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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ㅣ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평점 :
누군가의 눈을 통해 다른 세계를 본다는 것은 때때로 훔쳐본다는 느낌을 갖는다. 유명한 인문학 강사인 저자를 통해 세상의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그를 통해 엿볼 수 있어 나름 재미있다.
그는 100권의 책을 읽고 자기만의 시각으로 다시금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10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1장은 직장생활에서의 상처받은 당신에게 악수를 청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각기 제목을 단 4권의 책을 소개한다.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라는 책을 읽고 그가 붙인 제목은 꽉 막힌 근면 사회를 속 시원히 만드는 게으름의 가치이다. 이렇듯 그는 다시 몇 권의 책을 읽고 난 후 각각 제목을 붙여 우리에게 소개한다.
2장은 마음이 궁금하다면 멀리 그리고 더 가까이 보라. 그리고 5장은 여행으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작은 기적. 8장은 교육이 희망이라면, 마지막으로 10장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등으로 장을 나누었다. 그는 전체를 상처와 위로를 들고 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상처들을 받고 아파할 때 이것을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들과 잠시나마 쉼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의 광범위한 독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원 강사의 특성상 무언가를 가르치고자 하는 성향이 있지만 때로는 이러한 모습이 아직 읽어 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가이드가 될 수도 있다. 그가 남긴 서평들이 유익한 이유이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게으름에 관한 내용에서는 자신의 치열했던 학원 강사의 삶을 돌아보며 일중독에 빠진 대한민국을 속 깊이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느 수능강사도 말했듯이 인간은 철저하게 게으르게 살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게으름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중에 하나며 불과 수 백 년 전만 하여도 이러한 인간의 본성에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류가 고도화 되면서 경쟁이라는 것이 도입되고 우리는 IMF 구제 금융을 거치면서 자유경제 시장이라는 괴물을 만났다. 우리는 현재 그 어느 때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쟁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떻게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까? 사회악이라는 눈을 피해가면서. 그것은 멍 때리면서 자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유 시간에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통해 자신 안에 숨겨진 것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곧 부지런한 게으름을 피우라는 것이다.
저자가 교육계에 종사하다 보니 이것도 빠뜨리지 않고 있다. 우리의 교육의 문제를 많은 이들이 과열된 대학입시경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진로문제의 부재와 선행학습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물론 저자가 인문사회분야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것들을 말하는 것이리라. EBS에서 탐구한 것들에 기초한 저자의 생각이지만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다. 자기가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한 한다는 부분과 예습보다 복습 위주의 공부를 해야 한다는 부분들은 맞지만 어느 과목에서는 선행이 되지 않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 또한 현재 우리의 입시 체제에서는 선행을 해 놓지 않으면 내신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상위권 학생들은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지만.
저자가 2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라고 한다. 책을 고르는 기간이 자그만 치 1년이 걸렸고 책을 집필하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어쩌면 이 책은 자신을 위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여러 사건과 사람들로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이러한 책들을 읽고 또한 이런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잘 만들어진 책이 사람을 위로하고 새 힘을 불어 넣을 것을 보았다. 이 책이 또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요소가 되리라 생각된다.