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난 어릴 때부터 우유를 많이 먹었다. 지금도 하루에 200mL 두팩 이상씩 꼬박꼬박 먹는다. 목이 마를 땐 500mL를 원샷하기도 한다. 주위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흰우유를 잘 먹느냐고 묻는다. 칼슘 보충을 위해, 그리고 내뼈의 건강을 위해 마시는 것도 있지만 우유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유 덕분에 내 키가 남들보다 조금 더 크지 않았는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ㅎ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지금 마시고 있는 우유의 양을 줄여야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유는 완전식품이라 여길 정도로 자라나는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칼슘 섭취의 보고이자, 골다공증의 예방에 매우 유익하다는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물론이고, 영양전문가들이나 의사들 조차 우유를 많이 마실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티에리 수카르는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우유의 이로운 점들에 치명타를 가하며 우유를 너무 마시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이야기한다.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 우리에게 인식되어진 것은 낙농업자와 유제품 가공업자들이 만들어낸 거짓 신화란다. 20세기들어 유제품 가공업이 발달하면서 유제품 가공업자들은 낙농업자와 결탁하여 정부에 로비를 펼쳤고, 학교 급식등으로 우유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을 차츰 넓혀갔다. 우유의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의료계의 힘을 빌렸으며, 낙농업계가 후원하는 각종 컨퍼런스와 학회, 박람회를 통해 우유 영양에 대한 과대 포장은 점차 심화되었고, 의료계 또한 강력한 스폰서를 외면할 수 없었기에, 전문가들에게 검증된 확신과 더불어 일반인들의 우유에 대한 최면과 맹신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유 및 유제품이 필수 영양목록에 버젓이 올라가 있다. 

 

일반 대중들이 우유에 걸린 가장 강력한 최면은 바로 '우유 속의 칼슘은 우리의 뼈를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많이 마셔야 뼈가 쉽게 부러지지 않으며,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우유는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것이며, 칼슘 섭취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의하면 칼슘 섭취와 골량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며, 칼슘이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부추긴단다.

 


그 첫번째 논거로 우유와 동물성 지방을 적게 먹는 나라일수록 국민들이 더 건강한 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제품을 많이 먹는 북미,북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의 국민들의 골절률이 아시아, 남미 지역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식습관 차이가 그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더 확실한 논거로 중국과 홍콩의 예를 보여준다. 오랫동안 영국령으로 서구식문화가 익숙해진 홍콩은 중국에 비해 골절률이 훨씬 더 높았다.(4배나 차이난다)  
한술 더떠서 과도하게 유입된 우유 칼슘은 뼈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을 소진시켜 오히려 골다공증을 촉진시킬 수 있단다. 게다가 우유 속 IGF-1 물질은 우유의 주단백질인 카제인과 반응하여  암, 당뇨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단다.

 

결국 우유 섭취는 우리에게 이로운 점보다 좋지 않은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낙농업계에서 선전하는 여러 이로운 점조차 하나하나 분석해서 따지고 보면 근거없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칼슘 권장량 또한 터무니 없이 높은 수치이며, 우유를 먹지 않고도 칼슘을 섭취할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정말 우유가 먹는 것에 겁이날 지경이다. 어쨌든 우유칼슘과 골다공증 문제만큼은 이책의 논거가 꽤 설득력있다.

 

저자는 말하는 것을 요약하면..'우유를 먹고 싶으면 먹어라.. 먹는 게 좋다면야 그걸 어찌 막겠느냐...다만 건강을 위해서 먹는다는 생각은 집어치워라.!' 라는 것이다.

 

하긴 서구화된 식문화에서 유제품을 배제하기란 일부러 노력해도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닭고기와 맥주 속에도 락토오스가 들어간다던데... 다만 내 몸속으로 매일매일 들어가는 수백 mL의 우유가 조금 부담스러워졌다고나 할까?  

이책의 내용을 무조건 믿는 것은 아니다. 이책은 지나치게 우유의 부작용에 대해 나열해놨다. 우유 칼슘이나 단백질이 좋은 효과로 과대광고 되었다는 점에선 알겠다. 하지만 모두 안좋다고 믿기엔 거기에도 의심이 가지 않는가? 그리고 이책에 제시되어 있는 문제의 모든 이유가 우유 단백질이나 칼슘의 영향이라고 확신할만한 뚜렷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연구논문이나 이론은 재차 수정되게 마련이고, 사람에 따라 주장하는 바가 다르다. 커피도 몸에 좋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듯이....  
뭐든지 맹신하지 않고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여러가지 정보도 가려서 듣고 알아서 판단하고...
하루에 우유 400mL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너무 많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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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