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배한 포도 대부분을 생과로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포도 생산량의 3/4이 와인 제조용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와인의 역사가 곧 포도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 (p. 213) _ 포도 중에서
과수원은 단순히 과수를 재배하는 곳이 아니라, 삼림,초원, 목초지의 역할을 하며 식물이나 곤충, 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곤충이 과일의 수분 매개자가 되기도 하고, 그 열매는 동물의 먹이가 되어 생태계가 유지되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매일 먹는 사과의 존재를 기록하고, 품종을 식별하여 소비하는 것. 이것은 식물들을 숲에서 도시로 가져와 이용하는 우리의 책임과 의무이기도 합니다. (p. 208-9) _ 사과나무 중에서
그런데 조선시대에나 산에서 나물을 캐 먹었지, 요즘은 모두 재배한 식물을 식용하는 것이므로 ‘야채’보다는 ‘채소’가 적확한 용어라는 거예요. (p. 199) _ 마늘 중에서
도시의 식물들은 대부분 인간의 요구에 의해 증식되어 식재됩니다. 저는 그런 만큼 우리가 이들에 대한 책임감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자리에서 뿌리내리고 있는 나무이지만 이들을 살아 있는 생물로 여기 고 바라본다면, 번식 방법의 하나인 열매에서 나는 악취나 낙 엽도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들에겐 그게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니까요. (p. 195) _ 은행나무 중에서
계절이 변화할 때마다 식물의 잎도 그 빛깔을 바꿉니다. 봄에는 연한 연두색이었다가 여름이 되면 그 빛깔이 진해져 녹음을 자랑합니다. 잎이 초록색을 띠는 건 엽록소 때문이에요.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광합성량이 늘어나 엽록소 양이 많아지면서 잎의 빛깔이 진한 녹색이 되는 거고요. 그러다가 기온이 낮아지고 낮의 길이가 짧아지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광합성량이 줄고, 나무가 엽록소 생산을 점점 멈추게 되면서 엽록소에 가려졌던 색소 분자들이 비로소 그 색을 드러내게 됩니다. 빨간색이나 노란색, 주황색을 띠는 분자들, 안토시아닌이나 타닌, 카로티노이드, 크산토필 등으로 인해 잎의 빛깔이 바뀌죠. 그것이 바로 단풍이고요. (p. 177) _ 계수나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