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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보낸 일년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
안토니오 콜리나스 지음, 정구석 옮김 / 자음과모음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남쪽에서 보낸 일 년』을 읽고
요즘 몇 권의 소설을 읽으면서 역시 우리 보통사람들이 소설 독자들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소설은 바로 우리 인간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의 현실에 비추어서 비교도 해보지만 자신이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일들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대체 만족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소설은 깊은 감동과 함께 앞으로의 삶의 방향도 제시받을 수도 있어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책 속의 주인공인 하노와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을 비교해보았다.
특히 주인공 하노의 성장과정과 한 학년인 일 년 동안 그가 겪게 되는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유럽의 에스파냐(=스페인)와 아시아의 대한민국이라는 각기 다른 전통과 역사, 환경과 분위기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조금은 이해가 가능하지만 너무 다른 환경과 모습에 부러움도 없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여 우리나라의 교육 열정을 절대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내 자신도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많은 생각과 함께 고민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내용에서 고등학생인 주인공 하노가 학교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접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이들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새로운 예술 세계와 생각, 사랑 등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전개되어 자연과 미학, 시학이라는 개념에 아주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생활 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움과 함께 번뇌와 고통, 사랑, 자연, 예술, 음악, 문학 등의 분야에서 접촉을 통해 생활해 나가는 모습들이 너무 멋져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노가 고향인 북쪽의 가족들을 떠나서 멀리 떨어진 남쪽의 학교 기숙사에 생활하면서 겪는 하나의 혹독한 변화와 외로움을 겪기 위해서 문학적 재능이 동기가 되어 얻게 된 마테오 등의 남자 친구와 주말에 도시로 나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디아나라는 예쁜 소녀와의 만남, 마르타라는 정열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까지도 일깨워주는 등의 우리나라 상황과는 많이 다른 모습에 역시 고개가 저어지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많은 장점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역시 사람들의 관계가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또 하나 반가웠던 것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스페인의 실존 도시와 여러 역사적인 인물을 만날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다. 별과 열정, 예술과 삶의 사이에서 길을 잃은 고등학교 학생인 하노의 괴롭고도 달콤한 탈선이었지만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한 편의 좋은 소설은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에 고정 독자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