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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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 식객을 보면서, 성찬군이 나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다 고 나한테 중요한 것은 운암정이라고 진수양에게 말했지요. 그리고 운암정이 어렵게 되고 그 원인을 해결하고자 뭐지, 후지모토인가 뭐시기가 불러서 가 봤지요? 그렇게 오늘날의 세계는 내 눈 앞의 일만이 내가 겪는 일이 아닌 게 되버렸습죠. 게다가 중국의 동북아공정이라는 게 꼭 저쪽의 아시아만 노리는 게 아니라는 말이 맞은 것이 우선, 우리 고구려 역사왜곡은 제끼고서라도 북한의 백두산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죠. 지네땅이라잖소...그래서 열심히 개발한다잖소...열심히 돈 벌어먹으면서 우리에게 뭐하나 주지도 않더이다. 씁...어제 뉴스를 보다가 광산계발로 수은중독으로 피해입은 아시아인들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몽골쪽이었던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중국정부가 살림파괴를 하고 광산계발을 하면서 수은이 지하수를 오염시켜서 일어난 일이라네요. 살림파괸 지들이 하고 왜 피해는 딴쪽이 져야하냐고요~~~
 
뭐 원래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데 이런 이야기의 책을 읽는 것이 약간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든다. 아직은 학교를 다닐 무렵, 중국의 티벳합병기와 티벳의 달라이라마 망명, 화봉송 사건으로 시끄러울 즈음에 교수님의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으로 [티벳에서의 7년(1997)]을 보게 되었다. 그걸 보면서 우리가 너무 선입견만 갖고 상대를 대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산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다수의 것들은 조작되고 힘있는 자들의 일방적인 이야기들이다. 그것을 반대쪽의 입장에서 보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정말 보지 못 했으니 어찌 그 실태를 알 것인가??? 우리는 이곳저곳에 흩날리는 말들을 너무나 잘 믿어버리는 착하고 순진한 사람들 같다. 하지만...그래도 이런 책들이 세상에 나오기에 우리들이 세상을 굴절없이 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

중국의 동북아원정이라고 하나?  대충 평화라 부르기 뭐한 냉전체제가 만연하고 있는 이때에 버젓이 딴 나라를 좀먹어가는 중국의 이야기 중 하나로 '티베트'에 관한 집중조명. 영화를 통해 본 웃끼지도 않지만 사실인 이야기와 어제 뉴스에서 나와서 다시 한번 중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들. 중국은 원래 무진장 작은 나라다. 그게 여러 민족이 중국왕조를 지배하며 늘려놓은 영토를 지금의 중국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 족속들은 다른 민족을 통합하는 걸 너무나 당연스럽게 여긴다. 중국 주변의 소수민족들은 자기네 의사와는 상관없이 중국의 권력과 세계정보의 무지 앞에 병합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들이 바랐던 것은 평화롭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었으나 자기네 땅에서 쫓겨나고 토지를 빼앗기고 심지어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냥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이 주장하는 이야기들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예전에 우리선조때 지배한 곳이었으니 우리땅이라는 것이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몇년 전일을 이제야 주장하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로 이따위 짓이냐. 그런데 어찌하랴, 힘없이 가난한 나라들은 뭘 뺏겨도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고 또 하소연한들 들어줄 곳도 없다. 예전에도 힘이 있었지만 신흥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그 세력이 더 멀리 떨치고 있다. 그 세력을 떨치는 것이 침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싫은 건 전쟁이 싫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다치고 죽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다치는 것은 나의 가족이 다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마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5Cm라는 두께가 허망하게도 실태보고서는 '티베트의 현실'이라는 한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 실태를 다 읽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들의 모습이 생생히 떠올리는 것은 나에게조차 너무나 잔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사했던 시대가 지금보다 근 10년이상 뒤쳐졌기에 어느정도 현재를 추측하기엔 가감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다 읽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아 반 읽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책 읽기가 정말 힘들기만 하구료.] 그마저도 읽는 내내 재미라곤 하나도 없고 딥따 상처만 받고 현실의 참혹함과 내가 거기 살지 않음으로 인해 안심해버리는 한심한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당신들이 만약 이 책을 열심히 죽어라 판다고 생각해봐라. 이런 수치들이, 그 수치심마저 가련한 표현으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당당히 현실의 잔혹함을 보았노라 말할 수 있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래서 잠시 놓은 손에서 영원히 떼어버리고 싶다. 나 축복받았다.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지만 진짜 난 너무 좋은 시대에 태어난 것 같다. 사람은 절망에서 희망을 본다고 했던가, 그 말이 맞더이다. 읽는 내내 저들이 비참해질수록 나는, 나 자신이 존귀해짐을 느꼈고, 저들의 비참함을 해결하고 그들의 실태를 전하려는 목소리는 점점 아련해졌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게 진실이라고 믿진 않는다, 사실 진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지론이거니와 객관성을 주장한다지만 인간에게 그딴 건 불가능할 뿐이다. 책에 빽옥한 건 글씨고 그 글을 읽는 건 뇌이다. 그런데 왜 눈에서 보이는 건 현실이고 흐르는 건 눈물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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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비테의 공부의 즐거움 - 아이와 함께 읽어야 더 효과적인 자녀교육 바이블
칼 비테 지음, 남은숙 옮김 / 베이직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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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을만큼 열심히 한적도, 또 그런 강요를 받으면서 살아오지도 않았다. 뭐 열심히 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난 그닥 공부하기가 어렵거나 압박적이지 않다. 음, 정확히 말하면 별 부담없이 공부한달까, 아니면 별로 기대를 안 하고 공부를 한달까 그렇네요. [ :아 뭐라 그럴까봐 막 움찔해서 말이 이상한데로 간다...전 절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아요. 물론 지금도 별로 관심도 없고 성적도 별로라는...] 아하하핫...^^;;;

처음에 본 건 알라딘에서 미리보기를 통해서였다. 저자의 약간의 지자랑이 다분한 글이라는 판단과 선행학습, 조기교육이라는 방법을 써서 저능아를 수재, 천재란 소리까지 듣게 만든 칼비테가 참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책을 직접 읽으며 느낀 것 또한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저자의 지자장보단 아버지의 세심함과 다정함이 느껴졌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큰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누누이 말하는 저자의 말에 절대공감이었다! 정말 대단히 지극정성이고 아들을 생각해주는 이런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은 당신은 축복받은 것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이런 생각은 맘에 걸리는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였다. 우선 맨 먼저 날 경악시킨 사건...표지 적힌 '옮기이' 파문. 표지에는 옮기이 : 김락준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안에 써있는 옮긴이는 중국어를 전공했다는 남은숙씨 이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게다가 어디에도 추가적으로 옮긴이의 진위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옮긴이 서문에서도 본인의 이름이 써있지 않다. 게다가 난 원래 책 본래의 내용 외엔 부가적인 정보가 들어있는 어떤 것도 읽지 않아서 이 충격적인 정보를 책을 반쯤 읽었을때에야 알아냈다!!! 그리고 잠시 패닉...음...어따 물어봐야 되는겝니까???? 

저자의 지자랑 책이라고 생각하게 만든 또 하나의 문구가 첫 장에 있다.  
 농부는 자신과 아버지의 인생을 말과 나귀에 비유하며 어린 나의 우둔함을 비웃었다....(중략)...자네 아들이 일자무식이니 자네 손자 역시 분명 글도 못 읽는 무식한 농부나 되고 말겠지. 하지만 난 다르다네, 난 어떻게 하면 내 아들을 똑똑하게 키울 수 있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더.  그때는 자네 손자가 나귀처럼 사람들에게 휘둘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아 정말 저런 비하발언 이라니, 욱-한 건 알겠지만 그딴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님 아래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며, 하인을 가족처럼 대한 사람과 같은 사람이 맞는겝니까. 계속해서 자기 자랑만 하는 것 같은 저자, 그리고 이상하게 아버지 이야기에서는 엄청 따땃하고 온화한 느낌이 묻어난다. 그래서 그 말투와 목소리가 대뇌로 전해지는 신기한 책 읽기.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이걸 읽으면서 칼비테씨에게 약간의 존경심이 생겨버렸습니다. 


칼, 내가 이런 걱정을 하는 건 네 판단력을 의심해서가 아니란다. 다만 다양한 감정과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사람만이 진정한 행복을 얻을수 있다 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라서야.   정말 아버지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공상이라고 비아냥거리는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보인다. 개인적으로 상상의 나래로 훨훨 날아다니는 편이라 저런 말을 들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또 뭐든 긍정적이고 최선을 다해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도 엿보인다.

세상에 쓸모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은 그렇게 쉽게 구분 지을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언어는 물론이고, 무슨 일이든 끝까지 배우지 않고서는 쓸모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단다.
무언가를 끝까지 배워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것을 끝까지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과 또 직접적인 조언은 아니지만 책이 전해주는 좋은 말을 들어서 현재의 막막함이 조금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세상 모든 사람이 날 손가락질해도 사람만 날 믿어준다면 세상을 다 얻은 것이다' 란 말이 생각나는 건. 아이는 연약하고 초라하게 태어났지만 아비는 아이를 신동이라 불리게 만들었다. 아이는 아비의 말이 언제나 진실임을 알았고 그걸 몸소 실천하는 아비 밑에서 착실하게 그리고 성실히 놀면서 자라났다. 칼비테는 세상사람들이 바보아들을 뒀다며 비웃고 조기교육을 한다며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칼을 건강하고 따뜻하며 똑똑한 사람으로 길러냈다. 칼은 연약하게 태어난데다 지능도 떨여졌다. 그런 그를 위해 아비는 맞춤 교육을 실시했다. 그 교육은 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 건강을 배우는 것까지를 통틀어 말한다. 

그는 말도 안 통하는 애를 생후 15개월부터 건강키운다고 냉수마찰 시켜서 부인 기겁하게 했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동작과 함께 무한 리핏~해서 언어발달의 기반을 마련하질 않나, 자체제작 장난감으로 몸소 아이의 관심을 끌고 공부도 놀이처럼 해서 아이가 배움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게 했다. 그리고 생활습관과 정서적인 면을 위해 근검절약은 기본에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선을 실천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며 정말 대단히 올곧고 신념이 확고한 사람이라는 인상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세상 사람들은 불쌍하다며 비웃었고 조기교육은 아이에게 나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세상에서 그는 조기교육을 했다. 그것도 아이의 발달시기에 맞물려서 말이다. 아이의 어린시절이 중요한 거란 건 비단 프로이트만 한 생각은 아니다. 뭐 물론 인간의 전 생애 중 배움에 대해 열려있는 시기가 어릴때뿐만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새로 배우고 나름의 체계를 세우는 시기이기에 유야교육이 중요한 것이다. 그는 그걸 알고 있었고 그의 사랑스러운 아가가 잘~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여러 조치를 취했다. 공부뿐이 아니라 인성교육까지 시킨 점은 그가 전인적인 인간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책에 있는 방법을 직접 실행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욱-하는 성격의 사람들은 아이가 뭘 물어보면 다 친절하게 가르쳐주기엔 무리가 따르니까. 게다가 '왜요~'를 남발하는 어린시절을 보내본 덕에 절망을 체험해본 필자로썬 내 질문이 언제나 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쫌 짜증이 났다. 사실 뒤지고 쫌 더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귀찮잖아, 어린애가 언제 그걸 다 뒤지고 생각하고 있냐고요~ 놀기 바쁘지. 물론 지금 내게 여러 질문거릴 쏟아내는 아이를 대준다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겠지만[ : 아는 한도내에선...] 상냥하게 아이의 이해수준에 맞춰해줄 자신은 없다. 그만큼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기란 어려운 일인데 그는 그걸 해내고 아이 스스로 반성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게끔 만들었다. 대단한 사람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교육지침서라는 별칭을 지니고 있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에는 이 방법을 직접 실천한 칼 비테가 지은 [칼비테의 자녀교육법]이 있는데 아무래도 아버지가 지었으니 그걸 먼저 읽고 이걸 읽는다면 좋았겠다란 생각이 든다. 그건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주로 자신의 관점과 편지글 또는 타인의 과거사가 실려있는 이 글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니까 색다른 매력이 있지 않을까? 게다가 그건 교육법에 더 중점을 둘 테니까 자녀교육 및 양육법을 위한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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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유럽 - 2,30대 떠나는 오감만족 배낭여행
김가혜 글, 이안나 사진, 하나북스 편집부 엮음 / 하나티앤미디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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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리뷰를 쓰는 게 단지 그 순간을 잠시 잡아두는 게 아니라 영원한 기억으로 만드는 거라면 좋겠다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어떤 분은 리뷰를 잘 쓰는 게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때 느낀 모든 것을 담아내는 거라고 하더이다. 그래서 책을 깨끗하게 보지 말라고, 팔거 아니면 말이다. 그때그때 읽으며 느낀 생각 감상을 구석구석에 박아두고...또 이 책에서 맘에 드는 문구를 형광펜으로 줄치며 느낌을 적어두고 그러하라고 말이다. 그러면 다시 리뷰를 쓸때 훨씬 더 책을 읽는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어쩌하겠는가 나는 책에 손대는 걸 안 좋아해서 결국엔 연필질도 못하고 형광펜은 더더욱 사양이니 말이다. 굳이 좋은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리뷰를 쓰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읽었으니 그때의 느낌을 그 상황을 남기자가 내가 리뷰를 쓰는 목표이기에 나의 리뷰는 다른 분들과는 다르게 기록이다. 언제 얼마나 왜 등 육하원칙이 들어가 있는 주된 이유가 그로인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역시나 올리기 떨떠름하고 께름찍하다. 다이어리를 공개하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한데 이 책은 그 다이어리를 공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소심한 우리를 대신해 자신들이 한 유럽여행다이어리를 공개한 그들은 우리와 같이 배낭여행이라는 한때의 목표가 있었지만, 친구도 없도 돈도 없고 해서 미뤄뒀다가 '지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짐을 싸서 여행을 시작했다. 서로 좋아하는 곳 주변을 여행지로 삼았다...우리가 매일 보는 지하철 노선도 대신에 아주 큰 유럽 교통노선도를 그린 셈이다.
  참, 여행다이어리라고 아실라나 모르겠네요. 여행동안에 겪은 일이나 가본 곳을 적어놓고 스크랩해놓은 건데요.  방문한 곳의 감상이 주가 되지만, 방문지까지의 경로를 사전조사해 적는 것에 직접 간 후에 감상을 덧붙이거나 미리 짠 일정을 적고 뒤에 여백 공간을 만든 후에 여행간 곳의 팜플렛을 붙이는 거죠. 다이어리란 특성상 제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긴 하지만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했어도 사실 계획대로 하기가 어디 쉽나요. 그래서 사진과 또 팜플렛으로 꾸미는 것도 한계가 있고...꾸미는데 소질이 없는 사람들은 지레 포기하게 마련이죠. 
  하지만 그때의 그 감성을 다시 느껴보기엔 여행다이어리가 제격이죠. 책처럼 한권으로 된 노트를 구입하면 오래도록 보기 좋지만 두꺼워지면 난감하고 스프링노트는 맘에 안 든다고 북북~ 뜯어 쓸 우려가 있으니, 적당히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게 중요하죠. 그래도 그런 다이어리들을 보면 부럽고 또 한번은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극받게 마련인 거 같아요. 이 책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사진은 기본이요, 형형색색 컬러풀하고 손글씨(: ..텔모그라피라고 하죠)로 사진 위에 써 있는 문구들은 나도 여행가서 사진찍고 멋진 말 써넣어서 다이어리에 붙여놓고 싶어~~~!!! 라고 탄성을 자아냅니다. 아 전 요란한 거 또 컬러풀한 거 싫어해서 다이어리도 그냥 깔끔하게 연필이나 깜장펜으로만 쓰는데 보니까 쫌 색색이 써볼까 싶기도 하네요.

  출국부터 여행지의 경관, 교통지도 자잘한 Tip까지... 직접 갔다온 것만큼은 아니지만 느낌은 충분히 공유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두 사람의 여행목표랄까 목적이 달라서 유럽이라도 주요 경유지가 달라서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있지요. 가혜씨가 영국근처의 유럽이라면 안나씨는 프랑스주변의 유럽이라고 할 수 있죠. 뮤지컬의 고장인 런던이 주 타겟인 가혜씨와 파리,파리를 부르짓던 안나씨의 여행 일기. 한번 읽어보실래요? [ P.S : 참, 두분은 혼자 여행을 한 거랍니다. 같이 떠난 게 아니라는 거죠! ]
  장장 500페이지가 넘는다. 핫 약간 부담이 갔지만 후루룩 넘겨보니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터라 그닥 부담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여행기라지 않은가? 가볍게 또 여행기분을 내며 햇살 좋은 공원에서 유럽의 분위기를 내며 읽기에도 Good!! 뮤지컬의 고장인 런던이 주 타겟인 가혜씨는 타이트하게 하지만 30대의 노련함으로 최대한 본전을 뽑는 일정을 짠 거 같아. 알뜰살뜰하게 자기 취향에 맞게 주로 미술관이나 유적 등이 주 방문대상. 뮤지컬은? 당근 빠질 수 없지! 직접 발품 팔아 찾아간 곳이기에 줄 수 있는 정보와 또 그곳의 정보가 기본정보[:사진,전화번호,주소,관람시간 etc]가 적혀있다. 
  또 각 방문지 말미에 교통정보나 여행시 참고하면 좋을듯한 여행법이 적혀있다. 그 뒤엔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잘거리 등의 사진들과 짤막한 메모가 물고기마냥 빨래줄에 쫘악- 걸려있다.ㅋㅋ 앞쪽 본문이 직접 가본 곳이라면 이 뒤쪽은 '저것뿐 아니라 이것도좋아' 라는 추천코스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리고 지도로 깔끔한 마무리! 유후...난 지도 못 보는데...아 그 4자[:방위표시에 쓰이는 것으로, 동서남북 위치표시]를 알아보는 게 넘 어려운 거 같다. 갔던 주요 지점이 표시되어 있어서 따라가보기에도 괜찮을듯~ 다이어리에 다른 사람 글이...???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개인의 생각이 묻어나는 곳 천지인 이곳에 유일하게 타인의 흔적이 남은 곳인데 어쩌면 여행평가와 조언정도에 해당하는 약 한장정도의 공간이 있다. 뭐 내 다이어리에도 남에 글이 있으니 그런 거랑 비슷한 느낌이다.
  아 굉장히 재밌는 게 색이 부분적으로만 칠해진 그림이 여행지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다,것도 여행지 첫 페이지마다. 음...왜 그런지 몰랐는데 쫌 읽다보니까 그게 나라의 특색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모아서 SD나 캐리커쳐로 그려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색이 입혀져있는 곳은 뒷장부터 소개될 곳이라는 거... 그림을 보고 맘에 드는 페이지를 찾아 읽거나 아니면 뭐 그냥 아무데나 펴서 읽어도 그닥 상관은 없다. 그다지 이어지는 내용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뭐 늘 그렇듯이 몇 장 펴보고 차례대로 읽는 中...이다.   아아~ 500페이지의 압박이라니...까.  그래도 열심히 읽는 이유는 뭘까...음...역시 나도 이들처럼 떠나고 싶은 것일까나??? 나홀로 여행을 하기엔 넘 소심한데...말이지.^^
  안나씨의 여행기록도 기본적인 구성은 가혜씨랑 같다. 다만 구체적인 테마가 정해져있지 않은 까닭에 그 지역에 유명한 것을 중심으로 또 20대답게 될 수 있으면 저렴하게 여행하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본문보다 뒤쪽의 추천코스나 교통정보, 여행코스에 더 볼 것이 많다. 그래서 흐름이 짧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주로 한두개의 경유지만 소개되어있고 그런 게 여러개가 모여서 하나의 나라란 실에 꿰어진다.  음...그래서 버스에서 또 짬짬이 시간떼우기로 봐도 무리가 없다. 앞쪽도 비슷하긴 했지만 확실히 테마가 정해져있으면 그 흐름을 따라가야하느라 끊기 힘들지만 이건 징검다리같달까? 하나하나가 독립적이지만 또 크게 보면 다 연결되어있으니까 말이다. 
  가혜씨는 보통 2박이 기본이었지만 안나씨의 여행코스는 주로 1박이 많았으니까. 그로인한 차이일게다.또  간 나라의 차이도 있을 것이다. 최대한 일정을 빡빡하게 짜서 여행지에서 볼것을 최대한 넣어논 그녀의 일정은 선반에 책이 가득한 느낌. 그렇지만 안나씨는 적당히 빈공간이 있어서 장식품도 놓고 앞으로 채워나갈 것이 더 많은 아직은 책이 부족한, 아니 정확히 말하면 책을 편식하는 사람의 책장이란 느낌이다. 직접 만든 책장이라 애착이 가고 더 예쁘게 꾸미느라 책을 사는 여유가 없었을지도. 암튼 그런 느낌이더이다. 
  이 다이어리가 아니 여행기가 꽤나 활기찼던 건 두 사람의 열정이 가득하고 또 거기에 내 열정도 동요하기 때문이었다. 아직 젊고, 외국에 또 혼자 여행을 간 적 없는 나는...[ : 나도 어리단 말 쓰고 싶었는데...아아 이젠 쓸 수 없게 되버렸어.] 적당히 하얗고 또 사늘한 하늘아래에서 이 책을 읽으며 약간의 격련과 또 약간의 온기를 느꼈다. 아마도 언젠가 내가 쫌 더 용기가 생긴 후에는 혼자서 하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누구랑 같이 가도 되는데 굳이 혼자 여행을 하냐고 묻는다면...그런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린 사회적인 동물이라 나를 아는 사람 곁에서는, 언제나와 같은 내가 되기때문이다. 그러니 바뀌고 싶다면 또 다른 자신을 찾고 싶다면 혼자가는 여행은 새로운 의미를 가져다줄 것이다. 아아 물론 이딴 이상적인 것은 별로 좋지 않다만, 난 날씨타니까 이런 말은 잿빛구름 아래서 하는 건 꽤 괜찮아. 꽤 말이지. 날이 차니까 머리도 차가워지고 몸도 차가워지고 가슴까지 차가워지려고 한다.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올 것 같은 이런 날씨엔 따끈한 차를 호호~ 불어 친구와 함께 마시며 수다떨고 헤어지기에 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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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샨보이
아사다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날뻔했다.
거리에서 또 버스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서도 그런 사태가 벌어지는데 아연실색했으며
또 한편으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자질구레한 감정표현이 고스란히 와닿을만큼 그게 가능할만큼 글이 맛있다.
어떤 면은 보고 싶지 않았고 또 어떤 면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하지만 결국 작가의 수다와 넋두리를 듣고 있노라며
지나간 이야기가 아니 지금 현재 내가 그걸 겪게 되어서 가슴이 아려왔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될까 싶을 정도로 가슴을 후벼파는 것은 어쩌면 작가가 가진 신념.
사실을 그대로, 또 내가 본 현실을 재현해내는 능력은 행복하리만치 잔인하다.
기승전결의 구조라면 당연히 해피엔딩이라 생각한 이야기는...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비현실적이길 간절히 바라게 된다. 차라리 행복했으면...
그러면 이리도 서럽진 않았을텐데... 하고 말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작가의 재능을 존경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진실한 사람 싫다.
현실의 잔혹함이 싫고 그에반해 거기까지 가는 길은 어찌나 연분홍 꽃길이던지...
작가는 철도원을 쓴 사람이라고 했다.
물론 그따위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다...전작이 유명해서 오히려 빛을 잃을 수도 있으니...
철도원이 파도같이 철썩~ 가슴을 때렸다면
이 단편들은 하나같이 낙하산을 맨 군인의 심정이리라.
위험을 피해서 난 살았다 생각한 순간 낙하산은 말을 듣질 않는다.
현실의 막막함이다.
그 지난한 세월을 또 그 잔인한 추억을 되새기며 이 글을 썼겠지...작가란 사람은.

그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에 대해 말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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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안녕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벤트로 받은 책이지만 소설이라 묵혀두었던 거...^^;; 익으라고~~~
사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읽기에 편한 장르가 아니기에...
[:중간에 끊을 수 없어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첨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어야 하니까 별 수 없다.]
어제 비도 오고 시간도 많길래 그냥 받아뒀는데 안 읽은 책들을 읽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한 권을 집었는데 쉽게 읽을 것 같아서 또 기분도 우울하고 해져서...

단편소설집이라 읽기에도 무리없고 또 중간중간 딴짓도 하고
글을 읽으며 그려지는 그림들에 소소한 웃음이 났고
또 내 모습을 보는듯한 캐릭터들까지 나와서 몰입도가 더 뛰어났다.
모든 것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기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책을 보며 이런저런 딴지를 거는 건 어쩔 수 없는 습성인가보다.
[:주로 소설을 보면서는 안 하던 거였는데...]


와닿는 이야기와 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조각보는 찬란하리만치 슬픈빛이었다.
그림이 완성되고 덧칠되어지고 나면 남는 건 단지 한장에 불과하지만
그 한장이 되기까기 그 안에 녹아있는 시간과 고민들을 느끼는 건 독자로써 누리는 기쁨.
사랑이야기, 남자가 나오고 또 여자가 나오는 이야기.
간혹 그 성별조차 알 수 없고 또 시공간을 초월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다지 흥미를 끌진 않았다.
내가 관심있는 건 단지 하나의 이미지, 그 활동사진일뿐.
한장한장 더해져서 끊임없는 움직임이 만들어지는 눈의 착각, 영화처럼.
보고 나서 남는 게 있던 없던 상관없이 그냥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이야기들.
내, 눈물을 자아내지도 또 웃음짓게 만들지도 않은 약간은 무미건조한 책.
자그마한 리본이 달린 파란 선물상자를 선물 받은 것은 행복해지길 바라는 누군가의 마음.
잠시라도 그것에 대해 고민했다면 그걸로 된거야, 이루어진거야 그의 소원은.
내 품에 머무른 순간이 너에게도 잊을수 없는 추억이 되었으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헤어지는 니가 아닌 단 한사람만을 위한 이가 되었기에
네가 포기하고 또 얻은 것을, 내가 간 다음에 또 누군가에게 전해주련.
작은 속삭임에도 나부끼는 가벼운 몸짓에, 지울수 없는 상처를 주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지.

아아 역시 소설은 읽으면서 생각을 안 하게 되버려서 쫌 싫다니까~ 흘러가는 강물에 비춰진 해의 부스러기를 보는 듯 눈이 시리고 또 내 손을 떠나버린 가엾은 존재가 되는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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