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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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식당 (구미호 식당 3)

박현숙 장편소설 | 특별한 서재

책을 읽는 내내 그 맛이 맴돌았다. 파감 로맨스... 감자와 파가 만나서 특별한 비밀 소스를 넣어서 묘해지는 맛, 아니 묘하게 맛있어지는 맛... 어떤 맛일까? 책에 나오는 비밀병기나 살살말랑도 궁금하다. 어떤 맛일까? 흔히 아는 맛은 아닐 것같은데... 아마 채우만 아는 것이겠지...

소설 속 채우는 이미 죽었다. 그것도 열입곱의 어린 나이에 말이다. 저승에서 다음 생을 약속 받지만 못 지켰던 설이와의 약속이 생각난다. 그 약속만 지킬 수 있다면 소멸해도 괜찮다고 생각한 채우... 채우는 구미호 만호를 만난다. 만호는 채우에게 다음 생을 자신에게 팔라고 한다. 그러면 이승에서 원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고... 만호가 채우의 손에 찍은 도장 자국이 사라지면 소멸이다. 짧은 시간 동안 원하는 사람을 찾아야한다. 채우는 거리낌없이 다음 생을 포기한다. 오직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기위해서... 파감 로맨스를 완성시켜서 설이를 악몽의 기억에서, 불운의 기운에서 해방시키기위해서... 그리고 설이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말이다.

채우는 설이가 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호가 알려준 곳에서 식당을 시작하는 데, 식당 이름을 약속 식당으로 짓는다. 약속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황부장, 왕원장, 구주미, 구동찬, 고동미... 과연 그 속에 채우가 찾는 설이가 있을까? 채우는 죽었을때는 열일곱 남자아이였지만 환생한 지금은 마흔 두살의 아줌마의 몸이다. 약속 시장 방문자 중에 설이가 있을까? 설이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채우가 과연 게 알레르기가 있었던, 감자를 좋아했던 설이를 만날 수 있을까? 소설은 채우의 눈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약속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구미호 식당 3의 <약속 식당>... 살아서 하는 약속은 살아서 지켜야한다. 죽어서는 지킬 수 없다. 그러기에 허튼 약속은 해서는 안된다. 실없이 하는 약속, 뜬금없는 약속, 그저 밥 한 번 먹자는 약속... 모든 약속이 중요하다. 채우에게는 다음 생을 포기해서라도 지키고 싶은, 아니 지켜야하는 약속이 있었다.

당신에게 약속이란 무엇일까? 어릴 적 배운 노래... 꼭꼭 약속해...하면서 새끼 손가락을 걸었던 그 노래... 사실 약속에 대해서는 지켜야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알고자하는 것은 모두 유치원 시절에 배웠으니...하지만 약속의 디폴트가 지켜야한다는 것을 모르는 채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다. 약속에는 내재된 디폴트가 있다. 그것을 풀지 않는 이상 약속은 약속으로의 의미가 상실된다.

이 세상의 약속은 살아있을때 지키자. 어쩜 이것은 극 중 채우가 우리에게 말하고픈 하나의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사실 설이가 누구인지는 마지막엔 중요하지가 않았다. 채우의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존재했으며, 채우는 마지막으로 설이의 행복을 확인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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