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고 어떤 이들은 무한한 영생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이 죽지 않는다는 상황이 실제로 닥치면 어떻게 될까?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이런 상황을 소설 속에서 멋지게 재현해보였다. 소설이란 것이 어차피 꾸며낸 이야기라지만.. 이 사람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들(눈먼자들의 도시, 눈뜬자들의 도시 등)만 골라서 그럴 듯하게 표현해낸다. 어느날 갑자기 어떤 한나라에 죽음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사회는 급속도로 혼란해진다. 죽음만 존재하지 않는다뿐이지 병자에 사고로 너덜너덜해진 죽지않는 산 송장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정치 사회는 물론이고, 종교계, 보험업계, 장례업계, 요양업들은 큰 위기를 맞게 되고, 이 와중에 마피아라는 불건전한 단체가 정계와 민간 사이에 이익을 챙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까지 발생한다. 병자들과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죽지 못하는 것이 고통이었다. 영생의 기쁨 같은 것은 찾아볼수도 없는 생지옥이 바로 죽음이 멈춘 사회였다. 이 사건은 7개월 뒤 죽음의 신이 다시 죽음을 개시하겠다는 편지 한통으로 또다시 혼란속으로 빠져든다. 죽음의 신은 본격적으로 인간 개인개인의 생활에 직접 개입하여 죽음을 직접 실행하기에 이른다. 죽음의 신'이라니 완전 만화같은 이야기다. 사실 요즘 나도 사신이라던가 사후세계 같은 내용의 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많이 접하다 보니 죽음이란 것에 대해 조금은 친숙해졌다. 친숙해졌다는 말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 단지 그런 꾸며낸 이야기들 속에 나 자신이 많이 빠져있는 것 뿐이다. 죽음이 무섭고 두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언젠가 우리 곁에 아니 내곁에 죽음의 신은 반드시 온다. 그런 죽음의 신이 이 책속에는 멋진 여성으로 등장한다. 이 죽음의 신은 사실 죽음에 문제가 있었던 어느 첼리스트의 죽음을 직접 실행하기 위해 그에게 직접 찾아가게 된 것인데, 어쩌다 보니 그와 사랑에 빠져 그는 죽음을 비켜가게 된다. 이 갑자기 웬 로맨스 소설의 둔갑인지..주제 사라마구가 나를 이렇게 웃길줄은 몰랐다. 하여간 난 쌩뚱맞게 나에게 찾아올 죽음의 신은 기왕이면 '이치고' 같은 멋진 소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워~워~ 난 애니메이션을 너무 많이 봤나보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대충대충 읽어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이해를 못하겠다. 단지 죽음 속에 어떤 작은 희망의 메세지 같은 것을 남기려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