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아이 욱하는 엄마 - 우리 아이 사춘기에 평생 인성, 사회성, 공부력을 잡아주는 감정수업
곽소현 지음 / 길위의책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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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말씀하셨다. 자식 자랑, 건강 자랑은 하는 게 아니라고.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이 말이 그렇게 지키기 어려운 말일 줄 몰랐다.

아이가 처음 두 발로 우뚝 섰을 때부터 시작해서, 달리기에 일 등을 한다거나, 백 점을 받는다거나, 상을 탔을 때 자랑하지 않기는 매우 힘들었다. 

그리고 사춘기에 흔히 하는 작은 반항도 하지 않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딸은 늘 은연중에 말썽 한 번을 안 피우고 컸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하지만 심리치료 전문가인 곽소현 박사는 사춘기에 겪어야 할 것은 겼어야 아이가 제대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말썽도 부려보고, 부모에게 반항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감정 표출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부모와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배워나간다는 것이다.

사춘기도 총량의 법칙을 따르나 보다. 사춘기에 하고 지나가야 할 반항을 하지 않고 지나가면 언젠가는 반항하는 시기를 반드시 거치게 되는…….

사춘기를 제대로 겪지 않으면 결국 성인이 되어 뒤늦게 사춘기를 겪기도 한다.

이래서 어른들이 자식 자랑은 하지 말라고 했나 보다. 생각해 보니 참 우스운 일이다. 엄마가 나서서 “언제 반항기가 올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니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광고하고 다닌 꼴이다.

사춘기는 인지능력은 최고조에 이르지만 자신의 욕구 통제나 타인 배려가 잘 안되는 시기라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지식이나 공부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고 민첩하게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감정 조절 능력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건강하게 보내야 성인이 되는 준비 과정이 순조롭다고 했다. 그리고 사춘기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무엇보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법을 꼭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까칠한 아이 욱하는 엄마』는 사춘기 아이들을 위한 감정 수업을 담은 내용이다.

『젊은 ADHD의 슬픔』의 저자 정지음 작가는 우울증자에게 필요한 언어가 어린 시절에 들었거나 듣지 못했던 그 말들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실제로 우울감이나 자괴감이 느껴질 때마다 육아서를 펼쳐보곤 한다고 했다.

육아서를 읽으면 인간 본성에 대한 전문가의 통찰을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관계에 대한 이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기도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정지음 작가가 육아서를 읽는 마음이 공감됐다. 이 책을 통해 사춘기 딸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고, 아이에 대한 이해는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이해로 자연스럽게 확장되었다.

여전히 사춘기 딸과의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지만, 그럼에도 어느 지점만큼은 절대 밟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정도는 감지가 되는 것 같다.

또한 나의 내면 아이가 사춘기 때 듣지 못했던 말들을 스스로에게 건네기도 했고, 사춘기에 반항 한번 하지 않고 자란 큰 딸에게 혹시나 원망하는 마음이 남아 있으면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은 사춘기 청소년,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님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으면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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