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찬국은 서울대 철학과 교수이다. 박찬국 교수는 지금까지 책으로 많은 현대인들에게 철학을 알려 주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눈높이 철학 수업을 선사한다.
철학이라고 하면 우선은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신이 있냐 없냐 하는 궁금증부터, 집에서 키우는 개와 나는 다른 존재인가? 다르다면 어떤 점이 다른가? 하는 의문까지 철학에 포함된다. 따라서 철학이란 학문은 낯선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하고 있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철학적 물음들에 대해서 분명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의견을 이미 갖고 있기에 우리는 이미 철학자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종교란 무엇인가’, ‘자본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다소 어려워 보이는 주제이긴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이미 철학자이므로, 이 책을 펼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다고 독려한다.
저자는 당연한 진리로 전제하는 것들이 과연 참인지를 캐묻는 것이 철학이라 말한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나는 요즘 매우 철학적이다. 예전에는 돈이 많은 사람이 무척 부러웠다. 부자들은 아무 걱정도 없고,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살아보니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돈이 많아도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고, 돈이 없어도 무척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복과 돈의 상관관계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자주 하게 되었다.
요즘 청소년들을 보며 가장 우려되는 점은 ‘허무주의’이다. 니체도 허무주의에 빠져 있는 상태야말로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말했다.
정말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참 스승의 부재가 청소년들의 허무주의를 확산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거기다가 보이지 않는 경제 계급은 그 벽이 너무 높은 나머지 넘을 수 없다는 좌절감을 주는 것만 같아서 더 서글프다.
이런 상황일수록 더욱더 필요한 것이 철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라도 존경할 만한 스승을 찾고, 그 사람들의 모습을 닮고자 하고 그 모습 가까이 다가갈 때, 우리의 자아 역시 존경할 만한 자아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더 나은 자아를 위해 노력하는 삶이야말로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많은 청소년들이 철학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자아를 발전시키고 존경할 만한 자아가 될 수 있도록 힘쓰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