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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어 -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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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소중한 것'이 있다. 그러나 '소중한 것'이란 일부러 끄집어내지 않으면 평소에는 잘 생각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의 목적어』는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던 '소중한 것'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수많은 사람들이 답한 '내게 소중한 것'을 집계하여 1위부터 44위까지 정리하고 순위 밖의 단어 6개를 추가해 총 50개의 단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카피라이터다운 독창성과 창의성을 십분 발휘하여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책 디자인도 무척 예쁘다. 가끔 억지스럽다 싶은 부분도, 너무 썰렁하다 싶은 구절도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이 꼽은 가장 소중한 것 1위는 '가족', 2위는 '사랑', 3위는 '나'였다는 결과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편 생각만큼 소중하게 대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중한 것으로 꼽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과 사랑과 나를 지키기에는 너무 차갑고 냉정한 세상에서 분투하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기도 해서 마음 한켠이 쓸쓸해졌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상식 뒤집기이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A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과감히 B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상식을 비틀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이다. 예를 들면 '꿈'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먹고 살기 위해 꿈을 버릴 수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자조는 누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꿈에 대한 강요로 바뀌어 버렸다. 세상은 없는 꿈을 어떻게든 찾아내라고 사람들을 닥달한다. 꿈조차 스펙이 되어버린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저자는 "꿈이 없"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이라고 말한다. 꿈을 찾기 위해 조급해하지 말라고, "세상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 많지 않다"고 우리를 위로한다. 

 

  반면 읽다가 가슴이 뜨끔해지는 구절도 있었다. 37위를 차지한 '일'에 대한 이야기는 내 일을 찾지 못하고 방황만 하고 있는 내게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어 주저한다면 영원히 일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신랄하고 냉정한 한 마디를 던진다. 9위에 등극한 '믿음' 파트도 그렇다. "도대체 믿을 만한 구석 찾기 어려운 게 나라는 사람"이지만 "형편없었던 기억을 모조리 날려 버리고 폼 나는 기억 하나만 붙드는 것"이 자신을 믿는 길이라는 구절을 보며 나는 스스로를 너무 폄하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다. 

 

  그림을 빼면 단어 하나당 2~3쪽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글들을 보며 나의 인생과 내 주변의 사람들을 새삼 돌아보게 되었다. 동시에 이 책에 나온 50가지 중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은 분명 '나'이다. 나를 소중히 하는 것이 곧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소중히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믿고 사랑하는 일이 지금도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더욱 '나'라는 존재를 소중히 하고 싶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소중한 것'을 꼭 찾아보기를 바란다.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글귀 하나를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내 길을 가십시오. 내 길을 가는 사람에게 늦은 출발은 없습니다. 느린 속도도 없습니다. (346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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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남자를 위하여 -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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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의 심리에 대해 알려준다는 에세이는 어지간하면 읽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호기심에 몇 권 읽어보았다가 실망만 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100명이면 100가지 성향이 있는 것인데 이런 에세이는 어쨌든 명료한 '답'을 내줘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편견에 빠져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화성인과 금성인으로 비유될 정도이니 성별에 따른 눈에 띄는 차이점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존재할 리 없다. 그래서 『남자를 위하여』를 받아들었을 때도 걱정이 앞섰다. 반면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으니 뭔가 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조금 있었다. 

 

  일단 열린 마음으로 읽기로 결심하고 책을 펼쳤다. 그동안 남자에 대해 가졌던 궁금증들이 다소 풀렸다. 예를 들면 남자는 '본능적으로 감정을 배제'하기 때문에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는 것, '자신의 감정언어가 폭력적'임을 알고 있다는 것, '대단히 사려 깊고 용기 있는 남자만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등이다. 특히 남자의 폭력성에 대해 서술한 3부는 남자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폭력이 곧 범죄라고 인식하는 대신 죄가 되는 폭력과 죄가 되지 않는 폭력을 구분하려고 드는 남자들이 얼마나 여자들에게 위협이 되는지 깨닫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남자들의 습관적인 폭력(육체적/감정적 폭력 모두)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공감이 갔다. 

 

  하지만 아니나다를까, 이 책 역시 다른 책들과 똑같은 함정에 빠져 있었다. 단적인 예로 저자는 미혼모에 대한 남자들의 편견은 비판하면서 스스로 여성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여자에게도 소중한 물건이 있지만 그것은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다. 보석류, 명품 가방, 옷과 구두. 그것은 대체로 자신의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물건들이다.(110쪽) 

  그럼 보석, 명품 가방, 옷, 구두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라는 건가. 내가 특이한 건지는 몰라도 내게 보석, 명품 가방, 옷, 구두는 큰 의미가 없는 물건들이다. 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외계생명체쯤 되는 걸까. 남자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자를 고정관념에 밀어넣은 점은 이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용문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한 페이지 이상이 인용문이다. 전체 책의 40% 정도는 인용문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다른 책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것은 좋으나 인용한 책의 신뢰도는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모르겠다. 인용문 외의 근거는 저자 주변 남자들의 사례나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 정도이다. 남자가 아무리 단순하다고 해도 붕어빵처럼 틀에 넣어 찍어낸 존재가 아닌데 이렇게 미약한 근거로 남자를 설명하려 들다니 너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꿈꾸는 남자도, 남자가 꿈꾸는 여자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23쪽) 

  결국,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위의 문장으로 정리될 수 있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이런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독자의 자세이다. 맹목적인 믿음은 위험하다. 스스로 판단해서 내 것으로 만들 부분과 버릴 부분을 구분해야 한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성별이기 이전에 같은 인간이다. 그러니 서로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고, 서로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낮추고, 진심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내가 배운 점은 이것이다. 좋은 점도 있는 책이지만 고백하건대,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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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 버니 1
사카키바라 미즈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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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한 그림체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를 다시 잘 살펴보니 아니나다를까 캐릭터 원안과 히어로 디자인을 한 사람이 『제트맨』의 작가 카츠라 마사카즈이다. 그래서 조금 더 검색을 해봤더니 『TIGER&BUNNY』는 동명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만화화한 작품이었다.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아서 어느 쪽이 더 나은지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정교하고 섬세한 그림체와 히어로물이라는 점은 일단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제목이 타이거 앤드 버니? 호랑이와 토끼? 표지 그림에 비해서 너무 동화적인(?) 제목에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제목의 비밀은 책을 읽으면서 이내 알 수 있었다.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두 히어로의 이름(혹은 별명)이었던 것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넥스트'라고 불리는, 초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히어로가 되어 범죄나 재해 현장에서 활약하는 가상의 시대이다. 「히어로 TV 라이브」는 넥스트들이 사건을 해결하거나 사람들을 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고 각 히어로에게 점수를 매겨 '킹 오브 히어로'를 뽑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암약하던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히어로들은 점차 연예인화된다. 연예인처럼 자기관리를 하고 대중들에게 지지를 받으려 노력하는 히어로의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작품의 중심에 서 있는 두 히어로가 바로 와일드 타이거와 버나비이다. 이 둘은 회사의 방침으로 히어로계 최초의 콤비가 된다. 둘은 콤비지만 성격이나 가치관이 완전히 딴판이다. 타이거는 정체를 밝히지 않고 사람들을 구하는 히어로를 이상적으로 생각하며 성격이 막무가내이고 능청스럽다. 반면 버나비는 쇼맨십이 뛰어난 전형적인 스타형 히어로로, 냉철하고 까다롭다. 



왼쪽이 버나비, 오른쪽이 타이거이다.


이 손발 안 맞는 콤비를 보니 콤비 영화의 전설(?) 「투캅스」가 떠올랐다. 적당주의자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선배 형사와 완벽주의자이고 냉정한 성격의 후배 형사가 콤비가 되어 활동하면서 점점 서로를 이해하는 이야기이다. 이 만화도 나중에는 그런 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신선한 설정으로 시작했으니 결론이 같더라도 조금 더 참신한 전개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타이거와 버나비 외에도 많은 히어로가 등장하여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엄청난 힘을 지닌 '록 바이슨', 쿵푸 소녀 '드래곤 키드', 바람술사로 불리는 '스카이하이', 귀여움으로 어필하는 히어로계의 아이돌 '블루 로즈' 등 다양한 히어로들이 나오기 때문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응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 작품에서 가장 특이한 설정은 바로 '회사'에 소속된 히어로들의 '국가'의 인정을 받아 범죄와 재해현장에 출동한다는 것이다. 경찰이 민영화된다면 이런 모습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에서 주인공들은 눈에 띄지 않게 경찰을 도와 범죄자를 잡거나, 오히려 경찰에 쫓기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히어로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TIGER&BUNNY』의 히어로들이 참 낯설다. 그들은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힘쓰고, 자신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특별한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활약하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활약하든 특별한 능력을 지닌 히어로에게 중요한 것은 '힘을 올바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히어로물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교훈이다. 『TIGER&BUNNY』는 타이거를 통해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친숙하지만, 그래서 진부할 수밖에 없는 주제가 이 만화 속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다시 태어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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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미야베 미유키 에도 산책 / 미야베 미유키 / 북스피어


 미야베 미유키의 유일한 에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 20세기의 일본에서 에도 시대를 찾아 한발 한발 걸어가는 여정은 어떤 여행보다도 흥미진진해 보인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속 에도 시대를 미미 여사가 직접 답사한 뒷이야기가 사건의 범인보다도 더 궁금해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2.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 황석영 외 / 문학동네 


 문학동네 카페에 자주 들르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 게시판에 실린 글들을 모은 책이다. 당대 최고의 소설가는 물론 각종 분야에서 활동하며 책을 내기도 한 유명인들이 읽은 세계문학에 대한 새롭고 진지한 해석을 만날 수 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과연 어떤 세계문학을 좋아할까'라는 궁금증으로 펼쳐봐도 좋을 책. 독서는 언제나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 가장 즐거우니까. 




 3. 수목인가 / 우석영 / 책세상


 나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책. 종이책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나무는 좀 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도심의 가로수가 아니라면 나무를 만나는 일조차 쉽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나무'란 어떤 의미일까.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고 끙끙 앓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클 것 같다. 








 4. 어릴 적 그 책 / 곽아람 / 앨리스


 책과 그림에 관한 책을 써 온 저자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들은 어떤 것들이었을까. 저자가 지금의 자신을 만든 책으로 주저없이 꼽은 동화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예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 했던 책들에 대한 추억도 떠올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을 다잡을 기회가 될 것 같은 책이라서 읽어보고 싶다. 





 5. 잃어버린 날들 / 장미정 / 한권의책


 평범한 가정주부가 하루아침에 마약사범으로 몰려 근 2년 동안이나 집에 돌아갈 수 없었던 기막힌 이야기.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꼭 영화화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한 약한 여인이 그래도 세상에 따스함과 믿음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진실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불신과 의심으로 가득한 시대, 진실이 허구가 되고 허구가 진실이 되어버리는 요지경 같은 이 시대에 저자의 작지만 힘있는 외침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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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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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면서 서점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종이 냄새와 건조한 공기마저 사랑스러운 곳이 바로 서점이다. 그 모든 것이 '책'이니까. 전자책이 그 영역을 넓혀가고, 책 구매에서 온라인 서점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와중에도 손으로 종이책을 넘기는 감각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서점은 최고의 놀이터이고 휴식처이고 스위트홈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은 제목부터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그저 이상이라고만 생각했던 서점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가 꿈꾸던 그 서점은 바로 멕시코시티에 자리한 '카페브레리아 엘 펜두로'이다. 복층으로 구성된 서가, 서점과 카페가 하나로 녹아든 모습은 완벽하게 나의 상상과 일치했다. 거기에 투명 유리로 된 천장과 곳곳을 초록으로 물들인 풀과 나무들, '책과 함께 하는 힐링'이라는 테마를 현실에 옮겨놓은 모습 같았다. 내가 멕시코에 태어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카페브레리아 엘 펜두로'의 전경


서점이 가진 중요한 역할은, 상투적인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책이든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보다는 책과 조우하거나 혹은 자신의 세계관에 접근할 수 있는 공간 기능을 조성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41쪽)

오프라인 서점은 절대 온라인 서점보다 많은 책을 수용할 수 없다. 이런 시대일수록 테마가 있고, 주관이 뚜렷한 서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된 미국 오하이의 '바츠 북스'는 집의 구조를 그대로 가진 서점이다. 식탁 위에까지 진열된 책을 보면서 서점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 사람을 위한 한 권"을 추구하는 일본 도쿄의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은 "책은 인류의 보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든 서점인 만큼 그 자체로 보물과도 마찬가지이다. 


인류의 보물이 가득한 공간이니 서점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지만 그 속에서도 유난히 아름다운 서점은 분명 있다. 그런 서점에 사람들은 눈을 빼앗기고 마음을 빼앗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아메리칸 북센터'의 점장 린의 말처럼 "아름다운 서점이란 독자가 그 책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싶을 만큼 엄선한 책을 진열"하는 곳이고, "열정과 지식을 겸비한 안내원들이 자신을 찾아주기를 기다리는 책과 독자와의 만남을 돕는,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곳"이다. 


단순히 외관이나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서점의 미(美)를 평가할 수는 없다. 이 책 속에는 오래된 역에 지어진 서점도 있고, 극장을 활용한 서점도 있다. 온갖 예술작품이 가득한 서점도 있고, 아이들 놀이공원처럼 꾸며진 서점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든 서점에 '철학'이 있다는 것이다. 이 서점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다. 눈이 부시도록 밝은 공간에 수많은 책장을 가지런히 세워두고 많은 장서량으로만 승부하는 서점들과는 다른 독특한 원칙이 사람들이 서점을 찾을 이유를 만들고 있었다. 


서점은 책 창고가 아니다. 서점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기쁜 순간은 당장 사서 읽지 않고는 못 배기는 책을 만나는 순간일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설계된 서점보다 더 아름다운 서점이 어디 있을까. 모든 장르의 책들이 한데 섞여있는, 어디를 가도 똑같이 생긴 대형서점이 아니라 진짜 아름다운 서점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은 독자가 책을 펴기도 전에 말을 걸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독자가 그 안에서 모험과 탐험을 즐기게 하고, 낯익은 작가 혹은 낯선 작가와 만나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독자에게 휴식과 행복을 주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을 읽으며 이 책 속에 소개된 서점들이라면 앞으로도 오래도록 살아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곳이니까 말이다. 아름다운 서점이여, 영원하라.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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