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냥 좋아하는지 이유를 몰랐다. 그저 젊었을 적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었을 때의 즐거움이 있어 브로델을 좋아했었고, 언젠가 꿈이 조용한 산사같은 곳에 짱 박혀 다시 그 책을 뒤적이며 보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
엊그제 지중해1,2,3을 주문해 받았다.
나는 왜 즐거웠을까? 이 책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배가 부른 것일까?
이런 내 감정을 설명할 수가 없었다.
근데 오늘 역사 후기를 읽으면서 알았다.
사람들은 흔히 돈만 없었다 뿐이지 우리에게는 부족한 것이 하나도없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 말이 이 책과 무슨 관련 이 있냐면
우리는 가끔씩 착각하고 산다. 내가 마치 세상의 모든 짐을 지고가는 어린 양이나 되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지식을 지금 알지 못하면 뒤쳐져 도태되어 죽을 것을 처럼 정보를 폭식한다.
테레비에서, 유트브에서, 휴대폰에서, 라디오에서, 수없이 많은 매체들에게서, 혹은 내 주위의 친구들에게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 그리고 나와는 그렇게 관련 없는 수많은 주제, 국정농단, 북핵문제, 개헌문제, 블록체인등 가상화폐, 미국연방준비위원회, 등등등
마치 거기서 뒤쳐지면 죽을 것인 것처럼.....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 책은 변하지 않는 것들, 지속성, "장기지속" 이 인간의 삶에 훨씬 더 중요할수 있다고 말한다.
오랜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기본요소들처럼 거대한 문명 수준의 층위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지속된다는 사실이 요즘 우리 사회의 거침없는 질주에 이 책이 브레이크로서의 나의 삶을 위로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지중해를 좋아 할까?
그것은 내가 찾고 있는 행복의 조건이란 부분과 연결되는 것 같다. 정신없이 얼떨떨한 이 세상에서 정신줄을 놓치지 않으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보로델의 책을 읽다보면 안정감을 느낀다. 내가 바로 가는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돈을 따라가지 않아도 되고, 권력을 따라 가지 않아도 되고, 세상을 뒤쳐지지 않고 중심을 잡고 살아갈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고맙다. 지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