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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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 그녀의 책을 아직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구호 활동을 펼치고,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위 안에 든 매우 활동적이고 당당하며 열정적인 여성으로 기억한다. 이 책을 통해서도 세계 각국 어려운 지역에서 앞장서서 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내가 하지 못하는 아니 보통 사람이라면 선뜻 나서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하는 그녀에게 무한한 존경의 마음이 생겼고, 한 여성으로서 당당하게 세계를 향해 앞서 나아가는 그녀가 더 없이 높고 멋져 보였다. 하지만 강할 것 같은 그녀도 첫사랑의 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살아가며, 전세계의 고통받는 아이들을 보며 눈물짓는 여린 마음을 가진 여자였다. 엄마 또는 누나의 마음으로 그네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손길을 주고 진심으로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그녀를 보며, 현실에서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사소한 일에 인상쓰고, 별 것 아닌 일로 짜증을 잘 내고, 며칠 놀러갔다 왔으면서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피곤하다 하고....이런 내 자신이 마음에 안든다고 지금도 쓴소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의 가장 좋은 점은 긍정적인 삶의 자세였다.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자기 자신을 추켜 세우며, 세상의 모든 돌아가는 것들에 대해 호들갑스러울 만큼 기쁘고 반갑게 생각한다.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자기 자신을 만족시킬 뿐더러, 남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함은 당연한 것이다. 또한 십여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자마자 바로 등산을 간다는 그녀의 부지런함에 또 다시 놀러왔다. 등산화만 오래전에 사놓고 아직도 산에 못올라가고 있는 나의 게으름과 정말 비교된다.ㅎ

그녀의 부지런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구호활동에 필요한 언어를 습득하고자 중국어를 1년 동안이나 배웠고, 지금도 인도적 지원에 관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몸으로 실천하는 구호 활동을 넘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이뤄내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남을 돕는 삶에서 그녀 자신도 보람을 찾고 그녀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유인 것 같았다. 현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서 승진도 거부한다는 그녀였다.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라고 말하는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보며, 이렇게 까지 노력해서 그녀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되었다.

모든 내용들이 마음에 와 닿았지만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녀의 종교에 대한 열린 생각이었다. 대개 구호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종교 활동과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물론 종교단체에서 좋은일을 많이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특정 종교를 앞세워 구호 활동을 하는 것은 국제 인권법과 인도적 차원에서 위배될 뿐더러,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의 종교가 모두 같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종교를 겉으로 드러내 전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내용에는 정말 공감이 갔다. 종교의 목적이 자신이 믿는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는 것도 중요한 것임을 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타 종교와 문화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이기 이전에 수백 아니 수천년간 이어져 내려와 문화로 정착된 어찌보면 그 나라의 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을 무시한 채 자신의 종교만을 강요하는 것은 너무 독선적인 일이 아닌가. 일부 몰지각한 종교인들이 타종교 성지에가서 전도활동을 펴는 일들을 가끔 보면 같은 한국인으로서 창피스럽다.

또한 바쁜 와중에도 1년에 백권씩의 책을 꼭 읽는다는 그녀의 말에 공감 백배하며, 그녀가 소개해 준 24권의 책에는 밑줄 쫙쫙 북카트로 책 이동~ 의 습관화된 나의 일련된 과정을 끝냈다. 독서에 몰두하다 보니 올해의 독서량이 벌써 100권을 훌쩍 넘겼다는 데 웬지 뿌듯해진다.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삶의 에너지가 나에게까지 전해옴을 느꼈다. 조금은 지쳤다고 생각했던 나 자신에게 뭔가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다시 집중해서 일을 시작해야 겠다. 할일은 많은 데 오전내내 너무 농땡이를 부렸다. 그럼 오늘 하루도 다시 힘을 내어 화이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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