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순자 -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철학 수업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최종엽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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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하는 공부의 목적이 취업이나 승진을 위해 기업이나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다면, 중년에 하는 공부는 나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드는 ‘나를 위한 공부’여야 한다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나도 요즘 들어 부쩍 젊어서 한 공부보다 지금 내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공부가 더 즐겁고, 좋은 책을 만나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저자는 삶이 순조로운 시기에는 《논어》나 《맹자》를 읽어 보는 것이 좋지만, 도전이 필요한 시기에는 《순자》를 읽어보라 권한다. 더 멋지고 더 가치 있는 삶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도 기존의 생각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면 이제 《순자》를 읽어야 할 시간이라 말한다.

이 책은 순자의 기본 철학과 순자가 피력하는 삶의 과제, 삶의 원칙, 삶의 기본을 바탕으로, ‘나의 강점 선택과 강점 강화’라는 50대의 현실적인 과제를 다루고 있다.

사실 순자라고 하면 고등학교 때 외운 ‘순자는 성악설, 맹자는 성선설’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40대 초반에 《논어》는 짬짬이 접했기에 공자는 좀 친숙한데, 순자는 영 낯설었다.

그런데 순자는 나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흔하게 사용하던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을 처음 한 사람도 순자라고 한다.

《순자》를 읽을수록 순자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물건을 생성하는 자연을 단지 사모하는 것보다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의 입장을 버리고 하늘만 생각한다면 곧 만물의 진정한 모습을 잃을 것이다.

《순자》 <천론편> 11장

순자는 하늘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으로, 무작정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자연을 이용하고 활용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편이 낫다고 했다.

지금 읽으면 매우 당연한 진리이지만, 하늘과 자연의 섭리에 의지하던 그 당시에는 엄청나게 획기적인 주장이었을 것 같다.

순자의 이런 가르침은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내 모습이 변하지 않는 타고난 모습이라 살 것이 아니라, 내 강점을 활용해 원하는 삶으로 만들어 내라는 의미가 담긴 듯하다.

‘나는 생긴 대로 살련다. 이 나이에 뭘 바꾼다고…….’ 이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순자를 만나고 ‘좀 바뀌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저자가 왜 오십에는 《순자》를 읽으라 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순자》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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