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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의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 를 읽고
매일 책을 대하고 있지만 요 근래 이렇게 책을 재미있게 쏙 빠져 대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역시 특별한 작가이고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
내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작가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작가의 모든 삶의 이력을 아니 그 동안 써온 작품들에 대한 단초에서부터 체험, 내용, 각종 비밀 등을 밝히고 있다.
바로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이다.
올해가 베르베르의 삶이 된 소설, 영감의 비밀까지 데뷔 30주년을 맞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자전적 에세이로 지금까지 35개 언어 출간 전 세계 3천만 부 판매의 방대한 작품들을 써온 그의 삶과 영감들을 유쾌한 그만의 필치로 그려낸 책이다.
이 책에는 그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지만 나는 세 가지만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는 그의 철저한 하루의 일과 시간이다.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정말 중요하기에 말이다.
베르베르는 매년 10월 새 책을 발표하기 위해 그는 글쓰기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짜인 일과를 수십 년째 지속해 왔다고 한다.
7시에 기상하여 간밤에 꾼 꿈부터 기록한다.
가벼운 운동과 명상을 30분까지 한다.
30분에 간단한 아침 식사하며 라디오 뉴스를 듣는다.
45분에 집근처 단골 카페로 이동하여 차를 마시며 이웃과 일상얘기를 하고 일간지 기사를 훑어본다.
아침 8시부터 12시 30분까지 〈무조건 하루 열 장〉을 목표로 소설 작업을 한다.
45분부터 13시까지 바깥바람을 쐬면서 기분전환을 위해 근처 공원으로 이동하여 태극권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13시부터 15시까지 과학자나 역사학자, 철학자, 작가, 풍자작가인 친구들과 점심 식사를 한다.
15시부터 18시까지는 집필에 필요한 자료를 조사하거나 소설 이외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18시부터 19시까지는 단편소설을 써낸다.
20시에는 저녁식사를 그 이후 취침 시간인 23시 30분까지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그렇게 한 시간 한 시간이 쌓여 어느덧 수만 시간을 이루고, 원고 한 장 한 장이 모여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끝없는 창조력을 갖춘 타고난 이야기꾼이 한결같이 끈기 있게 글을 써온 결과다.
두 번째는 저자가 바로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과감하게 현장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마치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말이다.
코트디부아르에서 마냥개미 떼의 여왕개미와 직접 눈을 맞추는 체험, 아소르스 제도에서 흰고래들과 헤엄을 치고, 레위니옹섬에서 열대 바닷새들과 나란히 하늘을 날 수 있는 행동은 보통 사람들은 감히 쉽게 할 수 없는 일에 기꺼이 도전했다는 것인데 바로 이 모습들이 그대로 소설의 주 모티브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은 역시 작가의 천재적인 조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 번째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라는 작가는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프랑스보다도 한국에서 인기가 더 좋다는 작가는 역시 작가는 모든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을 철저하게 했다는 점이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포착을 잘하고 수많은 연구를 하고, 주변의 사람이나 사건을 잘 기록해 두었다가 소설의 소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우리에겐 아주 사소하지만 작가에게는 엄청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멋진 소설의 모티브가 될 수 있느니 기록의 힘이란 엄청난 파워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작가의 많은 소설들이 명성을 얻고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작가는 마무리하며 독자들 앞에서 이렇게 다짐한다.
“글을 쓸 힘이 있는 한, 내 책을 읽어 줄 독자가 존재하는 한
계속 쓸 생각이다. 내 삶의 소설이 결말에 이르러
이 책의 첫 문장처럼 <다 끝났어, 넌 죽은 목숨이야> 하고 끝을 알려 줄 때까지.”(4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