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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등척기 - 정민 교수가 풀어 읽은
안재홍 지음, 정민 풀어씀 / 해냄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정민 교수가 풀어 읽은 백두산 등척기』를 읽고
내 자신 몇 년 전에 우리의 성산인 백두산에 가서 천지까지 갔다 온 적이 있다. 정말 마음먹고 간 여정이었는데 아쉽게도 천지에 올라가서 짙은 안개와 함께 많은 비가 내려서 그 푸른 천지호수의 파란 물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마음으로는 역시 좋은 곳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는 하였지만 정말 아쉬운 여정이었다. 그러나 다음에 다시 도전하라는 교훈을 주었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도 하였다. 특히 더 아쉬웠던 것은 우리의 성산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땅을 통해서 백두산을 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천항을 출발하여 중국을 거쳐서 가야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우리 고구려의 유적지와 우리 조선족들의 모습을 살필 수는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땅에 있는 산인데도 갈 수 없는 서러움이 지금도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백두산 등척기는 나 자신의 이런 아쉬움을 확 풀어주었던 것이다. 정말 우리의 양심과 지성의 독립 운동가였던 안재홍 선생이 민족의 성소였던 백두산을 가는 현재 북한 쪽을 통해서 가는 여정 즉, 경성역을 출발하여 원산과 무산을 거쳐 농사동과 신무치, 무두봉을 지나 천지에 오르고, 허항령과 포태리를 경유하여 혜산진으로 내려 풍산과 북청을 경유한 노선을 포함하여 나라를 사랑하는 여러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오천년 역사와 함께 백두산의 생태를 일일이 함께 담아 온 안재홍 선생의 대작 원전의 맛을 우리의 저명한 정민 교수가 현대적으로 풀어 읽기로 새롭게 저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세대는 한때 한글 전용이라 하여서 한문을 아예 쓰지도 못하게 한 적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 한자 한 번 구경을 하지 못하였으니 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이런 좋은 기회를 통해서 한문에 대한 아쉬움도 달래고, 좋은 역사나 지리 공부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니 너무 유익하였다. 또한 지금은 이념 대립으로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남북 분단 상황 하에서 저자가 백두산을 가기 위해서 간 행로와 그 과정에서의 여러 명승지와 역사와 관련한 섬세한 시선과 아름다운 묘사들은 이 책을 읽은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함께 반만 년의 역사를 함께 해 온 우리 한민족이 하나라는 교훈을 주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최근 이 백두산을 두고서 중국이 자기의 산이라고 하고, 또 화산이 폭발한다는 등 여러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하든 백두산 우리의 영원한 성소이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하나의 소망을 갖게 하는 구심점이 다 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으리라 확신한다. 언제 다시 백두산을 도전한다면 당연히 우리 한반도를 통해서 가고 싶은 간절한 꿈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