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
폴 인그램 지음, 홍성녕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저번주에 식객을 보면서, 성찬군이 나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다 고 나한테 중요한 것은 운암정이라고 진수양에게 말했지요. 그리고 운암정이 어렵게 되고 그 원인을 해결하고자 뭐지, 후지모토인가 뭐시기가 불러서 가 봤지요? 그렇게 오늘날의 세계는 내 눈 앞의 일만이 내가 겪는 일이 아닌 게 되버렸습죠. 게다가 중국의 동북아공정이라는 게 꼭 저쪽의 아시아만 노리는 게 아니라는 말이 맞은 것이 우선, 우리 고구려 역사왜곡은 제끼고서라도 북한의 백두산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죠. 지네땅이라잖소...그래서 열심히 개발한다잖소...열심히 돈 벌어먹으면서 우리에게 뭐하나 주지도 않더이다. 씁...어제 뉴스를 보다가 광산계발로 수은중독으로 피해입은 아시아인들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몽골쪽이었던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중국정부가 살림파괴를 하고 광산계발을 하면서 수은이 지하수를 오염시켜서 일어난 일이라네요. 살림파괸 지들이 하고 왜 피해는 딴쪽이 져야하냐고요~~~
 
뭐 원래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데 이런 이야기의 책을 읽는 것이 약간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든다. 아직은 학교를 다닐 무렵, 중국의 티벳합병기와 티벳의 달라이라마 망명, 화봉송 사건으로 시끄러울 즈음에 교수님의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으로 [티벳에서의 7년(1997)]을 보게 되었다. 그걸 보면서 우리가 너무 선입견만 갖고 상대를 대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산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는 대다수의 것들은 조작되고 힘있는 자들의 일방적인 이야기들이다. 그것을 반대쪽의 입장에서 보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정말 보지 못 했으니 어찌 그 실태를 알 것인가??? 우리는 이곳저곳에 흩날리는 말들을 너무나 잘 믿어버리는 착하고 순진한 사람들 같다. 하지만...그래도 이런 책들이 세상에 나오기에 우리들이 세상을 굴절없이 바로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

중국의 동북아원정이라고 하나?  대충 평화라 부르기 뭐한 냉전체제가 만연하고 있는 이때에 버젓이 딴 나라를 좀먹어가는 중국의 이야기 중 하나로 '티베트'에 관한 집중조명. 영화를 통해 본 웃끼지도 않지만 사실인 이야기와 어제 뉴스에서 나와서 다시 한번 중국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들. 중국은 원래 무진장 작은 나라다. 그게 여러 민족이 중국왕조를 지배하며 늘려놓은 영토를 지금의 중국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 족속들은 다른 민족을 통합하는 걸 너무나 당연스럽게 여긴다. 중국 주변의 소수민족들은 자기네 의사와는 상관없이 중국의 권력과 세계정보의 무지 앞에 병합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 그들이 바랐던 것은 평화롭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었으나 자기네 땅에서 쫓겨나고 토지를 빼앗기고 심지어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냥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이 주장하는 이야기들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예전에 우리선조때 지배한 곳이었으니 우리땅이라는 것이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몇년 전일을 이제야 주장하는 것은 대체 무슨 논리로 이따위 짓이냐. 그런데 어찌하랴, 힘없이 가난한 나라들은 뭘 뺏겨도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고 또 하소연한들 들어줄 곳도 없다. 예전에도 힘이 있었지만 신흥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그 세력이 더 멀리 떨치고 있다. 그 세력을 떨치는 것이 침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싫은 건 전쟁이 싫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다치고 죽는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다치는 것은 나의 가족이 다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아마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5Cm라는 두께가 허망하게도 실태보고서는 '티베트의 현실'이라는 한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 실태를 다 읽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들의 모습이 생생히 떠올리는 것은 나에게조차 너무나 잔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사했던 시대가 지금보다 근 10년이상 뒤쳐졌기에 어느정도 현재를 추측하기엔 가감이 필요한 것 같다. 아직 다 읽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아 반 읽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책 읽기가 정말 힘들기만 하구료.] 그마저도 읽는 내내 재미라곤 하나도 없고 딥따 상처만 받고 현실의 참혹함과 내가 거기 살지 않음으로 인해 안심해버리는 한심한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당신들이 만약 이 책을 열심히 죽어라 판다고 생각해봐라. 이런 수치들이, 그 수치심마저 가련한 표현으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당당히 현실의 잔혹함을 보았노라 말할 수 있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래서 잠시 놓은 손에서 영원히 떼어버리고 싶다. 나 축복받았다.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지만 진짜 난 너무 좋은 시대에 태어난 것 같다. 사람은 절망에서 희망을 본다고 했던가, 그 말이 맞더이다. 읽는 내내 저들이 비참해질수록 나는, 나 자신이 존귀해짐을 느꼈고, 저들의 비참함을 해결하고 그들의 실태를 전하려는 목소리는 점점 아련해졌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게 진실이라고 믿진 않는다, 사실 진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지론이거니와 객관성을 주장한다지만 인간에게 그딴 건 불가능할 뿐이다. 책에 빽옥한 건 글씨고 그 글을 읽는 건 뇌이다. 그런데 왜 눈에서 보이는 건 현실이고 흐르는 건 눈물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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