 하고....이런 내 자신이 마음에 안든다고 지금도 쓴소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가장 좋은 점은 긍정적인 삶의 자세였다.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자기 자신을 추켜 세우며, 세상의 모든 돌아가는 것들에 대해 호들갑스러울 만큼 기쁘고 반갑게 생각한다.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자기 자신을 만족시킬 뿐더러, 남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함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십여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자마자 바로 등산을 간다는 그녀의 부지런함에 또 다시 놀러왔다. 등산화만 오래전에 사놓고 아직도 산에 못올라가고 있는 나의 게으름과 정말 비교된다.ㅎ

그녀의 부지런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호활동에 필요한 언어를 습득하고자 중국어를 1년 동안이나 배웠고, 지금도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몸으로 실천하는 구호 활동을 넘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이뤄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남을 돕는 삶에서 그녀 자신도 보람을 찾고 그녀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유인 것 같았다. 현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서 승진도 거부한다는 그녀였다.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라고 말하는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보며, 이렇게 까지 노력해서 그녀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되었다.

모든 내용들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의 종교에 대한 열린 생각이었다. 대개 구호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종교 활동과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물론 종교단체에서 좋은일을 많이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특정 종교를 앞세워 구호 활동을 하는 것은 국제 인권법과 인도적 차원에서 위배될 뿐더러,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의 종교가 모두 같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종교를 겉으로 드러내 전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내용에는 정말 공감이 갔다. 종교의 목적이 자신이 믿는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것도 중요한 것임을 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이기 이전에 수백 아니 수천년간 이어져 내려와 문화로 정착된 어찌보면 그 나라의 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무시한 채 자신의 종교만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독선적인 일이 아닌가.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이 타종교 성지에가서 전도활동을 펴는 일들을 가끔 보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창피스럽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1년에 백권씩의 책을 꼭 읽는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 백배하며, 그녀가 소개해 준 24권의 책에는 밑줄 쫙쫙 북카트로 책 이동~ 의 습관화된 나의 일련된 과정을 끝냈다. 독서에 몰두하다 보니 올해의 독서량이 벌써 100권을 훌쩍 넘겼다는 데 웬지 뿌듯해진다.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삶의 에너지가 나에게까지 전해옴을 느꼈다. 조금은 지쳤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 뭔가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다시 집중해서 일을 시작해야 겠다. 할일은 많은 데 오전내내 너무 농땡이를 부렸다. 그럼 오늘 하루도 다시 힘을 내어 화이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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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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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그건 다름 아닌 나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많이 먹는 것을 좋아한다. 또 조금 배가 고프면 참지 못하고 군것질꺼리를 찾는다. 울 엄마는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까지도 군것질을 입에 달고 사냐고 잔소리하시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입 안에 뭔가를 씹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다. 겉보기에 조금 호리호리하고 까칠하게 보이는 외모라 먹는 것에 꽤 까탈스러울 것 같이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내 또래 여성들에 비해 확실히 밥도 많이 먹는다. 식당에서 밥퍼주는 아주머니가 내 얼굴을 쓱 한번 쳐다보고 조금 밖에 안퍼줄 땐 화가 나기도 한다. 이것저것 식판에 수북히 담아오면 옆 직원들이 물어본다 '혹시 아침 안드시고 왔어요?' ㅠ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먹어도 먹어도 그다지 살이 많이 찌지 않는 축복받은(?) 체질 덕분에 지금까지 뚱뚱하단 소리 한번 안듣고 최소한의 몸매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전혀 안하니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배는 어쩔 수 없다. 평소엔 배나오는 것도 그다지 신경 안썼었는데.. 이번에 해변으로 여행을 가다보니 비키니 입는 일이 꽤 부담스럽게 느껴졌다.ㅋ 배좀 들어가게 한다고 주위에 널려있는 수많은 먹거리들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 동네 아는 사람도 없고 한국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긴 했지만 대부분 나보다 더 배가 많이 나온 유럽여자들 뿐이어서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먹는 이야길 하다보니 똥배 얘기까지 넘 길어졌다.ㅋ 이 책은 내 또래의 한 여자가 몇개국을 두루 여행하면서 즐겼던 수많은 먹거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음식 문화와 함께 침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맛깔나는 음식 사진들은 나의 허기진 배를 더욱 고프게 만들었다.

나 또한 몇개국 나라를 여행해봤지만 눈으로 그 나라의 정취를 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음식을 직접 맛보는 일이다. 외국 나가서 며칠 생활하다 보면 한국사람으로서 당연히 매콤한 고추장이나 김치, 구수한 된장찌개가 그리워지게 마련이지만, 난 그 욕구를 되도록 꾹 참고 그 나라에 있는 동안은 그 나라의 음식을 즐겨보려고 노력한다. 물론 안넘어가는 빵을 며칠 째 꾹 삼키는 일이나, 알 수 없는 이상한 향신료로 버무린 냄새만 맡아도 욱! 하고 올라오는 음식들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때는 차라리 안먹고 말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하지만 이런 음식도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억지로라도 먹게 되더라. 억지로 먹다보면 나중에는 조금 익숙해지게 된다.

이번 태국 여행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먹거리였다. 일단 동남아는 각종 과일이 풍부해서 과일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또한 시장이나 길거리에 널린 음식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다 먹고 다녔다. 소위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에 가면 노천에서 파는 음식은 구경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널린게 음식이었다. 가장 맛있었던 것은 바나나 팬케이크와 닭꼬치구이, 바나나잎에 싼 우리나라 약식같은 밥, 태국식 야채 국수, 태국식 매운 오뎅 같은 것들이었다. 뭔가 그 나라말의 정확한 이름이 있을텐데..다 모르겠다.;; 분위기 있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먹는 일도 즐겁지만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먹는 일은 더 즐겁다. 태국 음식들은 웬지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수끼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즐길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고, 태국식 이상한 향신료와 소스의 국물을 들이마셔도 전혀 역한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노천에 깔린 음식을 아무거나 집어먹는 다는 것은 자칫 설사병이나 식중독의 위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 책속에 그녀가 먹어 본 음식 중엔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모르는 것들이 더 많았다. 같은 나라를 여행했어도 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음식들을 그녀는 다 즐기고 다닌 걸 보니 내심 부럽기도 하고, 어떤 나라를 여행하기에 앞서 난 그 나라에 대한 사전 정보나 준비가 한참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또한 먹을 때마다 그녀는 어쩜 음식 사진도 그렇게 예쁘게 많이 찍었는지 모르겠다. 난 일단 먹는 데 급해서 사진은 찍어 둘 생각도 별로 않하는데.. 이 책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먹거리 정보를 얻게 되어 다음 여행 때는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먹는 일을 좋아하는 내겐 더 없이 즐거운 책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먹거리 위주로만 설명이 되어 있다보니 왜 그 음식을 먹게 되었는지. 누구와 어떤 여행을 통해 그 음식점에 가게 되었는지 등 전후 사정 이야기도 조금 곁들였으면 더욱 흥미롭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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