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
앤서니 맥가윈 지음, 최이현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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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은 철학 입문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 철학의 교배종과 같은 면을 담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그런 철학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걸으면서 제자를 가르쳤다는 이야기에 착안하여 일련의 산책으로 구성하였다고 한다.

앤서니 맥가원은 자신의 반려견인 몬티와 함께 산책하면서, 철학의 주요 주제들을 가이드 삼아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적 전통에 따라 철학의 핵심 문제들을 토론한다.

처음 세 차례 산책은 윤리학과 도덕 철학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고, 그다음에는 두 차례 짧게 산책하며 자유 의지의 개념과 논리학을 다룬다. 이어서 두 번의 형이상학 산책에서는 실제와 존재의 본질과 관련된 복잡한 질문들을 논하고 있다. 그다음에는 세 번에 걸쳐 인식론 혹은 지식론을 살펴본다. 그런 후에 과학 철학으로 이어진다. 마지막 장에서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신의 존재에 관한 몇 가지 논증을 간단하게 살핀다.

저자는 자신의 개 몬티와 온갖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에 대한 반응을 주고받는다고 했다. 그는 몬티의 생각을 추측할 수 있고 심지어 그 생각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그가 몬티와 산책하며 나눈 철학 대화들을 소개하는데, 각 장의 목표는 위대한 철학 질문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란다.

본격적인 철학 산책에 앞선 철학사에 등장하는 개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당신은 개야!”라는 플라톤의 말에 오히려 기뻐하며 그 역할을 즐겼던 디오게네스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개와 관련된 낭설에 시달린 데카르트는 좀 불쌍했다. 있지도 않은 부인의 애완견을 죽였다는 악의적인 낭설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개 몬티보다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좌절감을 맛봤다.

쉬운듯하다가 다시 모호하고, 이해할 듯하다가 아리송하고 그랬다.

그럼에도 이 책이 많은 철학 도서 중에서도 친절하고, 쉬운 입문서라는 이견이 없다.

이 책도 아직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순전히 이해력이 부족한 내 탓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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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되고 싶었던 너와 - 레이와소설대상 대상 토마토미디어웍스
유호 니무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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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 니무는 이 책은 『별이 되고 싶었던 너와』로 라인LINE과 일본TV, 애니플렉스가 함께 주최하는 장르문학 공모전인 ‘제1회 레이와소설대상’에서 444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 책은 할아버지가 남긴 천문대를 홀로 지키며 천문학자를 꿈꾸는 외로운 청년 슈세이가 별이 되고 싶은 소녀 나사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7월 5일 토요일 이야기로 시작돼서 8월 22일 금요일 이야기로 끝난다.

단 48일의 이야기인데 이렇게 깊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런 꿈같은 사랑을 한다면 그 기억만으로도 평생 행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다분히 감상적인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그 사람이 별이 되어 늘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면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할아버지가 남긴 천문대에서 열린 칠월 칠석의 별 축제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것처럼 별이 되고 싶어 하는 소녀 나사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 설정부터가 너무 아름답다.

할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천문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의 문까지 닫아버렸던 슈세이가 천문학자로서의 꿈을 넘어 사랑하는 나사를 위해 새로운 행성을 찾아 명명권을 얻고 싶어 하게 되는 과정이 로맨틱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별을 찾는 남자.

연애할 때 남자들이 흔히 하는 ‘저 하늘의 별도 따 줄게’라는 말을 슈세이는 실천했다.

이 소설은 스토리도 아름답지만, 별 이야기도 재미있다. 천문가이기도 한 작가의 천문 지식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인 것 같다. 44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받을 만하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현실보다는 훨씬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운 사랑을 체험하고, 감정을 풍부하게 키워 준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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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습관이 끝까지 간다 - 의지나 열정은 필요 없다 단순한 반복이 단단한 인생을 만든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장은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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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에 다카후미는 49세이다. (알고 보니 1972년도에 태어났다고 한다. 나랑 동갑이라 반가웠는데, 우리나라 나이랑 다른 모양이다.)

아무튼 이 책은 저자 호리에 다카후미가 인생 전환점에서의 자신의 집대성한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눈앞의 하루하루를 묵묵히 처리하고 즐기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눈앞의 단기 목표를 하나하나 처리해가라는 것이다. 장기 목표는 단순히 자유를 속박할 뿐이라고 했다.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높은 산에 오르는 비결은 꼭대기가 아닌, 자신의 발밑을 보는 것이라고 한다. 이 내용을 읽었을 당시에도 참 맞는 말 같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저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너무 멀리 내다보고 가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급변하는 세상이라 변수도 많다. 무슨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계획대로 잘 진행되지 않으면 하기 싫어지기 쉽다.

그래서 차라리 지금 당장 주어진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높은 산을 오를 때 내 발밑을 보고 올라가야 하는 것처럼, 실제로 해야 하는 일은 지금, 이 순간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이니 근성이니 하는 것들이 아니라 사고와 이성 그리고 행동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사고와 이성, 행동을 습관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습관화하는 것이다. 너무 작고, 간단한 행동들이라 노력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책을 읽고 나도 내 인생의 전환점에서 안일하게 살던 대로 살 것이 아니라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보완할 점은 보안해서 나만의 체계를 세우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리에 다카후미처럼 거창하게 집대성까지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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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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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6세는 아직은 죽기에 이른 나이인 것 같다.

거기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나무관을 집 안에 두었다는 설정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다.

이렇게 소설은 초입부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뉴스에 하루가 멀다 하고 패륜 범죄들이 보도된다.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지만, 솔직히 삶이 얼마나 고단하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싶은 사연들도 영 없지는 않다.

그중에서도 치매 배우자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너무 힘든 나머지 할머니를 살해했던 사건이 떠오른다.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궁핍한 생활에 수입은 없는데, 치매 환자를 보살펴야 할 때 얼마나 막막할지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하겠다.

이 소설은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이들의 벼랑 끝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주는 엄마의 연금 때문에 엄마가 살아 계실 때처럼 좁은 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아낸다.

누군가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자신 있게 바로 신고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너무 안타까워서 머뭇거리게 될 것 같다.

사실 너무나 무거운 주제라 걱정되었는데, 의외로 소설은 덤덤하게 잘 읽혔다.

소설을 끌고 가는 스토리 구성이 매우 치밀하게 잘 짜인 것 같다고 느꼈다.

이 소설을 읽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문장이 자꾸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이 말이 참 잔인한 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역시 세계문학상 수상작답게 너무 재미있었다. (왠지 재미있었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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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월동 반달집 동거기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정송이 지음 / 정은문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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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버’와 그녀의 남자친구 ‘설쌤’은 ‘갈월동’의 반달집에 동거 중이다. 이 갈월동 반달집은 100년이나 된 적산가옥이다.

이들은 갈월동을 渴(목마를 갈), 月(달 월)을 써, 달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해석하고, 갈월동 적산가옥을 ‘보름달이 되고 싶은 반달 둘(자버와 설쌤)이 사는 발달 집’이라 부른다.

라떼 세대인 나는 사실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렇게 같이 살 거면 차라리 결혼을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두 반달은 각각 보름달이 되길 원한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결혼은 영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나 뭐라나.

이 책은 두 반달이 몇 번의 이별 위기를 거쳐 동거를 결심하고 동거 공간이 된 반달집을 찾아 같이 생활하기까지 겪어온 많은 고민과 선택의 생생한 기록이라고 한다.

첫 장면부터 너무 재미있었다. ‘설쌤’의 솔직 담백한 고백(?)과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을 가진 ‘자버’의 실망. 자버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설쌤'처럼 솔직 담백한 고백이 더 좋을 것 같다. 성격, 취향 문제이기에 가타부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자버'와 '설쌤'의 알콩달콩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꼭 로코 드라마를 시청하는 기분이었다.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경험해 보지도, 해볼 수도 없는) ‘동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짐작되는 부분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이렇게 세대와 성격, 환경이 다름에도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작가의 필력과 그림, 사진의 힘도 컸던 것 같다.

더불어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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