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자주 나를 화들짝 놀라게 만드는 것: 딱딱하게 굳어버린슬픔 - 경화증에 걸린 것처럼.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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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죽은 세월이, 해묵은 옷을 입고, 하늘의 발코니에서 굽어본다.
_보들레르, 「악의 꽃 - P293

그 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이 국보인 고달사지 승탑이다. 이 승탑은 고려 초기 팔각원당형 승탑 가운데 가장 뛰어난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이나 연곡사 동승탑·북승탑이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사랑받는다면, 고달사지 승탑은 장중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신라 양식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고려 특유의 힘찬 조형미를 보여 준다. - P78

그렇다. 영원한 것은 없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도, 끝내 사라지지않는 것도 없다.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며 오가는 사람들에게 사랑과희망, 믿음을 전해 줄 것만 같았던 절도 결국 사라졌고 그 절을 세우고지키던 사람들 또한 모두 떠났다. 고달사의 아름다운 석등은 고향으로돌아갈 기약조차 없이 서울 하늘 아래 서서 옛 절터를 묵묵히 그리워하고 있으니, 역사는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제시하는 것인가. - P81

불국사 삼층석탑이 중앙 귀족 사회의 권위와 이상을 담아낸 장중한 석탑이라면,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지방 호족의 새로운 문화적 역량을 보여 주는 탑이라 할 수 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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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내려놓고 폐사지를 찾아가면 비가 내리기도 하고, 하염없이 눈이퍼붓기도 했다. 때로는 바람이 몹시 부는 폐사지에 망연히 앉아 지나간 옛날을 회상했고, 그러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나오는 ‘무덤의 노래‘ 한 구절을 떠올리며 돌아올 때가 많았다.

나에게는 상처 입히지 못하는 것, 묻어 버리지 못하는 것, 바위라도 뚫고 나오는것이 있다. 그것은 나의 의지다. 이 의지는 묵묵히 변함없이 세월을 뚫고 걸어간다. - P7

모든 것은 깊은 과거로 사라지고 곧 망각으로 덮인다. 영광의 광채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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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더 이상 고통을 당하지 않는다"라는 문장. 여기서 ‘그녀‘는 누구를, 무엇을 지시하는 것일까? 이 현재형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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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첫날밤.
그러나 애도의 첫날밤인가? - P13

내 주변의 사람들은 아마도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어쩐지 그런 것 같다), 나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하지만 한 사람이 직접 당한 슬픔의 타격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측정한다는건 불가능한 일이다(이 우습고도 말도 안 되는 시도).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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