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 하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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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부님은, 자세한 것은 생략하고, 하여튼 누군가가 우리 뒤를 밟아 서책을 한 권 가져갔다는 이야기만 한 것이다.

440 페이지

서책을 가지고 간 사람은 누구일까? 사망한 베렝가리오일까? 베렝가리오는 발작적으로 경련하는 증세가 있었다는데, 온수 목욕을 증세 완화에 종종 사용한 베렝가리오... 그가 물 속에서 죽은 이유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사부는 말한다. 만약 서책을 훔친 자가 베렝가리오라면 분명 오기 전에 어딘가를 들렀을 것이라고... 과연 훔쳐간 서책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서책을 찾아낸다면 베렝가리오의 죽음의 원인도 밝힐 수 있을 텐데.... 그때 사부님의 눈에 보이는 베렝가리오의 손가락.... 그 이상한 흔적은? 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장서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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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아파트먼트 - 팬데믹을 추억하며
마시모 그라멜리니 지음, 이현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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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든 시간, 나는 종종 깨어 있곤 한다.

그럴 때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음이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94 페이지

거리의 소음, 한밤 중 사이렌 소리, 오토바이 소리, 삐그덕 거리는 소리 등 등은 누군가에게는 소음에 불과하지만 누구에게는 위로이다. 상황에 따라서 전혀 다른 모습들이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전에는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이 좋았다면 너무 사람이 없는 공원에 가거나 수목원에 가면 괜히 으스스해지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과연 적당한 소음, 적당한 간격, 적당한 번잡함... 그것들은 무엇일까? 아무도 없는 거리가 어떨땐 무섭게 느껴지다가 어떨땐 한가하고 여유롭게 생각되기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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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의 영역 새소설 10
이수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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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마녀예요?"

"세상에 나쁜 마녀는 없단다, 얘야."

"그럼 어떤 마녀예요?"

"마녀는, 마녀의 삶을 사는 사람이지."

93 페이지

나쁜 존재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흔히들 마녀는 그동안 코가 삐죽 나오고 뾰죽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타고 다니는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그리고 고약한 짓을 하고, 아이들을 잡아먹는 끔찍한 식상의 소유자로 그려졌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과연 마녀가 나빠야할까? 남한테 나쁜짓을 한다면 나쁜 마녀겠지만 그 사람을 도와주고 미래에 대해 충고해주고 오늘을 더 용기있게 살 수 있도록 한다면.... 아마 마녀 캐릭터가 그러했다면 세상의 많은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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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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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여인

엘리자베스 개스켈 |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02

결혼을 재고할 만큼 그 남자에게 결정적인 흠이 있니? 아니면 네가 그 사람에게 반감이 있어?

28 페이지

흔히들 결혼이라는 큰 결심을 하게 될때 망설이는 이유는 아마 확신을 갖지 못해서일것이다. 전에 오은영 박사가 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모델 이혜정씨가 나온 적이있다. 그때 자신이 과연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심한 불안감으로 도망간 적이 있었다면서 이혼보다는 파혼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초췌한 예비신랑을 보고서는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하는 확신을 얻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정말 결혼이란 진한 확신이 필요하다. 아! 이 사람이구나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인지 결혼을 못하는 많은 미혼 남녀를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한다. 눈이 높으니, 낮으니를 떠나서 같이 살 자신이 없는 것이다.

소설 <회색 여인>의 아쉬운 점은 아버지가 딸의 마음을 좀 더 세심하게 살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딸 역시 자신의 그런 불안한 심정을 확고하게 내비쳤다면 불행한 결혼 생활로 자신을 회색여인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텐데... 아... 결국 불행한 결혼생활은 아나 뿐만아니라 그 주변의 사람까지 영향을 미쳤다. 아나는 투렐의 잘생긴 외모에 반하지만 뭔가 꺼림직하다. 결국 결혼 생활 중 그 꺼림직함의 정체가 발각됐지만, 그녀는 그 정체를 목도한 이유로 하녀 아망테와 도망자 생활을 하게 된다. 아나가 아망테와 쫓기는 장면은 정말 가슴이 조마 조마했다. 소설은 아나가 자신의 딸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그녀에게 왜 자신이 딸의 결혼이 반대하는 지 그 이유를 설명하려고 고백하는 내용이다. 반전은 마지막에 있다. 모든 것은 돌고 돈다.

두번째 소설 <마녀 로이스> 는 1962년 미국 뉴잉글랜드 세일럼 마을에서 벌어진 청교도 교회 내 두 집단 사이의 갈등의 문제를 마녀 재판과 마녀 사냥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사실 교회 내에서 엉뚱한 사람을 잡아서 마녀 재판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과거는 비일비재했다. 특히 의료행위를 한 산파 등도 마녀로 보고 무조건 화형을 시키고 서로가 서로를 먼저 마녀로 몰까봐 먼저 상대방을 마녀화하는 장면... 아... 소설 속 로이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세번째 소설 < 늙은 보모 이야기>는 시종일관 보이지않는 무언가와 대결하는 양상이다. 보모가 자신의 아씨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흡입력이 상당했다. 역시 이야기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총 세편의 이야기 모두가 흥미로웠다. 특히 여성작가가 쓴 여성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이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을 통해서 색다른 작가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특히 능력있는 여성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더 나아가 고딕 스릴러라는 소설 양식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다시금 깨닫고 배운 느낌이 든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발굴되어 나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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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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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식당 (구미호 식당 3)

박현숙 장편소설 | 특별한 서재

책을 읽는 내내 그 맛이 맴돌았다. 파감 로맨스... 감자와 파가 만나서 특별한 비밀 소스를 넣어서 묘해지는 맛, 아니 묘하게 맛있어지는 맛... 어떤 맛일까? 책에 나오는 비밀병기나 살살말랑도 궁금하다. 어떤 맛일까? 흔히 아는 맛은 아닐 것같은데... 아마 채우만 아는 것이겠지...

소설 속 채우는 이미 죽었다. 그것도 열입곱의 어린 나이에 말이다. 저승에서 다음 생을 약속 받지만 못 지켰던 설이와의 약속이 생각난다. 그 약속만 지킬 수 있다면 소멸해도 괜찮다고 생각한 채우... 채우는 구미호 만호를 만난다. 만호는 채우에게 다음 생을 자신에게 팔라고 한다. 그러면 이승에서 원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고... 만호가 채우의 손에 찍은 도장 자국이 사라지면 소멸이다. 짧은 시간 동안 원하는 사람을 찾아야한다. 채우는 거리낌없이 다음 생을 포기한다. 오직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서... 파감 로맨스를 완성시켜서 설이를 악몽의 기억에서, 불운의 기운에서 해방시키기위해서... 그리고 설이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말이다.

채우는 설이가 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호가 알려준 곳에서 식당을 시작하는 데, 식당 이름을 약속 식당으로 짓는다. 약속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황부장, 왕원장, 구주미, 구동찬, 고동미... 과연 그 속에 채우가 찾는 설이가 있을까? 채우는 죽었을때는 열일곱 남자아이였지만 환생한 지금은 마흔 두살의 아줌마의 몸이다. 약속 시장 방문자 중에 설이가 있을까? 설이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채우가 과연 게 알레르기가 있었던, 감자를 좋아했던 설이를 만날 수 있을까? 소설은 채우의 눈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약속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구미호 식당 3의 <약속 식당>... 살아서 하는 약속은 살아서 지켜야한다. 죽어서는 지킬 수 없다. 그러기에 허튼 약속은 해서는 안된다. 실없이 하는 약속, 뜬금없는 약속, 그저 밥 한 번 먹자는 약속... 모든 약속이 중요하다. 채우에게는 다음 생을 포기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아니 지켜야하는 약속이 있었다.

당신에게 약속이란 무엇일까? 어릴 적 배운 노래... 꼭꼭 약속해...하면서 새끼 손가락을 걸었던 그 노래... 사실 약속에 대해서는 지켜야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알고자하는 것은 모두 유치원 시절에 배웠으니...하지만 약속의 디폴트가 지켜야한다는 것을 모르는 채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다. 약속에는 내재된 디폴트가 있다. 그것을 풀지 않는 이상 약속은 약속으로의 의미가 상실된다.

이 세상의 약속은 살아있을때 지키자. 어쩜 이것은 극 중 채우가 우리에게 말하고픈 하나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사실 설이가 누구인지는 마지막엔 중요하지가 않았다. 채우의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존재했으며, 채우는 마지막으로 설이의 행복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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