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다시 둥지가 되었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코랄리 소도 지음, 멜라니 그랑지라르 그림, 김현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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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그림책을 떠오르게 한다.

묵묵하게 한 자리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행복해 하는 나무.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언덕 위에 나무가 딱 한 그루 있다.

이 나무는 여우, 무당벌레, 새들의 삶의 장소가 된다.

오래 전 이 나무는 온통 바위뿐인 언덕에 뿌리를 내리다.

아니 왜, 평평한 땅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삶의 시작부터 어렵다.

그렇지만 이 나무는 환경에 맞추어 구불구불 가지를 뻗는다.

그리고 누가 오든 반갑게 맞이하며 자리를 내어준다.

행복한 삶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여름날,

벼락에 나무는 쓰러진다.

동물들이 찾아오지만 뾰족하게 도울 방법이 없다.

모두가 나무가 다시 일어나기를 기도할 뿐이다.

나무를 좋아했던 한 아이가 팔을 뻗어 나무를 안아준다.

 

한 남자가 나타나 나무를 잘라 수레에 싣는다.

말 못하고 숨어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동물들은 남자가 원망스럽다.

이제 나무는 그루터기로만 존재한다.

나무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세상이 텅빈 것만 같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동물들에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마을로 내려갔지만 쉴곳이 없다.

나무가 없는 언덕에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굳세고 용감한 나무 친구를 생각하며 힘을 낼 뿐이다.



 

둥지로 돌아온다고? 어떻게?’

나무를 잘라갔던 한 남자는 그 나무들로 동물의 집을 만든다.

잘라간 나무 줄기로 만든 집을 마을 곳곳에 놓아둔다.

보금자리로 내어주었던 나무의 향기와 추억이 가득한 둥지가 되었다.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나무는 죽어서도 수많은 생명을 품는다.

 

파랑과 주황, 초록, 흰색을 사용한 이 그림책은 화려하지 않지만 강한 묵직함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주고 받으며 공존하고, 자연이 주는 교훈은 더불어 살아갈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서보라고, 그리고 가지려고만 하지말고 나누라고, 나눔의 가치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됨을. 그 실천은 나부터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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