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칭 Touching - 세대 차이, 세대 갈등을 넘어 세대 공존으로
유수란 외 지음 / Book Insight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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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맘에 들었다.

Teaching(티칭)이 아니라 Touching(터칭).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점 하나의 위치에 따라 이렇게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Touching(터칭)을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세대간 교감을 넘는 감동,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갈등을 해결하고 공존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나도 후배 동료에게 말할 때는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경험의 차이로 단어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기에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후배 세대가 싫다라는 1999년의 신문 기사를 보면서 시대가 바뀌어도 삶의 가치관이 급작스레 달라지지 않으며, 선배들이 나이가 들어 자신의 젊은 시절 기억 중 좋은 것만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나도 올챙이였던 적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세대 공감방법을 알고 싶었다.

 

서로 다른 시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이들이 서로 얽혀 살아가는 게 현 시대이기에 세대 갈등 문제가 심각하다. 그런데 사실은 서로 다른 세대라서 생겨난 문제가 아니라 시대 변화에 따른 문제인데 말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대 갈등은 세대 변화에만 주목하여 세대 차이, 세대 갈등, 세대 혐오 등의 세대 문제 프레임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대와 아래 세대의 차이는 세대별 특성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인생이 놓인 시점이 다르기 때문임을 인지하는 것, 다른 세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문제해결의 시작임을 강조한다. 세대간에 서로 배울 건 배우고 인정할 건 인정하는 것, 그래서 긍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세대 갈등을 극복하고 길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역할의 선두 주자는 더 많이 삶을 경험한 B,X, M 세대가 ZA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모습을 먼저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 세대별로의 특성과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한 설명이었다. 공존을 위한 마음의 온도 조절 즉 자연스러운 갈등 현상을 인정하고 배려와 이해로 세대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회에 확산시켜 세대갈등을 최소한 하는 TOUCH 전략을 제시한다. ‘내가 어른이야.’하는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것, 자신의 위력을 내세우기 보다는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조언할 것,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에 앞서 상대의 처지에서 진심 어린 공감을 하는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쉽지가 않을 것 같다. 다행히도 이 책에서는 선배와 후배에게 필요한 기술을 설명한다. 선배는 문자와 텍스트에 서운해하지 않기, 지시사항 요약해서 전달하기, 간단한 이모티콘 스티커 사용으로 감정 전하기, 끼어들지 않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후배는 전화 통화에 익숙해지기, 사전에 전달 사항 정리하기, 선배 세대의 함축적인 표현에 익숙해지기, 집중하고 메모하는 습관 가지기, 정중한 표현방식 익히기의 TOUCH 기술을 설명한다. 그래서 포스트잇에 적어 모니터 앞에 붙여놓고 수시로 보고 있다.

 

세대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30년 전에도 세대 갈등을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말한 것이다. 다만 세대 갈등을 서로에게 맞추라고 하기 보다는 함께 서로를 이해하며 맞춰 가려는 노력을 필요함을, 나부터 시작해야 함을, 잊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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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 탕 웅진 모두의 그림책 48
이영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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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그락은 작고 단단한 물건이 부딪쳐 흔들리면서 맞닿는 소리를 말한다. 이 그림책에서는 어떤 물건들이 부딪히고 흔들릴까?

앞면지에는 마을을 그린 그림지도가 있다.

이 말에 나는 달그락 소리를 모아놓았을까?’

 

아저씨 곶자왈 가요?”

곶자왈은 제주도에 있는 해발 300~400미터에서 넓게 분포하는 지대, 식물이 공존하여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아 그럼 앞면지의 마을은 제주도 곶자왈이구나.’

곶자왈로 가는 버스를 탄 사람들이 버스가 울퉁불퉁한 것을 넘으로 때 중 ‘'달달달달 달그락 탕'’ 소리와 함께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모습을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이다.



 

여행객의 배낭을 멀리 날아가고,

고양이를 안고 뜨게질하던 처녀는 실과 고양이와 뒤엉키고,

사탕을 품에 안고 가던 남매의 사탕은 공중에 흩어진다.

 

이 경험을 했기에 서 있던 사람들은 버스 손잡이를 꽉 잡는다.

'달달달달 달그락 탕'

몸이 흔들리고 앉아있던 사람쪽으로 몸이 쏠린다.

손잡이를 꼭 잡은 할머니들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속수무책이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달달달달 달그락 탕'.

음율을 따라 읽게 된다.



 

빠르기에 관심없는 앞서가는 경운기

꽉 잡으라는 버스 기사의 한 마디에 버스 안의 사람들은 더 경직된다.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너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결국은 느린 경운기를 버스 위에 태우고 달달달달 소리내며 버스는 달린다.

모두가 내린 버스는 너무 평화롭다.

그런데 귓가에 맴도는 '달달달달 달그락 탕'

 

작가는 어릴적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 덕쿵!’을 외쳤던 경험을 떠올려 쓴 그림책이라고 하네요.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의 달달달달 달그락 탕소리와 버스안에 탄 사람들의 재밌는 모습을 보면 그림책에 푹 빠지게 됩니다.

읽다보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은율을 맞춰 달달달달 달그락 탕을 함께 소리내고 있네요.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재밌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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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풀빛 그림 아이
장덕현 지음, 윤미숙 그림 / 풀빛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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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만약에~’라고 시작하면 일어나지 않는 일을 상상하거나 생각할 때, 또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어떠했을까되돌아볼 때 많이 사용한다. 이 그림책의 제목을 보면서 앞으로의 상상인지, 과거을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선택을 했을때를 가정해 보는건지 궁금해진다.

 

앞면지를 펼치며 만난 첫문장이 그림책의 내용을 짐작하게 한다.

모든 국민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라. 그럼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왕의 무슨 명령이든 복종하라는 의미.

 

과연 백성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싶을까? 넌 어떨것 같아?”

그럼 난 이민갈 거예요.”



 

왕은 전쟁을 피해 도망쳐 온 이웃 나라 사람들도, 발이 큰 사람도, 개 키우는 사람도, 장애인도, 노인도 모두 성 밖으로 내쫓는다. 이웃 나라 사람들은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이니까, 발이 큰 사람은 게으르니까, 개때문에 시끄러우니까, 장애인은 우리와 다르니까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우리가 말하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사회적 약자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 그래서 어떠한 경우라도 차별을 하여서는, 받아서는 안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왕의 행동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지 않으니까. 나는 성 밖으로 내쫓지 않으니까. 왕이 나는 쫓아내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림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지금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살고 있는지. 혹시 나도 그림책 속 은연중에 그림책 속 주인공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만 아니면 된다고 사는 것은 아닌지.’

 



결국 나도 성 밖으로 쫓겨난다. 이유도 모른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무서워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다. 나를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만약에 내가 이웃나라 사람들을 보호했다면, 개를 키운다고 욕하면 안된다고,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된다고 항의했다면 내가 억울할 때 맞서줄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잠자코 있지 않았다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모습을 생각한다면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차별이라고 생각되면 항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며 사는 것이며,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나라가 진정 모두가 행복한 사회나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인권교육을 할 때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생각해 보는데 활용하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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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다시 둥지가 되었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코랄리 소도 지음, 멜라니 그랑지라르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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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그림책을 떠오르게 한다.

묵묵하게 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행복해 하는 나무.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언덕 위에 나무가 딱 한 그루 있다.

이 나무는 여우, 무당벌레, 새들의 삶의 장소가 된다.

오래 전 이 나무는 온통 바위뿐인 언덕에 뿌리를 내리다.

아니 왜, 평평한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삶의 시작부터 어렵다.

그렇지만 이 나무는 환경에 맞추어 구불구불 가지를 뻗는다.

그리고 누가 오든 반갑게 맞이하며 자리를 내어준다.

행복한 삶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여름날,

벼락에 나무는 쓰러진다.

동물들이 찾아오지만 뾰족하게 도울 방법이 없다.

모두가 나무가 다시 일어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나무를 좋아했던 한 아이가 팔을 뻗어 나무를 안아준다.

 

한 남자가 나타나 나무를 잘라 수레에 싣는다.

말 못하고 숨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동물들은 남자가 원망스럽다.

이제 나무는 그루터기로만 존재한다.

나무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세상이 텅빈 것만 같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동물들에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마을로 내려갔지만 쉴곳이 없다.

나무가 없는 언덕에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굳세고 용감한 나무 친구를 생각하며 힘을 낼 뿐이다.



 

둥지로 돌아온다고? 어떻게?’

나무를 잘라갔던 한 남자는 그 나무들로 동물의 집을 만든다.

잘라간 나무 줄기로 만든 집을 마을 곳곳에 놓아둔다.

보금자리로 내어주었던 나무의 향기와 추억이 가득한 둥지가 되었다.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나무는 죽어서도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파랑과 주황, 초록, 흰색을 사용한 이 그림책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한 묵직함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주고 받으며 공존하고, 자연이 주는 교훈은 더불어 살아갈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서보라고, 그리고 가지려고만 하지말고 나누라고, 나눔의 가치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됨을. 그 실천은 나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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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아델 타리엘 지음, 밥티스트 푸오 그림, 이찬혁 옮김 / 요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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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NE

자연과 도로가 어울려진 표지 그림에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아무도 없다. 동물도, 사람도.

그냥 텅빈 도로의 모습니다.



 

그림책을 넘기면 우리 삶의 터전이 나타난다.

공원, 수영장, 학교.

그런데 아무도 없다. 표지처럼.

3년전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공공장소에 아무도 없던 것처럼.

 

책장을 넘겨도 똑같다.

길거리며, 미술관이며, 공원이나 영화관에도, 카페에도 사람은 없다.

너무나 조용하고 공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자연에는 변화가 없다.

바람이 불고, 나뭇잎은 춤을 춘다.

강물은 흐름고 풍뎅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오리도 물결 따라 헤엄치고

갈매기와 독수리는 하늘을 난다.

다만 사람만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햇빛은 내리 비추는데

자연은 햇빛을 받아들이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이 없는 세상은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마지막 장을 폈을 때 답답함을 느낀다.

지금까지의 모습과 상반된 거리의 모습이다.

사람들과 차로 거리는 가득하고 분주하다.

네온과 자동차의 불빛이 밤거리를 밝힌다.

그 빛을 따라 사람들은 움직인다.

나의 여유롭던 시간이 이제는 시끄러운 소리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다시 첫장으로 넘어가봤다.

아무도 없는 첫장의 모습은 공허함보다는 여유로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작가도 이런 생각에서 그림책을 썼을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마지막장보다 첫장이 더 다가온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소유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소유의 여유로움을 추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함과 비움의 여유가 오히려 더 꽉참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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