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을 삼킨 여자 - 의사들도 놀라는 0.1%의 의학 이야기
롭 마이어스 지음, 진선미 옮김 / 양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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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나 해외토픽에 보면 가끔 의학 상식으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가 나온다. 인체라는 것이 너무나 복잡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은 부분도 많아서 고칠 수 없는 병들도 많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멀쩡하던 소년의 눈에서 갑자기 피눈물이 나고, 한살 아기의 배가 임산부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그 속에 실제 태아가 있다는 사실을 "그럴 수도 있겠군~!" 이라며 단순히 보고 넘기기엔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뉴스에서 이들 이야기를 관심있게 보고, 나름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본 일이 있다. 내 스스로 자료를 찾아본다고 기초 의학 지식 없는 내가 당연히 뭔갈 알아낼리 없지만..ㅋㅋ 대신 이 책을 발견(?)했다. 의사들도 놀라는 0.1% 의학 이야기란다.

칫솔을 삼킨 여자라...멀쩡한 사람은 당연히 칫솔을 삼킬리가 없지 않은가?  물론 그녀는 폭식증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폭식증도 일종의 정신병일까? 이 여자는 먹은 것을 칫솔을 이용해 토해내려고 했을 뿐인데, 잘못하여 그것째 목구멍 속으로 넘어가버린 것이다. 이 책에는 칫솔을 삼키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기절초풍할 만한 실제로 있었던 의학적 사례들을 모아놓았다. 너무 황당해서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는 사례도 있었고, 어떤 일은 너무 안타까워서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이 책속에 나온 사례들의 제목을 옮겨 본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 제목만 보고도 짐작이 갈 것이다.

젊은 여성의 위 속에 들어 있는 178개의 콘돔
정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신부
콧구멍에 구더기가 살고 있다
과식으로 배가 터져 죽을 수도 있다
위험한 오렌지주스의 중독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나사로현상
유기인산을 이용한 암살 음모
무설탕 껌을 씹었을 뿐인데 만성 설사라니?
여자의 소변을 마시는 남자
대포 포신 속의 와인
코닥 필름통이 질 속에 들어간 이유
전기울타리의 전기충격을 즐기는 남자
자신을 여자라고 여긴 한 남자의 악몽
부인의 방광 속으로 사라진 체온계
출혈이 없는 부상 뮌하우젠증후군
나이 차이가 많은 부부의 미스터리
그녀의 머릿속에 벌레가 기어다니고 있다
심장에 박혀 있는 총알
독성을 가진 주목나무의 비밀
타살도 자살도 아닌 자기색정사
뼈 없는 부위 페니스 골절
편식이 불러온 소년의 괴혈병
죽음의 비밀을 밝힌 전기면도기
내장 동맥을 관통한 이쑤시개
시도 때도 없이 느끼는 오르가즘
위험한 바디페인팅
터져버린 실리콘 유방
사람의 내장까지 빨아들이는 수영장의 배수구
칫솔을 삼킨 여자
세숫대야 물에 익사할 뻔한 환자
화장지 한 뭉치를 먹은 소녀
눈알이 빠져버린 재채기
딱따구리는 공산주의자
뜻밖의 섹스 파트너
억제되지 않는 욕망
내 가슴에 바느질용 바늘 있다
화장실 변기에 자신의 피를 버리는 간호사
너무 많은 소변으로 말을 탈 수 없는 기수
아산화질소 파티의 후유증
사람의 근육을 부숴버리는 자동차
전선을 즐겨 씹는 전기공의 나쁜 습관
개의 세균이 살고 있는 할머니의 무릎
때맞춰 일어난 심장발작
볼트와 망치를 먹어치우는 인간 불가사리
멈춰지지 않는 웃음
내 물건 좀 어떻게 해줘요
없어진 신체 일부
죽음으로 몰고 간 입 냄새
카페인 중독으로 흥분한 보디빌더
남성의 페니스 속으로 들어간 연필
몸을 토막 낸 도로 안내판

이 책을 쓴 저자는 심장전문의의자 교수이다. 이 책의 사례들이 세계의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수십억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사실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례들이다. 하지만 모두 실제 사례들이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례들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법칙대로 일어난다면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비단 의학계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의학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관계된 일이고, 그 의외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것이 설사 확률적으로 일어날 확률이 희박하다 하더라도...  


나와 같은 일반인들은 단순히 호기심에 이 책을 읽었고, 지금도 일부 호기심 충족 정도로 만족하고 있지만, 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이런 사례들에 대해 알았으면 한다. 가볍게 읽어 넘긴 책이지만 웬지 무거운 여운이 남는다.

오지랍 넓게 괜한걱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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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 명화에서 찾은 모델과 화가의 사랑
박희숙 지음 / 북폴리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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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래 전에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걸이 소녀>를 본 일이 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 속에 있는 진주 귀걸이를 달고 그윽하게 쳐다보는 수줍은 듯한 소녀의 모습....소설을 읽으면서 난 그 그림을 몇번이나 다시 들여다봤는지 모른다.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그 소녀의 모습에서 매혹적인 사랑이야기를 구상했다. 실제로 그 소녀가 누구인지, 화가 베르메르와 어떤 관계였는지 전혀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누구였건 베르메르와 뭔가 친밀한 관계가 아니였을까 짐작해 본다. 혹 그녀가 베르메르 상상 속의 여인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그윽한 눈빛 속엔 웬지 모를 애틋함이 묻어 있다. 베르메르의 마음이 그 그림 속에 투영된 것이리라... 사랑의 감정이라 믿고 싶다.

유명 화가의 작품들을 보면, 여인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꽤 많다. 누군가의 초상일 수도 있고, 화가의 상상 속 인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화가가 사랑하는, 또는 화가와 친밀한 관계가 있는 여인들이다. 화가가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을 자신의 그림에 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사랑이든, 욕망이든 작품 속에 담겨있는 여인의 모습엔 화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책 표지에 농염한 모습의 누드를 한 여인은 모딜리아니를 사랑한 한 여인이었다. 모딜리아니는 잘생긴 외모로 많은 여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다.

이 책속에는 뭉크에서부터, 클림트, 고흐, 고갱, 달리, 마네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명화 속 모델들은 아내에서부터 정부, 연인, 제자, 거리의 창녀들까지.. 화가와 관계있는 여인들이었다. 그들로 인해 화가는 행복하기도 했고, 상처도 받았으며, 또 화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계기도 되었다. 그녀들은 화가의 예술을 담은 혼이 되었고, 사랑이었다. 그 열정과 사랑의 영감은 화가를 유명한 예술가로 승화시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로댕과 카미유클로델의 사랑은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하지만 평생을 로댕을 바라보며 자신의 전부가 그림자이기를 원했던 로댕의 진짜 아내 로즈 뵈레의 사랑이 더 슬프게 느껴진다. 또 모딜리아니의 아이를 임신한 채 그를 따라 자살한 잔느의 사랑도 애틋하다.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던 클림트에게도 플라토닉한 진정한 사랑으로 남았던 여인 에밀리, 고야가 마음 속에 품고 잊지 못했던 알바 공작 부인,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루벤스 등등..  책속에 담긴 수많은 작품과 이야기는 나의 눈을 끊임없이 작품 속의 여인들에게 붙잡아 두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책속의 글자를 넘어 난 그림들만 훑어보며 책장을 다시한번 넘겨보았다.
 화가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 작품들로 인해 내 마음도 다시한번 설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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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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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근원은 무엇인가? 굉장히 궁금하고, 인간으로서 어쩌면 당연히 알고있어야 하는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쾌한 해답이 없다. '창조론'이냐, '진화론'이냐.. 의견은 분분하다. '어느날 갑자기 창조되어 떨어졌다'라는 것보다 '뭔가로부터 서서히 발전되었다'라는 눈에 보이는 실체를 더 믿는 나로선 진화론을 더 믿는 경향이 있지만, 이 분야에 대해 뭔가 지식을 습득할수록 나의 지식과 신념은 점점 더 모호해지기만 한다. 이 책은 창조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섭섭한 이야기지만 철저하게 진화론을 믿는 학설이다. 인간의 근원을 물고기에서부터 찾고있으니 말이다. 그 근원을 찾고자 고대 화석에서부터 DNA 유전자 실험까지 수많은 연구를 한다.

어릴 때 생물책에서 생물 발생이 시작할 당시의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 어류, 파충류,조류,포유류 모두 발생초기 형태는 꼬리비슷한 것이 달린 올챙이 같은 모두 비슷한 모양이었다. 그 배아세포가 점차 분열단계를 거쳐 기관이 만들어지고 각자 개체의 형태로 별현되어 각기 다른 생물이 되겠지만, 그 사진을 보면 모든 생물의 근원은 하나의 어떤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한다. 물론 그 초기 개체에서 점점 발달하고 진화하여 인간이 되었다고 설명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다양한 변이와 수많은 개체의 발달을 거쳐 어딘가에 인간과 관계된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추척하고 추론할 뿐이다. 그 연결고리, 즉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를 물고기에서 찾을 수 있는가? 이 책은 그것에 대해 다양한 생물학적, 해부학적 근거를 들어 추적해간다.

모든 생물체가 물에서부터 생겨났다는 데에서는 많은 과학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인다. 그럼 물에서부터 어떻게 육상생물이 생겨났으며, 인간은 어떻게 변화되고 진화된 것일까? 그것에 대해 연구하던 중 저자는 '틱타일릭(Tiktaalik)'이란 고생물화석을 발견하게 된다. 이 고생물은 아가미와 비늘이 있다는 점에서 물고기와 같지만, 지느러미가 뼈로 되어 있으며, 상완골을 지닌, 그리고 더 놀랄만한 것은 폐를 지닌 물고기라는 점이다. 이 화석은 육상동물과 어류의 중간에 해당하는 즉, 물에서부터 육상생물로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이 화석의 발견을 근거로 더 많은 화석을 찾아 연구했으며, 화석 뿐만 아니라 DNA 검사 등 생물 진화에서 공통적으로 생겨나는 유사점을 찾기 위한 연구가 계속 되었다. 어류 지느러미가 어떻게 포유류의 손과 같은 모습으로 발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DNA 연구를 통해 '소닉헤지호그'라는 몸의 한부분을 다른 부분과 구별짓게 하는 유전자를 발견했고, 그 결과 어류의 지느러미 발생에 관여했던 유전자들이 손과 발가락을 지닌 유전자로 발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만골트는 실험을 통해 모든 생물에 공통으로 있는 '형성체'의 존재를 발견했는데, 닭의 형성체에 도룡뇽 배아를 이식하면 도룡뇽이 생겼다. 즉, 모든 생물들은 해부학적 뿐만아니라 유전적으로도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진화의 증거를 찾기 위해 뼈부터 신경에 이르기까지 너무 복잡하고 조금 깊게 들어가는 내용이 조금은 어려웠지만, 인간 진화의 근거를 여러 다양한 생물에서 찾고 추적해가는 과정은 참 흥미로웠다.(상어나 홍어, 말미잘, 해파리까지...) 또, 인간이 하는 딸꾹질이나 질식 그리고 수면 중 무호흡 증상도 올챙이나 어류에서 온 진화의 증거라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즉, 인간은 미생물에서부터 시작해서 어류, 양서류, 파충류, 등등을 통해 인간으로 점차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진화론의 한 학설에 대해 재미있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의 지식을 모두 받아들여 진화론이 모두 옳다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아직까지 확실히 설명되지 않는 모호함은 여전히 남는다.  저자 또한 틱타일락이 '잃어버린 고리'냐는 물음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발견하고 연구한 그 조차 틱타일락이 '잃어버린 고리'라기보다 '찾아낸 고리'에 더 가깝다고 말하는 것만해도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어느 학설도 아직 명쾌한 답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어쨌든 이 책으로 진화론의 한 일면으로 굉장히 흥미있게 읽었다는 데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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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지식의 최전선 1
피터 조셉 지음, 김종돈 옮김 / 노마드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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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실은 정말 확실히 진실인걸까? 요즘은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추호도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것들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처음에는 내가 가진 가치관의 혼란과 더불어 진실에 대한 실망감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이젠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음.. 그런건군." 또는 "누군가는 그렇게도 이야기 한다더군." 하면서 말이다. 어떤 사실을 편견이나 왜곡된 잣대로 깊게 생각하기보단 그냥 덤덤히 지나가듯이 이해하는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른다. '영원한 것은 오로지 변화이며, 당신의 신념도 예외는 아니다.'라는 저자의 말이 씁쓸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다.

이 책속에도 가히 충격적이라할 만한 사실들이 들어있다. 단순히 '음모론'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명백하고 결정적인 증거들을 꽤 많이 제시하고 있다. 개중엔 그동안 그늘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나왔었던 꺼림직한 이야기도 있었고, '정말 이게 사실이란 말인가?'라고 조금은 놀랄만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 책은 2008년도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번역한 책이다. 영화는 물론 상영금지 되었고, 인터넷으로 영화가 급속도로 펴졌다곤 하는데,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신변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란다. 어쨌든 이 책속에 뭔가 밝혀져서는 안될 진실이 많이 담겨있긴 한가보다. 진실은 당연히 밝혀져야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진실을 덮거나 왜곡하려는 힘센(?) 세력들이 세상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 무섭고 싫을 뿐이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긴 기독교와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예수 자체가 가공의 인물이며, 천문학을 본뜬 그리고 이집트 종교를 그대로 표절한 작품이라는 거다. 기독교는 예수라는 인물을 역사화 신격화하여 사회를 통제하고자 한 정치적 조작에 불과하단다. 예수 이전에 중동, 페르시아, 이집트 지역에서는 예수의 행적과 비슷하거나 똑같이 이야기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12월 25일은 천문학적으로 태양이 남십자 별자리에 머무는 시기로, 기독교는 신화와 천문학을 짜집기해서 이뤄낸 조작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기독교 교리와 성경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한 난 이 이야기를 무조건 받아들이기엔 좀 껄끄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여러 자료를 종합해보면 꽤나 신빙성이 있다.

두번째는 9.11 테러 사건의 조작설이다. 이 이야긴 전부터 들어오던 것이어서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 책속에서는 구체적으로 조작여부에 대한 근거를 든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칠 명분을 만들고, 더욱 중요한 명분은 바로 시민들의 저항 정신을 무력화시키고 말살하기 위한 억압 정책의 조작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조작은 이뿐만이 아니다. 진주만 기습, 베트남 침공의 원인이 되었던 통킹만 사건, 그리고 1차 세계대전의 참가 명분이었던 독일군의 미국상선 공격도 모두 전쟁을 일부러 일으키기 위한 미국의 조작극이었다. 국익을 위해 민간이 몇백명의 목숨은 가차없이 희생시키는 미국정부의 정책이 무섭게 느껴졌다.

또 미국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록펠러, 로스차일드가문, JP모건등의 유태계 금융 사조직이란다. 이들은 세계적인 금융 혼란을 일으키고 경제 위기 때마다 전쟁을 일으켰으며, 세계대전, 남북전쟁, 베트남 전쟁 등의 배후세력이었다. 이들의 목적은 북미연합을 넘어 '세계정부'에 두고 있으며, 인간의 몸속에 베리칩(verichip)을 심고, 돈과 모든 것을 그 하나로 해결하려는 것이다. 누구든 일에 반대하거나 딴지를 걸면 그 칩을 꺼버리면 끝이다. 생명과 함께...참 무서운 미래라 생각되지만, 이미 우리는 여권에 이 전자칩이 부착되어 있지 않는가...이밖에 경제저격수, 현대판 노예 등 돈의 노예가 되어 살 수 밖에 없는 현대 사회 현실을 이것저것 신랄하게 꼬집는다.

이 책의 내용대로라면 미국은 거대한 정치, 경제 사기꾼이며, 그 속에서 놀아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현실은 정말 깝깝할 뿐이다. 또한 미국 경제를 움직이는 배후의 유태계자본가들의  금융플레이는 참으로 경악스럽다. 물론 새삼 모르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근거를 들어 이것저것 따져놓은 자료들을 보니 더 찹찹하게 느껴졌다.

그럼 대안은 없는가? 이 책에서는 '비너스프로젝트'라는 것을 들어 지금의 사회구조와 전혀 다른 '돈'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패러다임을 대안으로 내놓는다. 인간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의 창조성이 낳은 기술임을 강조하고, 지구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자원과 기술을 이용하면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출 수 있고, 인간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직업고 필요없어진단다. 또 국민 전체를 덫으로 삼는 소수 지배계급의 통화기반체제에서 벗어나려면 우리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몇가지 실천적 방침을 제시한다.

하지만 난 이 대안부분 '비너스프로젝트'란 부분부터 웬지 시대와 동떨어진 듯한 '뜬구름잡는 이야기'란 생각이 들면서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지금 시대적 현실이 이상과는 거리가 먼 부당한 현실이란 것을, 앞선 내용을 통해서 또는 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통해 충분히 이해가 갔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뼈속까지 찌들어 있어서인지 '돈'이 필요없는 사회라는 자체가 내겐 생소하고 이해가 안갔다. 물론 개인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말엔 백프로 공감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이상은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나와같이 고질적인 사회적 병페에 갇혀 있는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개선의 희망은 어두울지 모른다. 하지만... '비너스프로젝트'란 것... 과연 실현이 가능할까?

이 책을 통해 많은 그동안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미국과 세계를 움직여 온 권력의 실체에 대해 알게되었고, 그 추적 과정과 제시된 데이터들은 흥미로운 것이 많았다. 물론 모두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난 이사실을 또 다른 하나의 진실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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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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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제목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남미에서의 불륜이라는 것인가? 생뚱맞은 두 단어가 마치 대등한 듯이 이어져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자극하는 듯한 제목과 빨간색의 정열적인 표지는 묘하게 나의 기분을 흥분시켰다. 그리고 남미 아르헨티나의 이국적인 정취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내게 아르헨티나는 굉장히 멀고 낯선 곳이다. 쉽게 떠오르는 것은 '탱고' 뿐이다. 반도네온과 듣기만해도 몸에 열기가 쫙 퍼져오르는 그 정열적인 음악과 춤...순간 떠오르는 이미지 마저 꽤 자극적이지 않은가? 내 속에서 피어오르는 그 열기만으로 난 이미 남미와 불륜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순간 아르헨티나를 두루 다니며 이 소설을 구상하였을 요시모토 바나나의 마음이 그려졌다. 그녀 또한 나와 비슷한 느낌의 정경을 가슴에 담고 있지 않았을까...라는 나만의 착각을 또 했다.

하지만 이 책속의 이야기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쓸쓸했다. 아니 조금 산뜻했다. 이국적인 땅 아르헨티나에서 살아가는 또는 낯선 땅에 잠시 들른 여러 사람들의 짧막한 이야기들이 몇개의 단편으로 담겨져 있었다. 몇몇의 이야기들은 불륜과도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 불륜이라는 것이 말처럼 질퍽하거나 어두운 모습이 아니라 매우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하지만 모두 적당한 슬픔, 그리고 적당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마음 속 이야기는 내게도 위로가 되었다. 어떤 이야기는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를 짓게도 만들었다. 또 구절구절 마음에 와 닿는 문구가 꽤 많았다. 여기 몇 구절을 남겨 본다.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길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사람이 마음속의 어둠을 드러낸 흔치 않은 순간이었다. 눈을 돌려버리기는 쉽지만, 더욱 깊은 곳에는 갓난아기처럼 사랑스러운 것이 숨어 있다. 내 자양분이 될 쓸쓸한 빛이 빛나고 있다. <p.101>

슬픔이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단지 엷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어 그것으로 위로 삼을 뿐이다. <p.123>

지금 슬프다면, 지금 그곳에 있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p.138>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주변에서는 그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다.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만이 사랑을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다. <p.139>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내 인생에, 위가 싸르르 아픈 아침이 불현듯 찾아왔다. <p.164>

살다가 느끼는 쓸쓸함이란 그 곰 인형의 뒷모습 같은 것이어서 남이 보면 가슴이 메는 듯해도, 곰 인형은 설레는 기분으로 창밖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았을 뿐인지도 모른다.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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